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쿠쿠스 콜링 세트 - 전2권 코모란 스트라이크 시리즈 1
로버트 갤브레이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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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수많은 죽음들. 과연 우리는 그 죽음의 진실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아니,우리가 밝혀낸 사실을 정말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이야기는 흑인 모델 룰라 랜드리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파헤치는 탐정소설이다. 경찰에서는 이미 자살로 규정하고 있는 그녀의 죽음을 오빠인 존 브라스토가 사설 탐정인 스트라이크를 찾아와 동생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며 그 진실을 밝혀달라며 사건을 의뢰한다. 전쟁의 영웅이지만 한쪽 다리를 잃고 전역한 스트라이크는 몸도 지칠대로 지쳤고, 부채 독촉을 받고 있으며, 목숨을 끊어놓겠다고 협박하는 편지를 계속 받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오랜 연인과 이별의 아픔을 겪게 된다. 그리고 바로 이 순간  에이전트 소개로 이주일동안 그의 비서로 일하게 된 로빈과 함께 룰라 랜드리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져가기 시작한다.

 

쿠쿠스 콜링 1편을 읽기가 무척 힘들었다. 나뿐만 아니라 사설 탐정 스트라이크조차도 그녀의 죽음을 존 브라스토가 주장하는 타살로 생각하기에는 너무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단 한가지 증거인 CCTV를 단서로 탐문에 들어간 스트라이크는 그녀의 죽음과 관련된 사람들을 하나 둘씩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눈 후 룰라 랜드리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향해 조금씩 조금씩 나아간다. 서로의 관점에 따라 정활을 설명하는 사람들. 수많은 말 중에서 진실과 진실이 아닌 것을 가려내는 것은 오직 스트라이크의 몫으로 남는다. 타살의 증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과연 룰라 죽음의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1편의 이야기에서 스트라이크는 그녀의 노숙자 친구, 디자이너,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영화 감독과 그의 아내, 경비원, 같은 모델일을 하는 친구, 애인, 그녀의 가족 등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거의 대부분이 그녀와 관계된 사람들을 만나 듣게 된 이야기인데다가 자살인지 타살인지가 불분명한 상태이다보니 좀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이야기가 2편으로 넘어가면서 스트라이크는 룰라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확신을 갖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트라이크는 전혀 입밖으로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놓지않고 있다. 그래서 글을 읽는 내내 그의 심중을 읽어내기가 어려웠다. 룰라의 살인과 관련된 증거라고 한다면 현장에서 도망치는 두 사람의 흑백 영상뿐이었다. 경찰조차도 대충 보고 자살이란 판단을 내린 CCTV 영상을 그는 철저하게 분석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모두가 놀랄만한 진실을 밝혀내고야 말았다.

 

탐정 스트라이크는 정말 놀라울 정도의 매서운 눈을 가진 사람이다.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던 사실, 자살로 묻힐 뻔한 진실을 세상밖으로 드러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세상에 남겨진 흔적만이 말없이 존재할 뿐이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면 진실은 영원히 묻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단정해 버린 사실들이 과연 진실일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스트라이크 옆에서 그를 보좌하며 필요한 정보를 재치있게 캐내어 제공해주는 눈치빠른 로빈이 없었다면 룰라 죽음에 대한 진실은 아마도 그대로 묻혀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놓치지 않는 매서운 눈을 갖고 있는 사설 탐정 스트라이크. 어린 시절 이후 내내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그에게 앞으로는 좋은 일만 일어나기를 바란다. 로빈과 한팀이 되어 앞으로 멋지게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그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쿠쿠스 콜링 그 이후의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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