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일 때 경험한 상실은 쉽게 치유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 번 들어왔다가 빠져나간 상실의 공백은 같은 크기로도 채우지 못하고 같은 양으로도 매우지 못한다.

대학졸업 진적 괜찮은 직장도 취업이 예정되어 있다, 사랑하는 여자도 있다,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친구도 있다. 그녀와 친구 덕에 혼자서 살 집도 구했다.

친구와 함께 직장을 다니면서 장점을 살려 지 지역에서 제일 잘 나가는 사업을 펼쳐보자. 꿈과 미래가 희망의 빛으로 보였다.

하지만 한 번 삐끗한 일상은 쉽게 회복이 되지 않고 점점 직장에서 파김치가 되어 집을 오가는 반복만 이어진다. 오직 그녀만이 나의 이 절실함을 받아줄 사람이지만 그녀와는 끝이 예정되어 있다.

그걸 알면서도 늪에 빠진 것처럼 헤어 나올 수가 없다. 살아본 사람들은 안다. 이 단조롭고 단순해 보이는 일상이 내 생각대로 절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을.

얼마 전까지는 삶에 대해서 해답이란 게 보였는데 어제부터 희미해지더니 오늘은 전혀 보이지 않게 된다. 답답함은 곧이어 불안으로 번지고 불안은 점점 등에 들러붙어 무게를 늘려간다.

상실로 인해 뚫려버린 마음의 구멍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메워지지 않아서 언제나 춥기만 하다.

누군가 그랬지, 하루 종일 되는 게 없고 밥도 먹지 못하고 퇴근 후 도시락을 사들고 집으로 왔는데 젓가락과 숟가락을 받아오지 않아서 도시락을 놓고 그냥 울었다고.

그럼에도 야속한 시간은 내일을 오늘로 만들고 일어나서 나가게 만든다. 그래야만 한다. 그래야 이 고된 시간이 기억 속에서 추억이 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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