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로맨스
앤 래드클리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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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순수한 성정을 지닌 아들린과 그녀의 비참한 삶에 연민의 정을 느끼면서 결국 아들린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녀를 위해 목숨까지 바친 열정의 기사 테오도르. 이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를 담은 이야기가 바로 '숲속의 로맨스'이다. 이 소설은 고딕 소설이 보여주는 중세의 건축물이 주는 폐허스러운 분위기, 비밀 통로, 탐욕과 잔인함, 신비스러움, 소름끼치는 공포, 악몽, 사악함 등 고딕 소설이 갖추어야 하는 모든 요소들이 다 들어있다. 작가 앤 래드클리프는 고딕 소설의 선구자로 불리우는데, 19세기의 브론테 자매나 제인 오스틴 같은 여성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아마도 '숲속의 로맨스'를 읽게되면 왜 그녀가 당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렸으며. 당대 비평가에 의해 '로맨스 작가 셰익스피어'라는 찬사를 받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초자연적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폐허와도 같은 곧 무너져 버릴 것 같은 수도원. 깨진 창문들. 비밀의 방. 캄캄한 밤. 촛불 하나..... 강심장인 독자라도 흔들리는 촛불에 비친 형체에 놀라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바람 소리가 마치 유령 소리 같이 들리고..... 이런 것들을 초자연적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앤 래드클리프는 분명하게 합리적으로 그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니까.....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앤 래드클리프가 주인공이 느꼈을 공포를 너무도 실감나게 잘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뛰어난 심리 묘사에 독자 역시 주인공과 같이 그 공포를 체험하는 느낌을 받는다.


과연 아들린을 괴롭히고 죽이려는 공포스러운 상황 속에서 로맨스가 존재할 수 있을까? 오히려 낭만적인 상황이 아닌 극한적인 상황이기에 아들린과 테오도르의 로맨스가 더욱 빛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들린은 스스로의 힘으로는 결코 자신을 둘러싼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딸을 돌보지 않고 어릴 적에 수녀원에 보낸 아버지, 수녀원에 나와서는 아버지가 보낸 사람들에게 감금 당하고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처음 보는 사람과 같이 떠나게 된다. 그 후 믿었던 사람들에게 여러차례 배신을 당하지만 그녀는 그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렸다. 그들이 자신에게 보여주었던 좋은 것만 떠올리려 했으니까,,,, 그리고 아느 날 그녀 앞에 흑기사 같은 남자 테오도르가 나타났다. 그들의 로맨스는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기에 독자들은 이 두 사람의 역경을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간절히 바란다. 제발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를.....


이 소설의 재미는 단연 후반부에 몰려있다. 소설 중간 중간에 작가가 무심히 툭 던져놓은 문장들은 후반부에 하나 둘 연결되고 밝혀진다. 잘 짜여진 구성이다. 아들린의 고난은 거의 후반부까지 이어진다. 주인공과 독자 모두 슬픔 속에 빠져들 즈음 반전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 반전은 여러 곳에서 일어난다. 재미가 극에 달한다. 소설 '숲속의 로맨스'는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 충분한 내용의 고딕 소설이다. 고딕 소설의 선구자가 쓴 소설답게 '숲속의 로맨스'는 고딕 소설 중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라 말하고 싶다.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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