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와의 정원
오가와 이토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 그리고 토와

앞을 볼 수 없는 소녀 토와의 곁에는 손과 발이 되어 준 엄마밖에 없다. 엄마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토와이지만 슬퍼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왜냐하면 토와에게 엄마는 넓고 넓은 땅을 따사롭게 비추는 태양이었고, 엄마에게 있어 토와의 존재는 영원한 사랑이었으니까.....

그런 엄마가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책을 읽어주지 않았으며, 일을 하기 위해 집을 비우게 되었다. 감정의 기복도 심해졌다. 열 살 생일을 기념해 사진관에서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엄마는 토와의 곁을 떠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엄마는 왜 사랑하는 토와 곁을 떠났을까? 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 못한 토와인데 앞을 못보는 어린 토와는 어떻게 살라고 떠났을까? 많은 생각과 의문을 나에게 던져준 부분이었다.

살기 위해 몸부림 치는 토와

토와의 살려고 하는 모습이 눈물겹도록 애처롭다. 토와가 할 수 있는 무엇이 있겠는가. 계절은 변함없이 오지만 토와의 정원의 꽃들과 나무는 조금도 향기를 내뿜지 않았다. 마치 토와 같이 생명력을 점점 잃어가는 것처럼......

가장 애처로웠던 모습은 토와가 먹을 것을 찾아 기어 다니며 찾아낸 것을 먹는 장면이었다. 폭신폭신하며 탄력감이 있고, 젤리처럼 말랑해지지도 않고 사탕처럼 달콤한 무언가가 녹아 나오지 않는 것의 정체를 훗날 알게 되었을 때는 충격 그 자체였다. 바로 그것의 정체는 지우개였다. 그곳을 빨리 벗어나기를 애타게 바라면서 읽은 부분이었다.

새로운 출발

토와에게 새로운 삶이 시작되고 있었다. 스물 다섯이 되어서야 스스로 그 집을 나온 것이다. 살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토와에게는 두려움 그 자체였을 것이다. 우리가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토와는 하나씩 배우기 시작한다. 걷는 것, 책 읽는 것, 장 보는 것, 산책하는 것..... 안내견 조이를 통해 토와는 새로운 세상의 두려움을 조금씩 없애간다.

토와의 정원을 가꾸며....

토와는 다시 '토와의 정원'이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정원에는 향기를 품은 나무와 꽃이 어린 토와 곁을 지켰듯이, 앞으로도 쭉 토와 곁에서 향기를 내뿜을 것이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었던 엄마를 끝내 토와는 다시 볼 수 없었다. 활짝 웃는 자신을 보면서 미소 짓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담긴 열 살 생일에 찍었던 사진. 토와는 그 사진을 통해 엄마가 자신을 사랑했다는 것을 느꼈다. 자신 역시 엄마를 사랑했었다는 것을.....

스물 다섯이 될 동안 본의 아니게 세상을 등지고 살았던 토와. 이제 토와는 세상이 아름다운 것들이 잔뜩 숨어 있고, 자신이 살아 있는 한 그 모든 것을 사랑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앞을 볼 수 없는 것은 다소 불편한 뿐이라는 것, 토와 곁에는 그녀가 손을 내밀면 언제든 달려와 줄 사람들이 있고, 그런 것에 감사하면서 사랑의 의미를 비로소 깨닫는다. '살아 있다는 건, 굉장한 일'이라고 말했듯이, 토와가 살아가는 동안 굉장히 멋진 일들만이 펼쳐지길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