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제이제이 - 북트러스트 청소년 도서상 수상작 봄볕 청소년 (꼬리연 청소년문학) 1
앤 캐시디 지음, 공경희 옮김, 이보름 그림 / 꿈꾸는꼬리연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다 읽은 후 가슴이 멍멍해져왔다. 누구보다 사랑받고 자라야 할 열살의 제니퍼는 이미 집안의 형편을 잘 알고 있으며,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까지 눈치껏 행동할 줄 아는 가엾은 소녀이다. 엄마 손에서, 시몬 부인의 손에서, 할머니 손으로, 다시 엄마의 손으로... 늘 제니퍼는 불안했을 것이다. 아름다운 엄마와 떨어져 사는 것이 제일 두렵고 무서웠다. 아무도 제니퍼에게 진심어린 사랑을 주지 않았다. 학교 교육도 제때 받지못한 제니퍼가 겨우 엄마와 함께 살게 되면서 처음으로 친구도 사귀었다. 옆 집에 사는 동급생 미셸이 유일한 그의 친구였지만 늘 불안해했다. 그러나 미셸이 소니아와 가까이 지내면서 차갑운 눈빛이 싫었고, 미셸과 멀어질까봐, 또다시 외톨이가 될까봐 불안했다. 제니퍼는 자신과 미셸의 사이를 멀게 하며 빈정대는 소니아에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 물론 이런 행동은 처음이 아니었다. 할머니와 같이 지내면서 할머니의 개에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던 적이 있었다.

다시 친해진 미셸과 제니퍼는 또 다른 친구 루시와 함께 호수 근처의 루시의 오빠들의 은신처를 파혜칠 계획을 하였고 이 곳에서 제니퍼는 미셸의 '너는 이제 친구도 아니야'라는 소리를 듣게 되면서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다는 생각을 하면서 본인도 모르게 야구 방망이 휘둘러 미셸을 죽이게 된다.

어릴 때의 가정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제니퍼는 불안과 걱정 속에서 늘 외톨이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사회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열 살의 제니퍼에게는 세상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엄마라는 존재는 제니퍼에게 영원히 안기고 싶은 안식처였을 것이다. 모델인 엄마를 자랑스러워했는데 엄마가 음란한 잡지의 모델로 나온 사진을 보게 되고, 그것도 모자라 딸 제니퍼까지 사진을 같이 찍을 것을 종용한다. 감옥에 갇힌 제니퍼를 면회하러 온 엄마는 딸의 사진을 찍어 신문사에 팔아넘겼다. 엄마에 대한 믿음이 산산히 부서진 제니퍼에게 세상은 너무도 두려운 곳이었으리라.

다행히 6년만에 가석방된 제니퍼는 질과 로지의 도움으로 엘리스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고 생활을 하며 남자 친구도 사귄다. 하지만 늘 불안하기만 하다. 그녀를 뒤쫒는 자극적인 기사들과 그녀의 거처를 찾아다니는 탐정들 속에서 평생을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열 살의 어린 나이에 친구를 살해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누가 말하지 않더라도 제니퍼는 스스로 평생 무거운 멍에를 짊어지고 살아가야만 할 것이다. 그녀는 행복을 누릴 자격이 없을까. 제니퍼의 어린 시절은 사랑이 결여되어 있었다. 분명 어른의 잘못이 큰 몫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살인이라는 죄목만으로 그녀는 죽을 때까지 비난과 죄책감 속에서 살아야만 한다는 사실이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 사람답게 살고 싶을 것이다. 주위 사람들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10대의 소녀를 세상은 잠시도 가만두지를 않는다. 제니퍼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니 가석방 되어 살아가는 나날은 불안의 연속일 것이다.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먼 발치에서 바라다보는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제니퍼에서 엘리스로, 다시 케이트로 살아가게 만드는 세상이 가혹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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