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페코로스 시리즈 1
오카노 유이치 지음, 양윤옥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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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그 어머니를 곁에서 간호하는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어머니는 남편의 죽음과 함께 치매가 시작된 노인입니다. 나이드신 시어머니와 친정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이 가슴에 더 와닿습니다. 흔히 치매를 온 가족 모두의 아픔이라고 합니다. kbs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치매 엄마로 등장했던 고두심씨가 치매에 걸린 중에도 자신이 병에 걸린 것을 알고 자식들 고생시키지않으려 앉아서 가슴에 빨간 약을 바르던 장면은 지금생각해도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옆에서 바라보는 자식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지겠습니까? 이 책을 읽고난 후 가슴에 오래 남는 이유는 바로 그 아픔을 웃음으로 승화시켰기때문일 것입니다. 실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이 이 책을 본다면 치매에 대해 너무 미화한 것이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작가 유이치는 책을 통해 환자이기전에 어렵고 힘든 시기에 자식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었던 어머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특히나 작가의 어머니는 어린 시절 가난한 농사꾼의 대가족 맏딸로 태어나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부모님 대신 동생들 돌보고, 농사 일만 하다 시집을 왔습니다. 그러나 평소 착하기만 남편은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고 그 두려움에 벗어나기 위해 술을 마십니다. 술을 마신 후엔 어김없이 어머니를 의심하고 때리고,... 이런 환경 속에서 살다 치매가 온 어머니는 늘 곁에 있는 돌아가신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고 계십니다. 작가 유이치는 이런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눈높이에 맞쳐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절절히 느껴지고 있습니다.

 

평생을 베풀다 병이 찾아 온 어머니, 어머니란 존재는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됩니다. 얼마 전 mbc에서 방송한 치매에 걸친 환자와 그를 보살피는 가족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혼자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아무도 못 알아보지만 오직 남편의 존재만을 어렴풋이 알고 있는 환자의 모습를 보고 남의 일 같지 않아 더욱 안쓰럽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인을 웃음을 잃지않고 곁에서 돌보면서 오래 살기만을 바라는 환자의 남편을 바라보면서 존경의 마음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시종  어머니 미쓰에와 아들 오카노의 모습이 밝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은 환자나 가족이나 모두 고통스러운 일일겁니다. 하지만 책의 시작은 조금 전의 일도 깜빡 잊어버리는 어머니와 이모부의 모습을 통해 독자에게 웃음을 빵 터뜨려버립니다. 그 웃음 속에 눈물이 들어있음을 우리는 곧 알게 됩니다. 어머니의 눈높이에 맞추어 대화하고 행동하는 아들, 어머니가 그리워했던 것들을 치매가 든 어머니를 통해 뒤늦게 하나하나 알아가는 아들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책을 읽는 내내 부모님을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부모님에게 받은 사랑을 다시 다 돌려드릴 수 있는 시간이 앞으로도 많이 남기길 바라면서 이 시간에도 치매 환자를 돌보는 분들에게 격려와 존경의 마음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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