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 탐정 히구라시 시리즈 1
야마구치 코자부로 지음, 김예진 옮김 / 디앤씨북스(D&CBooks)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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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히구라시 타비토의 직업은 탐정입니다. 아주 사소한 것을 찾아주는 탐정이지요. 그가 찾아준 것은 겉으로 볼 때는 아주 사소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그 사소한 물건 속에는 오랜 시간 묵어 두었던 추억이 있었고, 어린 시절 행복했던 풍경이 있었으며, 잊지 못할 자신만의 추억이 있으며, 어린 시절의 비밀스러움이 들어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추억들이지요. 바로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는 추억을 찾아주는 일을 하는 것이지요.

 

남들에게는 사소하게 보일 수도 있는 것이지만 내게는 너무도 소중한 추억이 깃들어있는 물건을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있을 겁니다. 추억이란 자기만의 색깔이 입혀져 있는, 누구와도 공유하고 싶지 않은 비밀스러운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얀 도화지 위에 그린 그림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색은 옅어지고, 어떤 색은 진해지면서 비로소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추억이 만들어집니다. 그만큼 소중한 추억이기에 탐정 타비토는 슈사쿠의 의자 바닥을 띁어보지 않은 것이지요. 

 

과거란 기억 속에 붙잡아두기가 힘든 것이기에 우리 인간은 기념이 될 만한 물건을 통해 그 기억을 잡아두려하지요. 요코 역시 어린 시절 기억, 하지만 얼굴도 이름도 목소리 그 무엇도 기억나지 않는 남자 아이의 기억을 붙잡기위해 그 아이에게서 훔친 키홀더를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 대목에서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요코와 타비토 관계가 심상치않음을 눈치챌 것입니다. 또한 요코가 현재 일하고 있는 어린이집 원장선생님이 의뢰한 타임캡슐을 찾는 과정과 소풍을 가서 세이지를 뒤쫓다가 떨어진 구덩이에서 부른 '해님의 노래'를 듣고 찾아낸 타비토의 '다시 한 번 들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라는 속삭임에서 요코와 타비토의 관계를 확신하게 됩니다. 요코가 그리워하던, 그리고 그녀가 항상 간직하고 있었던 키홀더의 주인이 타비토라는 것을.... 두 사람은 어린 시절 어린이집을 같이 다녔던 것이 자연스럽게 밝혀집니다. 하지만 타비토는 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존재가 밝혀질 사진, 타임캡슐안의 편지를 불태워버립니다. 어떤 목적을 위해, 어떤 인물을 찾아내기 위해 그는 그 모든 것을 불태워버렸을까요? 궁금증이 극에 달아오를 때 이 소설은 끝이나고 2편을 기다리게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탐정은 셜록 홈즈나 루팡, 포와르 등의 알려진 탐정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인물입니다. 오감 중 유일하게 시각만으로 모든 것을 느낀다는면에서 조금은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어느 누구보다도 따뜻한 인간미와 선함이 느껴지는 인물입니다. 탐정들이 갖추어야될 냉철한 판단력과는 거리가 먼, 묘한 매력이 느껴지지요. 2편이 너무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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