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시작하고 장국영은 비틀스의 곡 ‘트위스트 앤 샤우트’를 부른다. 샘과 그의 친구들이 기타를 치고 코러스를 넣어주며 피아노 앞에서 부르는 트위스트 앤 샤우트가 세상에서 가장 신나고 또 신나고 가장 신난다. 

샘은 영화에서 유명한 프로듀서지만 음악을 했던 친구들과 일주일에 한두 번씩 직접 연구를 하고 노래를 부른다. 자신과 오래도록 함께 음악을 한 친구들과 노래를 부르는 샘의 모습은 즐겁다. 

그리고 장국영은 원영의와 금지옥엽을 관통하는 노래 ‘추’를 부른다. 이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저 사랑스럽다. 내가 사랑하는 것에 있어서, 내가 사랑하는 상대가 여자든 남자든 그건 상관이 없다. 그저 너이기 때문에 나는 너를 사랑한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 지금 그의 노래를 들으면 목소리에는 늘 비애가 서려 있다. 그리고 노래를 타고 장국영의 비애가 흘러나올 때 그를 좋아했던 사람들의 가슴은 따뜻하거나 아프거나 할 것이다. 

금지옥엽을 보면 커피프린스 1호점도 생각이 나고, 류자링의 귀엽고 예쁘고 발랄하고 안타까운 모습도 볼 수 있고 남장을 한 원영의가 주인공들과 함께 티키타카 하는 재미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 ‘금지옥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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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지 않았던 그날 홍콩에서는 장국영의 추모에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사스 때문이었다. 사스가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었지만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장국영의 믿기지 않는 추모행렬에 동참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세계는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그를 추억하고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추모했다. 장국영이 살아있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은 걷어 치우고 장국영은 47살의 아름다운 나이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팬들의 곁을 떠났기에 언제나 그 모습으로 기억된다.


이반이었던 장국영은 금지옥엽에서 이반이 아닌 연기를 했다. 금지옥엽의 주제곡 ‘추’는 지금도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고, 비틀스보다 더 신나게 ‘트위스트 엔 샤우트’를 부른다. 우리의 기억 내면에 장국영은 그렇게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한국을 자주 찾았던 장국영의 모습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손바닥에 한글을 적어 이선희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이소라의 프러포즈에 나와서 함께 찍은 사진을 이소라는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장국영의 노래에는 이상하지만 늘 비애가 서려있다. 그 때문인지 끌림에 딸려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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