문화란 무엇인가
테리 이글턴 지음, 이강선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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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이글턴이라는 이름은 익숙하지만, 실제 책을 읽는 것은 "로쟈와 함께하는 강제독서" 덕에 이번이 처음이다. 그 전까지 "비평"이라고 하면 턱수염을 약간 기르고 금테안경을 쓴 교수님(발터 벤야민?)이 생각났는데 예상대로 이 책을 두번 읽었지만 아직 요지부동,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겠다. 나한테는 비비 꼬인 문장과 독자의 배경지식을 전제로 한 논리전개로 "초짜를 위해 좀.."하는 투덜거림이 나오게 만든다. 먼저 저자는 문화의 정의부터 시작한다. 고등학교 때 정치경제 시간이 생각나게 하는 주제인데 의외로 흥미롭다. 저자는 우리의 삶을 "사실"(문명)과 "의미"(문화) 로 구분하는 것 같다. 저자가 "맑스주의 비평가"(난 실제로 이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른다)라는데 저자는 물질적 조건(문명)을 삶의 전제로 삼는다. 그리고 물질적 조건이 개선될 수록 인간은 정신적가치, 기호, 의미(문화)를 발전시키며 문명의 비판적 기능을 수행한다. 저자에게 세계는 신이 창조한게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노동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며 이런 무의미한 세계에 의미와 상징적 실천을 가능케 하는 것이 문화다. 사실 이런 정의는 가슴을 뛰게 만든다.(어쩌면 내가 지금 의미없는 삶을 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인간 존재에  예술적 의미,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문화라면, 우리 모두의 삶은 그 문화를 만들어 내는 쪽으로 향해야 할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사회주의는 노동이 아니라 여가에 관한 것"이다.  만약 "모든 인간이 자신의 잠재력과 창조적 힘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삶"을 산다면? 맑스의 말대로 "아침에는 xx하고 점심에는 yy하고.." 하는 삶을 산다면? 

(감동먹는 사람은 나뿐인가?) 저자는 문명이 문화의 선결조건이라고 하지만, 문화는 갈수록 문명으로부터 멀어질 거라고 예상하는 것 같다. 자신의 삶을 문화를 통해 심미화한 예로 오스카 와일드를 예를 들며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독자의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오스카 와일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저자의 논지가 훨씬 마음에 닿겠지만, 오스카 와일드에 관심이 없다면  어, 그래요? 하는 정도의 감상밖에 나오지 않는것이다. 저자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문화상대주의나 정치와 문화의 관계 등으로 차례로 설명하며 문화의 여러 양태를 설명한다. 저자가 설명하는 문화는 정치에 우선하는 "사회적 무의식"이고 (그 예로 에드먼드 버크를 거론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문화상대주의는 근본이 없는 것으로 기술된다. 저자는 논지를 전개하는 내내 "최후의 객관성과 중립성"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때문에 포스트모더니즘의 문화상대주의를 비판한다. 현대 문화현상을 서술하는 마지막 챕터는 나에게는 이해 불가다. 현대사회의 많은 이슈들이 문화적인 문제가 아니고 물질적인, 문명에 관계된 문제라고 말하는 것 같다. 여기서 문화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아마 "문화주의"라는 사조가 있는데 그런 사조에 대한 비판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문화비평가이지만 문화 하나만 말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는 그 문화를 성립하게 하는 물질적 조건과의 관계속에서 문화라는 현상을 조망하려고 하는 것 같다.(그래서, 맑스주의 문화비평가인가?)   이 책은 배경지식이 없다면 주요 논지는 이해할 수 있더라도 문장의 많은 부분이 유실될 것이다. 하나의 문장에 많은 진술들이 압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음의 근육 트레이닝 용으로 로쟈와 함께 읽고 싶으시다면 동참. 


ps 기억에 남는 문장:  

“현재 질서에만 의존하는 이에게는 이 질서를 급격하게 바꿀 변화가 비현실적일 수 밖에 없다.”  


혁명을 부채질하는 약타는 말이다....



" 인간 존재의 의미는 자신을 예술로 변화시키는 것인지도 모른다"


왠지 가슴을 뛰게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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