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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마을이야기 - 마을을 살리고 아이들을 살리는, 산촌유학의 감동 실화
쓰지 히데유키 지음, 박형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교내폭력, 집단 따돌림, 자살, 농어촌의 급격한 인구 감소 등의1980년대의 일본의 교육과 사회 문제가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모습과 흡사하다. 도쿄에서 유치원 교사를 하던 가지 사치코는 자유 교육을 선택하고 2박 3일 프리 프로그램 캠프를 운영한다. 어느새 2박 3일은 한 달의 캠프로, 한 달은 다시 일년의 캠프로 이어졌다. 이렇게해서 1년간의 산촌 유학이 실시하게 되었다. 마을의 교육위원회에서는 농촌 인구 감소 대책사업의 일환으로 학생 수를 확보하자는 뜻으로 산촌유학을 받아들였지만 실제 야스오카 마을의 주민들에게는 환영받지못할 손님일뿐이었다. 이 책의 제1장은 도시 아이들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야스오카 마을의 주민들이 마음을 여는 과정을 적고 있다. 마을 주민들의 삶에 들어가는 방법은 오직 하나였다. 주민들이 하는 마을 활동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활동하는 것이었다. 4명의 아이들로 시작한 산촌 유학이었지만 가지 사치코는 '생활 속에 배움이 있다.'는 그녀만의 교육 철학으로 거처할 집도 아이들과 직접 만들면서 마을의 공동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서서히 마음을 움직였다. 아이들 역시 모든 것을 자급자족의 방법으로 스스로 해결하였다.
이런 노력들이 하나 둘 결실을 맺기 시작하면서 4명으로 시작한 산촌 유학은 다음해엔 15명으로 늘었다. 드디어 정원 20명의 자족형 생활학교 '다이다라봇치'가 탄생하였다. '다이다라봇치'는 생활학교이다. 즉 모든 것은 야스오카 마을의 생활에서 배운다. 땔감도 직접 마을 할아버지와 함께 간벌 작업을 해서 확보하고 기본적인 식재료도 논과 밭에서 직접 길러 먹는다. 마을 주민들의 생활의 지혜를 하나 둘씩 배워가면서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자급자족형태의 대안 학교들이 있다. 공동체라는 이름의 학교가 몇 군데있다. 이 책을 보면서 SBS 다큐멘터리에 나왔던 건강한 미소를 보여주었던 oo 고등학교학생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마을 사람들과의 협동사업인 '산적캠프'의 참가자가 1100명을 넘는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웠다. 청년 자원봉사자 340명까지 합쳐 어마어마한 인원이 한해 두 번 국도로 뚫리지 않은 길을 중형 버스를 타고 줄줄이 들어온다. 4명으로 시작했던 시절 반발이 심했던 마을 사람들은 급기야 '산적캠프'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이 얼마나 놀라운 변화인가. 2002년에는 야스오카마을에 '안자네 자연학교'가 개교했다. 마을 할아버지, 할머니가 선생님이 돼서 마을 아이들에게 체험활동을 제공하는 목적으로 세워졌는데 월 1~2회 열리고 있다. 정말이지 놀라운 변화였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은 문제점이 많다. 전인교육이니 창의지성교육이니 외치고 있지만 대학입시제도의 벽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입시제도는 협동이 아닌 경쟁으로 학생들을 몰아갔고, 학교에서 학원으로 이어지는 온갖 수업에 학생들은 지쳐만가고 있다. 이런 입시 교육에서 벗어나 자유로우며 자연 친화적인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교가 대안학교이다. 일반학교와 대안학교를 두고 어떤 학교가 더 좋은지 따질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대안학교가 경쟁이 아닌 공동체생활을 통해 자율과 개성을 존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야스오카 마을에 한해에 2,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온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입시 교육에, 학교 폭력에, 따돌림에 지칠대로 지친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다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일반학교와 대안학교, 어느 한쪽에서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머리를 맞대고 절충적인 새로운 형태의 교육 방식을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일본의 '다이다라봇치', '안자네 자연학교'와 같이 도시의 수많은 학생들이 체험하고 돌아갈 수있는 멋진 학교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