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쓴 글이 부끄러워 오늘도 쓴다 -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 에세이
최준영 지음 / 이지북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따뜻한 국밥같은 글, 인간미 넘치는 글이다.

어제 쓴 글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짐을 느끼며 읽었다.

요즘 인문학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분들이 말을 하고 있다. 나 역시 인문학에 대한 중요성에 동감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어렵다고 생각되는 분야이기에 이 책을 읽기 전에 또 얼마나 관념적인 말들을 쏟아놓을까하고 미리 걱정하였다. 그러나 내 생각이 기우였음을 금세 알게되었다.

사람사는 냄새 물씬 풍기는 글을 읽으면서 바로 이것이 진정한 인문학이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는 사람사는 모습을 진솔하게  그린 이야기라고 해야 맞는 표현일 것이다.

일류 대학을 나온 사람들의 현학적 이야기보다 사람사는 냄새가 나서, 사람의 온기가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세상살이에 정답이 어디 있나. 하물며 사람 마음이야 어찌 알 것인가. 만약 삶의 정답을 알고 있는 이가 있다면 그가 곧 신이 아닌가. 작가는 마치 세상살이에도 정답이 있다는 식으로 논술하고 있지 않은가. 나가도 너무 나간 것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모름지기 작가란 모순덩어리인 현실과 어딘가 있을지 모를 삶의 정답 간의 괴리와 간극을 메워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닐까. 작가는 정답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다. - P96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 강의. 쉼터, 사회 복지관 등에서 바쁘게 강의를 하면서도 여러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그만의 색깔로 진솔하게 풀어내었다. 감동을 주는 글로 나의 마음을 메어지게 하기도 했고, 잘나가는 분들이 모른 척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해 다가감으로써 허위와 위선 속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날카롭게 꼬집어 속시원함을 주기도 했고, 편견과 멸시와 차별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의 인문학은 사람사는 이야기이다. 그가 말하는 인문학은 희망이며 용기이며 사람의 정이며, 삶의 목표이다.

이 글을 다 읽게 될 즈음 내 마음속으로 따뜻한 그 무엇이 느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