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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흥망사
김성렬 지음 / 작가와비평 / 2014년 5월
평점 :
8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괴물 흥망사. 괴물-몬스터에 관한 이야기? 아니면 SF 소설? 이 책의 첫 장을 읽는 순간 제목이 주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일상적인 날에 느끼는 특별한 사색, 사유을 차분하면서 서술해나간 글이다. '우리 사랑 흘러 흘러'라는 글은 주인공과 채령의 인연을 다룬 내용이다. 오늘 만난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모두가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제각기 다른 선을 그으면서 살아가는 속에서 주인공과 채령은 인연이라는 끈으로 두 선이 맞닿았다. 채령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중 사장과 종업원이라는 인연을 끝났지만 몇 년 뒤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어느덧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서로의 삶을 이해하면서...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이라는 말이 있듯이 언젠가 또다시 만나게 되는 소중한 인연을 위해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포용력이 있어야함을 다시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다.
미래의 사회를 현실로 쓰고 있는 '괴물 흥망사'에는 탐욕의 늪에 점점 빠져들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위험성을 알고있음에도 자기 자리를 공고히 하기위해 최고 권력자의 탐욕을 채워주기위해 범죄도 마다하지 않은 비도덕적인 현대인의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꿈과 같이'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논문 대필처럼 사회의 지도층에 속하는 사람들의 부끄러운 행태를 그리고 있다. 현재의 총리 후보자들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 청문회에서 밝혀지는 탐욕스러움에 실망을 느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음을 생각나게 만든다.
며칠 전 가수 이효리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모순덩이리 삶이라는 반성적인 글을 올린 것을 읽었다. 공감되는 그 글은 모순덩어리로 살아가는 우리모두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우리는 모두 모순 속에서 살아간다. '오후의 산책' 주인공 역시 젊은 시절 자신의 생명을 무책임하게 모른 척하더니 현재의 자신이 낳은 생명에 대해서는 절실해 한다. 오늘 나는 얼마나 모순이라는 포장된 삶 속에서 살았는가를 또 반성한다. 내일도 반성하겠지. 모레도 글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