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모짜렐라!

줄리아를 줄리웨라 부를 때 줄리아가 혼잣말로 산타 모짜렐라 라고 할 때 웃기다. 산타 모짜렐라는 영화 말미에 산토 고르곤졸라로 바뀌고 그때에는 아마도 감동을 영화 속에 나오는 파스타만큼 먹게 된다. 줄리아의 얼굴은 페넬로페 크루저의 애기애기한 어린이 얼굴 같다.

영화는 처음부터 귀여움의 연속이다. 루카 옆에서 주세페 물고기의 입 오물오물거림은 정말 개 귀엽다. 루카는 줄리아를 통해 점점 세상을 알아간다. 줄리아가 태양계의 책을 선물로 주면서 “우주가 이젠 네 것이로다”라고 할 때 루카는 감동한다. 아니 감동을 넘어 놀란다. 그렇게 루카는 우주를 가슴에 지니게 되었으니.

영화를 보면 이탈리안의 습성도 알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둘이 쌩 내려갈 때 장기 두는 아저씨를 스친다. 그때 장기판을 돌려 버리는데 이런 모습은 하루키의 먼 북소리에 자잘하고 세세하며 재미있게 잘도 써 놨는데 딱 그런 모습이다.

루카와 알베르토는 물에 닿아 괴물이라는 것이 들통난다. 굿바이 줄리아. 줄리아를 떠나며 루카는 알베르토를 찾아간다. 강한척하는 알베르토는 누군가 내미는 손을 간절하게 잡고 싶었던 아직 아이였던 것이다.

다시 경기에 나간다는 루카의 말에 알베르토는 “미친 소리 하지 마” 그렇게 미쳐가면서 조금씩 성장한다. 경기 마지막 비를 맞아서 괴물로 변한 알베르토, 그때 알베르토가 그물에 잡히게 되었을 때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면서 루카도 비를 맞아 괴물이 된다. 그리고 알베르토에게 손을 내민다. 그 손을 알베르토가 잡았을 때 눈물이 난다.

루카의 인싸 할머니가 말한다. 끝까지 안 받아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다 그렇진 않을 거야. 루카는 이미 좋은 사람 찾는 법을 아는 것 같아. 이 말은 우리 모두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모두가 나를 받아들이지는 않겠지만 나를 좋아하는 한 사람, 그리고 내 편인 한 사람만 있으면 이 험하고 험한 세상에서 해볼 만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루카를 보면서 느낀 건 픽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릴 때 하고 싶었던 걸 못하고 커버려서 그냥 우리 하고 싶은 걸 다 하자! 그래! 하며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루카는 보면서 정말 기분 좋았고 애틋했다.

우와 나보다 훨씬 멋지게 사네. 난 아무 데도 못 가는데. 꿈만 꿀 뿐.라고 루카가 초반에 알베르토에게 말한다.  

그 꿈을 꾸는 것이 첫 시작인 것이다. 시작을 하고 나면 그 다음은 조금씩 성장하면서 꿈을 이룰 수 있다. 기분 좋은 영화, 감동 먹은 영화. 루카 였다. 산토 고르곤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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