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달을 만지다
송종찬 지음 / 작가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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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뻗어 보름달이 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날에 달빛을 한 번 만져 보리라. 그런 결심 아닌 결심을 하게 하는 제목이다.

가끔 시집을 손에 쥐고 있을 때나 가슴 떨리는 한 편의 시를 만났을 때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뛴다. 빛바랜 그림인 듯한 표지를 연상케하는 이 한 권의 시집..

송종찬 시인의 "손끝으로 달을 만지다"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주한 책이라 그런가..

한 편 한편 아껴가며 읽는다는 심정으로 읽었다.

하루 몇 편씩...

그렇게 읽는 시가 어떤 날은 참으로 정직하게 시를 쓰시는 분이구나...싶다가

또 어떤 날은 참 반듯하게 시를 쓰시는구나..싶다가

또 어떤 날은 어떻게 이런 표현을 구사하셨을까 부러운 낯빛도 되었다가

참으로 다양한 얼굴색을 내게 하는 시들이 빼곡하였다.

 

처음 발문에서

'몸 속의 채워지지 않는 욕망과 몸 밖의 채울 수 없는 거대한 공간

그 막막하고 어찌할 수 없는 빈큼을 위하여 밖에서 밥을 벌어와 안을 채우고

안에서 그리움을 키워 밖을 채웠던 것 같다

질그릇보다 부서지기 쉬운 몸의 경계에 쓰인 노역의 흔적들이여' 라고 하였는데

읽어갈 수록 삶의 경계에서 쉽게 쓰여지 않은 언어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가볍지도...그렇다고 결코 무겁지도 않은 언어의 경계를 줄타기하듯 줄곧 안정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P33  <하구에서>는 저 강물 얼어붙고 말았으리...하는 행이 제일 마지막에는 빠진 건지..일부러 넣지 않은 건지.. 읽다보니 왠지 허전하다.

기교에 많이 멋부린 시들을 한동안 접하다 읽어 그런가 오히려 글들이 어떤 형식에서 벗어나는 법이 없다. 생활 속에 묻어있는 고단함이나 작가의 눈으로 보는 풍경들...

그 풍경들이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고스란히 묻어있어 아주 조용한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 안정적인 느낌이다.

 

이 풍경화를 오래도록 감상하고 싶다.

내 귓가에 바람 비켜가는 소리 들릴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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