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옥과 함께하는 클래식 산책 - 영혼을 울리는 클래식 명작, 그 탄생의 비하인드 스토리
최영옥 지음 / 다연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나같은 클래식 초보자들의 입문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책이다. 학창시절 한참 분위기에 심취해 클래식을 들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뭘 알고 들었겠는가. 친구들과의 만남도 클래식 음악만을 틀어주는 요즘의 카페같은 고전음악실에서 만나곤 했었다. 그러나 하나둘 고전음악실도 사라지고, 나 역시 클래식은 가끔씩 듣는 음악이 되어버렸다. 아마도 가요와는 다르게 제법 오랜 시간을 앉아 들어야 하는 이유도 있고, 작곡가와 그 곡이 만들어진 배경, 곡의 형식 등을 전혀 모르고 들으니 어렵게만 느껴졌나보다. 요즘 클래식 연주와 함께 해설가가 알기쉽게 설명해주는 음악회가 그때도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는만큼 보이고, 아는만큼 들린다는 말이 딱 맞는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많은 작곡가들을 만나고 그들의 다양한 삶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많은 여성과 화려한 염문을 뿌렸던 리스트가 신부가 되었다는 사실은 당시 사람들에게도 큰 충격이었지만 리스트의 삶을 처음 읽었던 나도 의외의 선택이라 놀라웠다. 이 책의 또하나의 재미는 작곡가의 여러 작품 중 잘 알려진 작품에 얽힌 이야기가 설명되었는데 인터넷을 통해 그 작품을 들어보는 것이다.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 등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읽으며 음악을 들으니 와닿는 느낌이 예전과 전혀 달랐다. 가슴속까지 느껴진다고나 할까. 스승의 아내 클라라를 사랑하고도 끝내 이루지못한 내용을 읽고 들어서인지 나에게는 교향곡2번이 그리 낭만적으로 들리지는 않았다.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의 '히브리 포로들의 합창'은 너무도 우리에게 친숙한 곡이다. 오페라 '나부코'에 당시 오스트리아 압제하에 있는 조국인 이탈리아를 걱정하고 생각하는 마음이 들어있어서 그런지 더 가슴에 와 닿았다. 이 곡이 이탈리아인들의 제2의 국가처럼 여기게 되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책을 통해 새롭게 안 사실이다. '앎의 재미'가 솔솔하다. 드보르자크는 효자라고 한다. 저자 최영옥은 드보르자크의 작품 중에서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를 뽑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양성원 씨가 첼로로 연주한 이 곡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다행히 인터넷을 통해 양성원 씨의 첼로 연주를 들어볼 수 있었다. 사랑하는 자식들을 잃고 살아가는 빛이 모두 꺼졌다고 생각했을 때 자신 곁에 있는 어머니를 통해 살아갈 힘을 얻었다는 내용을 생각하며 들으니 처음 듣는 곡이지만 정말 가슴이 뭉클했다. 그리고 슈베르트의 가곡 '숭어'를 이 책을 읽은 후로는 '송어'로 꼭 명칭하도록 하겠다.

 

저자 최영옥이 들려준 클래식 음악가와 작품들의 설명은 많은 재미와 지식을 안겨주었다. 교양과 지식,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35명의 작곡가와 그들의 주옥같은 작품들은 귀뚜라미 울음소리와 함께 이 가을의 밤을 따뜻하게 보내게해줄 수 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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