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세상의 순수한 것들은 악이 존재하지 않는다. 순수한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순수함의 결정체는 아이다. 어린이는 순수하다. 어른들처럼 때가 묻어 있지 않다. 그래서 순수하다. 아이보다 더 근원적인 순수한 것은 시간이다. 시간은 너무나 순수하여 그 안에 악이라는 게 스며들 수 없다. 그리고 순수한 것은 자연이다. 자연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순수한 존재 내지는 ‘곳’이다.

이 순수한 것들에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순수한 것들은 순수함 그 자체로 위험하다. 시간 속에 악은 존재하지 않지만 인간을 늙게 하고, 세포를 노화시키고, 질병으로 죽게 만든다. 자연은 전혀 움직이지 않지만 인간에게 상흔을 남기고 산에 오르는 사람의 목숨을 가져가기도 한다. 아이는 너무나 순수하여 거짓을 몰라 어른들에게 상처를 준다.

모닥불을 피우게 되어 산에 불이라도 나면 큰일이 난다. 20년 에 한 번은 걷잡을 수 없는 산불이 나는데 사람들이 글램핑장에 들어와서 모닥불을 피우고 불을 내면 10년, 5년으로 산불이 나는 주기가 짧아진다. 순수한 것들은 이렇게 무섭다. 악이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악이 스며든다고 이 영화를 평했는데 이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악이 스며드는 게 아니다. 악은 이 영화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순수한 것들이 너무나 순수하여 그 자체로 에너지를 내는 것이다. 순수 그 자체가 위험한 것이다.

순수한 것과 순수한 것이 만나면 의도치 않게 마찰이 일어나고 때로는 그 마찰로 인해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정말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 악이 존재하려면 선을 들고 나왔을 때 비로소 악이 존재하게 된다.

이제 한 살을 넘긴 내 아이가 24시간 같이 있어주길 바란다. 엄마의 품에 파고들고 몸에 붙고. 그러나 3일만 24시간 같이 있다 보면 그 에너지에 힘이 다 빠져나가고 만다. 이 순수한 아기에게 악은 없다. 그러나 어떤 엄마는 자신의 아기에게 그만 소리 지르고 폭행을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명제를 우리 대통령에게 대입해볼까. 우리 대통령도 너무나 순수하다. 매일 알콜로 적시는데 깨끗하디 깨끗하디 깨끗한 뇌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대통령은 우리를 위해 일본의 꼬뿡이 되고,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말 한 마디 하지 못하는 이진숙을 방통위원장으로 임명을 한다. 그게 대한민국을 너무나 사랑하여 올바른 일, 옳은 일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 순수하디 순수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아무리 싫어하고 반대를 해도 그건 너희가 올바른 길을 몰라서 그래 라고 생각을 해버린다. 대통령은 너무나 순수해서 악하지 않다. 오히려 순수해서 내가 하는 일이 나쁜 일이라는 걸 알지 못한다.

자연은 선과 악이 없다. 구분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연에서 태어났다. 하얀 설원 속으로 비치는 황금빛 지는 태양이 반영으로 보일 때 먹먹한 선홍의 대상의 눈에서 생기가 빠져나간다. 그 상징을 우리는 하마구치의 장치를 통해 경험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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