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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12년 - Movie Tie-in ㅣ 펭귄클래식 139
솔로몬 노섭 지음, 유수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외딴섬에 갇혀서 오랜 시간 돈도 못받고 강제 노동한 신안군 염전노예사건이 얼마전 알려지면서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아직도 약자의 인권이 유린되는 일이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하였습니다. 책 '노예 12년'은 예전 70년대 텔레비전에서
방영되었던 '뿌리'라는 드라마를 떠오르게 합니다. 아프리카의 한 흑인청년이 노예 사냥꾼에 잡혀서 미국에 오게 되면서 겪게되는 내용으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짐승과 같은 취급을 했던 비인간적인 모습이 드라마에서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 '뿌리'라는 드라마를 보았기때문에 책 '노예 12년'이 노예제도의 비인간성과 참혹함을 얼마나 제대로 그려내고
있는지를 기대하면서 읽었습니다. 저자 솔로몬 노섭은 이미 태어나기 전부터 자유인의 신분으로 살았으며 일자리를 얻기위해 워싱턴에 갔다가 노예
상인을 만나 남부로 끌려가게 됩니다.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자유의 몸이었다는 것과 본명을 숨긴채 힘든 노동과 모진 폭행을 당하면서 노예로
12년을 살게되지요. 이 책은 저자 솔로몬 노섭이라는 한 개인이 남부 농장에서 겪었던 참혹한 노예 생활을 책 곳곳에서 그려내고있습니다.
자신이 낳은 자식들이 각기 다른 농장으로 팔려가면서 생이별하는 엘리사의 모습은 너무나 애처로웠습니다. 모진 채찍질보다 몇 십배 더한
아픔이었을 것입니다. 잡힐 줄 알면서 그리고 잡혀서는 채찍질을 당할 줄 알면서도 도망칠 수밖에 없는 이유에서 우리는 그들이 겪는 노예 생활이
얼마나 참혹했는가를 알 수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지 자신에게 할당된 노동이 힘에 부쳤기 때문이고, 나중에 잡혀서 채찍질을 당하더라도 탈주하는
하루 이틀 정도는 일을 안하고 푹 쉴 수 있기 때문이라하니 노예들의 노동의 얼마나 고되었는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흑인도 백인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생명권, 자유권, 행복추구권이 있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은채 그저 흑인을 동물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남부의 농장주들. 애초부터 그들의 머릿속에는 흑인은 다른 동물보다 말을 할 줄알고 지능이 조금 더 높아 값어치가 더 나가는 동물로밖에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나이 많은 흑인 노예에게 아버지 엡스처럼 채찍질을 가하는 열 살 먹은 농장주 엡스의 아들. 자신이 하는 행동이 얼마나 잔인하고
비인간적인지조차 깨닫지 못하는 엡스의 아들을 보면서 어른이 된 후에 자기 아버지보다도 더욱 비정하고 잔인한 인간의 모습이 떠올라 입맛이
씁쓸했습니다.
결정적으로 배스라는 백인의 도움으로 12년의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과 자유를 되찾게 되면서 이야기가 끝이 나지만 좀더 심층적으로 노예 제도의
문제점을 다루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노예 제도는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부끄러운 역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에도 그릇된 편견을 갖고 옳지못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직도 피부색과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로 인종 차별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이 바뀌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