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키만 큰 30세 아들과 깡마른 60세 엄마, 미친 척 500일간 세계를 누비다! 시리즈 1
태원준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서 읽는 맛은 바로 이것이야...이 책을 어느정도 읽다보니 저절로 머리에서 떠오르는 구절이다. 혼자만의 여행이 진짜 여행이라고 말한 사람도 있겠지만 엄마와 같이 가는 여행을 경험하지 못했기에 하는 말이 아닐까? 무모한 것도, 대단한 것도 아닌 언젠가 한 번은 해야할 당연한 선택이라 생각하고 출발한 세게 여행.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좌충우돌 속에서 차곡차곡 추억들이 쌓이며 그것은 다시 삶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작가와 그의 엄마가 부러운 한가지 것은 바로 용기이다. 60의 나이를 누가 늙었다고 할 수 있겠나. 그건 신체적 나이일뿐 아들과 함께 가는 여행에서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 책이 주는 감동은 바로 살아있는 여행이라는 것이다. 인천 국제터미날에서 출발한 세계여행은예루살렘과 페트라 투어를 마치고 다합에 도착하는 여정 속에는 각 지역을 돌아보면서 직접 보고, 먹고, 자고 한 경험을 생생한 느낌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대부분의 여행서나 혹은 여행 에세이에 소개되는 곳은 다들 가보고 싶고 이미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곳이기에 독자의 상상력을 깨뜨리는 무모함은 시도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너무나 솔직하게 가고 싶지 않은 곳. 힘든 상황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어 오히려 신선한 느낌까지 주고 있다.  

카이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앞에서 장사꾼과 바가지. 이 책이 아니면 누가 말을 해주겠는가. '다시는 이스라엘에 안 온다'라고 할 정도로 말도 안될 정도의 까다로운 국경 심사. 그것도 한 두번이 아니고... 방콕에서 푸켓가는 버스에서의 수면 가스 사건. 읽으면서도 나역시 황당했다. 이들에게 나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청두의 만두빚기 대회 1등으로 마시는 맥주는 그 얼마나 맛이 있었을까. 블로그 인연으로 하노이에서 만난 한국인의 도움이 얼마나 고마웠을까.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는 아름다운 자연만큼이나 현지인의 따뜻함과  순수함에 얼마나 큰 감동을 느꼈을까.

긴 여정은 힘들고, 짜증나고, 병까지 찾아오고, 맨붕 상태가 오기도 하였지만 엄마와 함께하는 길이었기에 이 모든 걸 이겨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둘은 중간에 찾아온 시련을 이겨내는 방법을 찾아낼 줄 아는 현명함도 지녔다.

"힘들 땐 참지말고 말하자"

초행길 엄마도 점점 베낭 여행가가 되어간다. 10월 출간 예정인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프로롤그의 작가의 말대로 이 책은 때로는 드라마처럼, 때로는 시트콤처럼 읽는내내 눈물과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다. 유쾌한 여행길에 나 역시 동참하게 되어 기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