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산 1~4 세트 - 전4권 - 특별합본호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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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은 슬픔이다. 구월산의 가족들이 최형기가 이끄는 관군에 의해 처참하게 죽게 된다. 마음 속에 슬픔을 묻고 다시 길을 나서는 길산은 이들의 한과 아픔을 종식시키는 방법은 한양을 뒤집어 엎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길산에게 가르침을 주었던 운부 대사. 그 역시 임금을 죽이라는 말을 한다.

관군의 구월산 토벌 과정에서 크나큰 아픔을 겪은 원향은 정신을 놓는다. 원향이 모든 아픔을 잊는 방법은 정신을 놓는 길밖에 없었으리라. 그 아픔을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 그가 바로 여환 스님이다. 원향과 오래 전 인연이 있었던 여환 스님은 사람들의 병을 치유하고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면서 많은 신도들이 그를 따른다. 그리고 성인이 나타났다는 소문은 민초들 사이에서 점점 퍼져나간다. 여환이 추구하고자 하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민초들의 바라는 것은 단지 지금의 이 세상이 끝장나는 것이다. 그만큼 민초들이 살아가는 지금의 삶이 지옥같은 세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거사 일정을 잡고 하늘의 뜻을 실행하고자 하는 여환과 원향. 그러나 하늘은 그들 편이 아니었다. 언제나 배신자는 바로 옆에 있었다. 내 안위만을 위해 대의를 저버리는 그들. 배신의 댓가로 얻은 부로 먹을 걱정 안하고 살아간다한들 수많은 사람을 밀고했다는 자책감과 누군가의 손에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살아갈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여환과 원향은 그들이 바라는 세상을 이루지 못하고 떠나버린다.

고대근 그자의 배신으로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지고지순의 순애보를 보여주었던 이경순도, 김선일도, 김기, 말득이도 고달근을 앞세우고 나타난 최형기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길산은 이 소설에서 가장 악랄한 인간으로 나온 최형기와 대결에서 그동안 그에게 목숨을 잃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한을 풀어준다.

길산이 무수한 소문을 남기고 모습을 감춘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길산의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우리의 가슴에 남아 있음을 느낄 것이다. 조선 중기 서인과 남인의 당쟁 속에서 나라는 혼란 속에 빠지고, 권력을 잡기 위한 싸움의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민초에게 돌아갔다. 어느 누구도 그들의 삶을 보려하는 자는 없었다. 그들의 몸뚱이는 단지 권력있는 자들의 재산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이 바로 우리 민초 이다.

시대의 차이일 뿐 지금도 우리의 정치는 권력을 잡은 자들이 돈에 눈이 어두워 더러운 짓을 벌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이 잡으려는 권력과 돈은 결국 한낱 물거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왜 모를까. 너무도 안타깝다. 우리역사를 돌아보면 어지러운 세상, 잘못된 세상을 바로잡겠다고 나선 사람이 어디 장길산 뿐이었는가. 앞으로도 세상이 올바르게 돌아가지 않을 때 그는 다시 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부디 장길산과 같은 이가 나타나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장길산 4권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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