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는 글에 제목을 붙이기로 했어. 제목은 이름 같은 거라 생각이 들었거든. 근데 제목이 생각이 나지 않아.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것처럼 말이야.
일전에 친구의 죽음을 보면서 죽음에 대해서 또 생각을 했지. 죽음은 위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 죽고 나면 흩어져있던 사람들을 불러들이니까. 왜, 있잖아 영화 [괴물]에서 그러잖아. 변희봉이 장례식장에서 현서야 너 덕분에 우리가 다 모였다.라고 말이야.
죽음이란 누구나 맞이하는 관념인데 막상 닥치면 너무나 죽음을 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 죽음으로 가는 긴 여정을 할 뿐인데 말이야. 나의 불안의 근원도 이 죽음이라는 것에서 오는 것일까. 생각을 하고 또 해봐도 죽음에 기인하는 건 아닌 거 같아. 좀 더 근원적인 태동이 있어.
친구의 이른 죽음 속에서 나의 모습도 볼 수 있었어. 정확히는 나의 불안을 말이야. 그러니까 나의 불안은 죽음으로 인해서 헤어지는 것, 영원히 헤어지는 것. 우리는 영원히 사랑해, 같은 영원이라는 말을 종종 사용하지만 실은 이 세상에 영원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건 거짓이다,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영원한 헤어짐이 도처에 널려 있더라. 장례식장에 가면 전부 영원한 헤어짐이야.
요즘은 더 불안해서 인지 담배를 피우는 꿈을 꾼다. 우습지. 그게 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몹시 불안한 상태가 되어서 잠이 들면 담배를 피우는 꿈을 꿔. 담배를 한 모금 빨 때마다 연기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몸속에 점점 쌓이는 거야. 그러다가 눈까지 연기가 차올라 앞이 흐리게 보이다가 결국 숨이 막혀. 꿈속인데도 숨이 막히는 건 진짜 숨이 막히는 거지.
나는 이걸 피우면 죽겠구나 하면서도 담배 피우는 것을 멈출 수가 없어. 어떤 날은 꿈이지만 진짜 담배를 피우는 착각까지 들어. 이걸 피우면 정말 끝났다는 생각이 들지만 피우지 않을 수 없어.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현실에서 담배는 그저 피운다,라는 정도로 끝나겠지만 꿈속에서는 담배를 피우면 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아.
그 고통이 현실의 나에게 전달이 돼. 그래서 꿈속에서는 담배를 피우면 안 되지만 불안 때문인지 그 속에서 담배를 열심히 피워. 점점 차오르는 연기에 내 몸이, 내 얼굴이, 내 눈이 잠식되어 가. 나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말이야. 이런 기분 알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