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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고 싶다 ㅣ 케이스릴러
노효두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0년 11월
평점 :

케이스릴러. 낯익은 이름인 듯하면서도 낯선 이름이다. 아마도 케이팝이라는 단어가 귀에 익숙하기 때문일 것이며, 스릴러 부분에서 따로 우리나라 스릴러만을 지칭해서 부르는 케이스릴러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못해서 그럴 것이다. 사실 스릴러 소설의 대부분은 일본을 비롯한 외국 작품이 차지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고즈넉이엔티의 한국 토종 스릴러작가와 작품의 발굴에 독자의 한 사람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벌써 시즌3이 출간되는 시점에서 지금에서야 처음 케이스릴러 작품을 접했다는 점에 좀 미안한 마음에 들었다.
제목 '찾고 싶다'에서 알 수 있듯 이 소설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실종된 자녀들을 찾으려는 부모의 간절한 마음과 관련이 있다. 실종된 자식의 생사 여부조차 알 수 없는 부모의 애타는 마음. 얼마나 찾고 싶을까... 얼마나 그리울까... 생사여부만이라도 알 수 있었으면....
소설은 고탐정이라 불리는 남자와 정상훈이 만나는 장면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단순한 만남은 아니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고탐정. 실종아동협회에 소속된 오태수라는 남자로부터 얼마전 잃어버린 자신의 아들을 찾아준 사람이 고탐정이라 말하고 그가 상훈의 실종된 딸 진경의 사건에 관심이 있어 상훈의 연락처를 그에게 알려줬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는다. 그리고 고탐정은 딸을 찾아주겠다고 말한다. 지난 16년 동안 백방으로 찾아헤매고 돌아다녀도 못찾은 딸이건만......
이 소설의 재미는 서서히 뒷부분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느끼게 된다. 단순히 실종된 상훈의 딸을 찾아주는 과정을 서술해간다면 이 소설은 스릴러가 아닌 다큐정도의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소설 '찾고 싶다'는 케이스릴러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그에 걸맞게 이 소설은 스릴러다운 모습을 점점 드러내기 시작한다. 돈을 받고 애타게 찾는 사라진 아이들을 찾아 주는 고탐정. 물론 그 아이들이 다 살아서 돌아온 것은 아니다. 이미 오래 전 죽은 아이도 있다. 고탐정은 실종아동을 납치한 용의자를 찾은 후, 그의 입을 통해 아이들을 찾아냈기에 조금의 실수도 없었다. 그런데 상훈의 오래전 죽은 딸의 백골에서 찾은 DNA 검사는 예상외의 결과가 나왔다.
미제사건을 수사하는 박진희 팀장. 그녀는 고탐정의 실체를 찾는다. 철저히 비밀에 붙여진 고탐정의 실체를 과연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고탐정이 찾아준 실종아동의 부모들은 갑자기 사라지거나 자살을 한다. 어떤 연유일까...
'찾고 싶다'는 뻔한 이야기가 아니다. 다음에 전개될 내용을 독자가 미리 맞춰버린다면 그것처럼 맥빠지는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뒤로 이어지는 내용을 예측할 수 없도록 살짝 틀어놓았다. 그래서 재미가 있고, 스릴이 느껴지는 것이다. 에필로그까지도 살짝 틀어놓은 .....
처음 접한 고즈넉이엔티의 케이스릴러 '찾고 싶다'는 또다른 케이스릴러 작품들에 대한 무한한 기대감을 안겨준 소설이다. 복잡한 전개로 독자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잔인한 묘사로 인상을 쓰게 하는 무거운 스릴러를 좋아하지 않는 독자나 혹은 스릴러라는 장르문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그렇다고 결코 가벼운 스릴러라 생각하면 안된다. 작가는 독자에게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주고 있다. 재미와 스릴이라는 두가지를 모두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케이스릴러 '찾고 싶다'를 시작으로 다른 케이스릴러 작품도 읽어봐야겠다. 대한민국의 케이스릴러가 머지않아 세계의 스릴러 문학의 중심이 되는 날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