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은 아직 멀어는, 완전한 관계나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더불어 완벽하지 않은 인간과 인간의 화해 역시 완벽할 수 없다.
우리가 영화를 보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완벽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 완전하지 않은 진실을 마주하며 살아가기에, 영화 속 허구를 통해, 즉 이야기를 통해 감정이 순수하게 그 속에 녹아들 수 있어서 영화를 본다.
사츠키는 유조가 미츠키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언니로 받아들이고 이야기를 하다 결락과 언니에 대한 애도, 언니를 향한 분노가 일어난다. 유조는 미츠키가 비를 맞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우산을 씌워준다. 유조는 미츠키가 비를 맞지 않지만 비를 맞는다고 믿는다.
미츠키는 저 구름 너머에 천국이 있다는 걸 알지만 너무 멀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가까울지 모르는 저 너머의 천국을 애써 멀다고 생각한다. 그건 아직 이쪽 세계에 남아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사츠키가 언니의 죽음으로 언니를 더 알고 싶어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화는 온통 허구라 결국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허구라는 걸 알지만 믿고 싶다. 그런 마음이 개개인마다 존재한다. 그 허구를 믿음으로 해서 완벽에 가까운 감동을 느낀다. 그걸 영화가 해내고 있다. 하마구치 류스케는 정말 영화를 잘 만들어 낸다.
우리는 살아있지만 언젠가는 죽은 자가 된다. 현실을 살지만 그 속에서 보석 같은 허구를 찾아내기도 한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임계점에 서 있는 듯한 영화 ‘천국은 아직 멀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