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모의 가시나무는 애절하고 하얀 설원에 핏방울이 한 방울 툭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지금도 가시나무 뮤직비디오를 보면 촌스럽지 않다. 오타루의 새하얀 설원에서 펼쳐지는 이영애와 김석훈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누군가는 하덕규의 목소리로 나오는 가시나무는 신의 영역이라 어떤 가수도
근접하지 못할 것이라 했는데 17년 전의 조성모는 멋지게 해냈다. 그러니까 애절하게 해낸 것이다. 손지창이 야쿠자 보스로 구본승, 학다리
황인영이 당시 영화 같은 뮤비를 채웠다
가시나무, 이 노래는 목사인 하덕규가 극빈한 생활의 궁핍과 그것으로 오는
불안과 자살충동으로 시달릴 때 계시를 받고 노랫말을 만들고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느님인 당신이라도 들어올 곳 없는 내 마음을 노래 한
것이라 애절하고 또 애절하고 그래서 애절하다
시인과 촌장은 하덕규와 함춘호가 만든 그룹인데 7년인가 뒤에 신촌블루스가
탄생했다. 시인과 촌장이 포크의 영역이라면 신촌블루스는 록의 영역인데 거쳐간 가수들이 많다
이은미를 마지막으로 신촌블루스는 더 이상 공식적인 활동을 볼 수 없는데
리더인 엄인호는 아들과 함께 공연을 지금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은미가 막내일 때 김현식이 아직 있었는데 이은미의 기억으로 그때 김현식은
거의 사망선고가 된 상태인데 엄인호에게 술을 한 잔만 마시고 노래를 녹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기에 술을 마시고 녹음을 마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죽음을 담보로 노래 하나를 부르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김현식도, 그런 모습을 보는 엄인호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안타깝다
조성모가 부르는 가시나무는 어떻든 겨울에 참 어울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