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 MIDNIGHT 세트 - 전20권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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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열린책들에서 창립 35주년을 기념하여 주옥같은 세계문학 중단편을 모아 noon 세트 10권과 midnight 세트 10권을 출간하였다. 이번에 읽은. 책은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의 '푸른 십자가'로 여기에는 가톨릭 신부 브라운이 등장한다. 브라운 신부는 탐정 셜록 홈즈, 괴도 뤼팽과는 색다르게 어리숙해 보이는 인물로 범인의 허점을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추리력을 발휘한다. 이 책에는 푸른 십자가 이외에도 '기묘한 발소리', '날아다니는 별들', '보이지 않는 사람'이 실려 있다.

유달리 큰 키의 거물 범죄자 플랑보를 잡기 위해 런던으로 향한 발랑탱. 발랑탱의 눈에 비친 브라운 신부는 우습기 짝이 없는 행동을 하는 촌스럽고 천진함이 어우러진 어리숙해 보이는 인물이었다. 발랑탱의 시선을 따라 독자들은 기이한 행동을 하는 신부들을 뒤쫒게 된다. 그러나 천진한 촌뜨기 신부인줄만 알았던 그는 처음부터 자신과 동행한 키 큰 신부가 가짜임을 알고, 뒤를 쫒도록 단서를 남긴 것이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브라운 신부는 독자의 궁금증을 모두 풀어준다. 범죄자의 수법과 심리에 대해 훤히 알고 있는 브라운. 그는 말한다. "사람들이 어떤 죄를 지었는지 들어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 인간의 악을 전혀 모를 수 없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단 말인가?" 설마 브라운 신부가 그것을 이용할 줄은.....

'참된 어부 열두 명' 클럽 연례만찬이 열리는 호텔에서 종업원이 쓰러져 그곳에 간 브라운 신부. 밀실에서 기묘한 발소리를 듣게 된다. 의문을 풀지 않고는 못 배기는 두뇌의 소유자인 브라운. 기묘한 발걸음의 정체는 무엇일까? 클럽 회원들이 사용하는 귀중한 은접시가 사라지는데 과연 누가 가져간 것일까? 브라운 신부는 열두 명의 회원에게 일침을 날린다. "부유하고 안락하면서도 신이나 인간을 위해 아무런 결실도 내지 않고 하찮게 사는 사람들이 이토록 많은데, 도둑놈과 부랑자는 회개를 해야 한다니 말입니다." 브라운 신부는 범인 플랑보에 대한 애정을 있는 듯 보인다.

성직자 탐정. 탐정이 신부라는 것만으로도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흥미를 끌기 충분한 소설이다. 겉으로 어리숙해 보이는, 작은 키의 성직자 브라운은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에 항상 눈과 귀를 열어두고 관찰해 나간다. 무엇보다 그는 성직자라는 신분에 걸맞게 인간을 결코 미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범인을 이해하며, 범인에 대한 애정까지 보이는 따뜻한 인간미가 지니고 있다.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의 추리소설은 범인이 누구인지 금세 알 수 있다.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하는데 머리를 쓰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고 결코 추리소설로서의 매력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단편 추리소설이라는 한계는 어쩔 수 없지만 우리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브라운 신부의 깊이 있는 생각에 빠져들면서 따뜻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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