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의 사극에 너무도 친숙한 우리들에게 비쳐지는 조선 왕들의 참모습은 무엇일까? 그 시대를 살지는 않았지만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내용을 통해 역사 속 왕의 모습과 사건들을 알고있다. 하지만 영상 속에서 그려내고 있는 왕들의 모습은 다분히 재미를
위해 많은 부분 왜곡되었다. 문제는 왜곡된 부분이 사실처럼 머릿속에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줄 한 줄이 흥미로웠다.
순탄하게 왕의 자리에 오른 인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온 천하가 모두 자신의 것일진데, 하루도 맘 편히
지낸 왕들도 거의 없다. 왕의 자리에 오른 그 순간부터 그 자리는 늘 위협을 받는다. 어제의 동지가 내일의 적으로 돌변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한
정치판을 왕이 되기 전 눈으로, 몸으로 느끼며 살았던 그들에게는 모든 사람들이 그의 적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외로움, 불안함을
운명으로 갖고 있는 사람. 바로 그런 사람이 왕인 것이다.
이 책은 왕이 되고 싶었던 남자. 왕으로 태어난 남자, 왕이 되지 못한 남자의 4부로 구성되어있다. 우리가 성군으로
말하고 있는 왕의 자질이 무엇일까? 바로 백성이었다. 백성들이 잘 살 수 있는 정책을 펼친 왕을 우리는 성군으로 부른다. 성군으로 일컫는
대표적인 왕이 바로 세종이다. 특히 관비의 출산휴가를 7일에서 100일로 연장하고 법제화까지 시켰다. 오늘날 출산 휴가도 보통 90일것과
비교했을 때 세종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깊은지, 왜 그를 성군이라 일컫는지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조선의 왕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왕위에 올랐고 왕이 된 후 어떤 업적을 세웠으며, 그를 둘러싼 역사적 사건이
무엇이며,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한다. 재미를 주기위해 각색해낸 가짜 역사를 집중 조명하기보다는 실록을 바탕으로한
왕들의 삶과 생각에 촛점을 두고 설명하였기에 그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동감할 수 있었다.
왕을 둘러싼 권력의 암투. 선조시대 김효원과 심충겸의 개인적 감정이 조정을 붕당으로 갈라놓게되면서 시작된 당쟁. 비록
정치적으로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할지라도 개인과 가문의 권력을 위한 길이 아닌, 서로 윈-윈하는 당쟁이었다면 조선의 역사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와는 다르지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