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류시화 옮김 / 연금술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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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지금 블루오션 중에 하나가 명상과 심리치료 쪽이 아닌가 한다.(지금 이 책은 20쇄가 넘어간다. 비슷한 종류인 마이클 싱어의 책은 10쇄를 넘긴다.) 배배 꼬인 인간들이 많아서 그런지-나도 그 중에 한 명이지만- 몰라도 문명이 발달할 수록 먹고 사는 문제는 대충 해결한 사람들의 자의식은 강화될 것이고 사람들은 무거운 자의식 때문에 뒤뚱거리며 이 쪽 분야에 쏠릴 것이다. 음 근데 내가 지금 자의식이라고 했나?  영어로는 에고라고 하는데 자의식이 뭐지? 이 용어 자체가 왠지 물먹은 스펀지처럼 추상적이고 손에 잡히지 않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이 책의 느낌이 꼭 그렇다. 형상이니 에고니 의식이니 빛이니 하는 용어들은 읽다가 감질나게 마련이다. 때문에 쉬운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독파한다는 게 발목에 추를 단 것 마냥 더디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마도 중3 때 크리슈나무르티의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읽었는데- 물론 다 읽지는 못했다- 꼭 그 때 그 느낌이었다. 이 쪽 방면의 흐름은 면면히 이어지는 구나 싶은데 최근에는 불교나 인도의 명상을 접한 서구인이 늘어서 그런지 관련한 서적들의 양이 더 많아진 것 같다. 게다가 요즘은 뇌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불교의 무아나 명상을 뇌과학과 연결시키는 것도 하나의 장르로 추릴 수 있을 것 같다.(붓다 브레인,불교는 왜 진실인가 기타 크리스 나이바우어의 책 등등) 요런 책들을 이합집산 식으로 읽다 보면 묘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몇가지 추려 보자. 

 

- 당신은 당신이 아니다:  한번 아무생각 하지 말고 10분동안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 있어보라. 곧 그게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의 생각을 당신은 통제할 수 없다.  머릿속으로 이어지는 강박적인 생각, 그걸 에고라고 정의한다. 그 에고는 호오나 경험, 기억, 감정 등으로 구성되는데 믿거나 말거나 그건 당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나는 누구라는 말인가? 그런 에고를 당신이 관찰할 수 있다면 그 관찰자가 당신이다. 여기에는 알아차림이나 현전이라는 핵심 컨셉이 있다. 당신이  당신의 에고를 계속 알아차림하며 "현전"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의식이고 그것이 당신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불교의 명상 원리를 응용하는 정신치료 기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불교에서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평정심인데 이렇게 계속 "관찰자"의 위치를 유지한다면 정신적 평정을 유지하며 외부적인 충격에 대응하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 여기까지는 굳이 종교적인 차원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인데, 여기서 저자는 한 발 더 나간다. 우리는 보통 물질이 의식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과학이 발달할 수록 신과 영혼은 뇌의 떨림이 만들어는 환영이라고 보는 관점에 기울어지지 않는가. 하지만 저자는 "형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의식이라고 한다. 즉 그 의식이 우리의 본질이고 "형상"은 일종의 껍데기 라는 것이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이름을 빌려 자신의 이름을 에크하르트 톨레라고 지었다는데 기독교 신비주의 적인 느낌이 든다. 하나의 의식이 형상을 만들어내고 우리 각자는 그 의식의 파편들이고 우리의 본질은 의식 그 자체라는 것이다. 우리는 잠을 잘 때 우리의 근원인 의식으로 되돌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비슷한 모델은 뇌과학자인 크리스 나이바우어의 책에도 나온다.  결국 이 책은 에고라는 것이 무엇인지와 에고와 대응되는 의식에 대해 책 한권을 쓴 것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현전"해서 에고로부터 해탈할 것인가? (영어로는 리버레이션이다. 이게 훨씬 느낌이 좋지 않은가. 해탈하면 왠지 바가지가 생각난다) 사실 그것은 하나의 상태일 것이기 때문에 현전에 대한 정의부터 <물먹은 스펀지다>. 현전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내부의 몸 감각에 집중하기 등의 방법을 쓰고 있다. -이건 고엔카가 쓰는 위빠사나 수행법이다- 내가 발견한 단어는 "무판단, 무저항, 무집착"이다. 읽기가 용이하지는 않지만 비추하고 싶지는 않다. "부처는 똥막대기다" 같은 선문답에 지친 사람들이라면 저자의 중언부언(?)이 오히려 고맙게 느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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