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이동진씨가 조선일보 기자였을 때 딴지일보에서 “은근히 대중을 소외시키는 비평을 한다”고 시불(딴지식 표현이다)거린 적이 있다. 아마 정성일씨와 이동진씨를 비교하는 기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책날개에 조선일보 기자였다는 것을 적지 않는 것을 보면 본인도 그 시절이 별로 그립지는 않는 모양이다. 책을 어느정도 읽는 사람이라면 으레 독서론에도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내가 아는 대표적인 책쟁이는 일본의 다치바나 다카시다. 독서계는 크게 지독파와 속독파로 양분되는 것 같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기적의 속독술이라는 책을 쓸 정도로 속독파이다. 그에게 책은 죽기 전까지 한 권이라도 더 읽어야 할 대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요새 책이 너무 많고, 한 번 자극된 호기심은 채워지지 않는 바다와도 같기 때문이다. 때문에 다치바나 다카시는 발췌독을 한 책도 “읽은 책”의 권수에 포함시킨다. 로자 이현우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책을 만져보는” 경험도 독서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반면 지독파의 대표 선수는 “천천히 읽기를 권함” 의 야마무라 오사무 아닐까 싶다. 그에게 책은 삶보다 선행하지 못한다. 그가 만약 로자의 애기를 듣는다면 “세상에 그런 것도 독서라고 하다니!”하고 경악할 것이다. 그럼 이동진 씨는 어떨까. 같은 책을 여러번 읽기 보다 여러권의 책을 한번에 읽는다고 하는 걸 보면 로자나 다치바나 다카시 부류인 것 같지만, 속독을 권하지는 않는다. 책에 메모를 하고 책을 “하대”한다고 하는 건 꼭 다치바나 다카시다. 반면 이상한나라의 헌책방 주인인 윤성근씨는 본능적으로 책을 깨끗이 본다고 한다.(이런 것도 포지션의 차이인가?)
책을 고를 때 서문과 차례를 분석하라는 지적은 이제 귀에 익숙하지만 이다혜기자가 지적했듯이 책의 3분의 2 지점을 공략하라는 노하우는 일견 새롭다. (그 부분이 저자의 힘이 가장 떨어지는 곳이라고 한다.) 책과 책읽기에 관해 이런 저런 수다를 떨고 싶은 사람에겐 동호회 참석하는 기분으로 부담없이 읽으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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