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 수상한 서재 4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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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선택한 커다란 이유는 추천사 중 '힘차게 밀어붙이는 서사의 힘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문장의 흡인력은 정유정, 김언수, 천명관의 초창기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라는 문구때문이다. 정유정 작가와 천명관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하승민 작가의 작품은 나에게 호기심과 함께 기대감을 주기 충분했다. 거기에 이미 '콘크리트'라는 데뷔작이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는 점도 한 몫을 담당했다.

미스터리 추리스릴러 작품이라고 말해야 한는 것이 맞을까? 이 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묵직한 무게감이 있으면서 전혀 뒷 이야기를 가늠할 수 없는 스토리로 독자를 궁금증에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라 말할 수 있다. 프롤로그에서 시작한 지아의 이야기는 제1부 염지아를 통해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불행한 여인의 모습이 다분히 그려지고 있다. 해리장애를 앓고 있는 지아 속에는 또 다른 자아 혜수가 존재한다. 그러나 지아는 혜수로서 살았던 삶의 기억이 남아있지 않다. 그것도 19년 동안이나......

제2부에서 염지아는 눈을 떠보니 19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버렸다. 혼돈 속에서 자신의 잃어버린 19년. 즉 혜수로 살았던 삶을 추적해 간다. 왜냐하면 19년의 잃어버린 기억 속에서 돌아오고 본 자신의 모습은 누군가의 무덤을 파고 있었기 때문이다. 혜수가 살인을 저질렀을까 폭력적인 머리 좋은 혜수가 무슨 일로 살인을.... 결국 자신이 사람이 죽인 것이 되는데..... 그녀를 추적하는 전직 형사이며 기자 규식도 스토리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제3부에서의 반전을 놀랍다. 혜수가 살았던 방의 살인의 흔적들.... 당연히 범인이 혜수라 생각했던 것들이 뒤집어진다. 원인이 있어 결과가 있었던 것이다. 인과응보라는 실은 한 가닥이 아닌 수많은 가닥들이었다. 그 실들이 얽히고 설켜있었던 것이다.

1980년 온계리의 어린 지아는 눈 앞에서 한 군인의 총을 맞고 죽는 엄마의 모습을 목격하고 제2의 인격 혜수가 생겨났다. 몸은 같지만 각각 별개의 인격을 갖고 있고 서로 다른 삶을 산다. 무서움을 안고 혜수의 삶을 추적해 간 지아는 뜻밖에도 사랑했고, 그래서 행복했던 혜수를 마주하게 된다. 그런 행복한 마음을 느껴본 적 없었던 지아가 멀고도 힘든 길을 돌아 제자리로 돌아왔다. 복수도, 끈질기게 괴롭혔던 자책감도 불길 속에 다 타버렸다. 불쌍하고 슬픈 과거 속에 얽매이지 말고 이제는 온전한 염지아로서의 삶을 사랑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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