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올드 코리아 세트 (완전 복원판 + 원서 복원판) - 전2권
엘리자베스 키스.엘스펫 키스 로버트슨 스콧 지음, 송영달 옮김 / 책과함께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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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독서카페에서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올드 코리아'라는 제목의 책을 고수 독서가들이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나도 읽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있다가 올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 매료된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일제 감시 속에서 한국 사람들의 일상과 풍속을 진솔하게 그린,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하고 존중한 두 영국인 자매에 깊은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책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하면 1946년 '올드 코리아'를 펴냈고, 2006년 한국어 초판이, 2020년 완전 복원판으로 나온 것이다. '올드 코리아'에 수록된 내용과 그림은 두 자매가 1919년 3월에서 5월까지 석 달 동안 한국에 머무르면서 보고 들은 일을 기록한 것이다. 컬러 사진처럼 당시의 모습과 풍속 등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 참으로 놀랍다.

 

 

        

 

두 자매의 눈에 비친 한국과 한국인의 모습은 모든 것이 다 신비스럽고 신기한 것 투성이다. 상투틀고 갓 쓴 남자들의 모습, 빨래하기 힘든 흰 옷을 즐겨입는 한국인, 여자 혼자 그 많은 빨래를 감당하는 것.... 그러나 함부로 침을 뱉는 행동을 무척 좋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

서울에서 볼 수 있는 서당 풍경, 한옥 내부, 여러 가게 모습, 장기 두기, 골목길 풍경 등을 신비롭게 바라보고 있다. 특히 늘어선 항아리(장독)를 알라딘 단지에 비유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그녀들은 한국 여인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 바느질하는 여자, 아이 업은 여인, 맷돌 돌리는 여인, 요강 들고 아침에 수다 떠는 여인들, 무당, 비구니였던 동씨, 예복 입은 순이, 추한 노파 ..... 그림도 그림이지만 엘스펫 키스의 글을 읽으면 석 달 머물고 떠난 사람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겉핥기로 본 것이 아니라 내용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고 자세히 관찰하고 설명하고 있다.

 

 

 

 

 

책 속의 이순신 장군의 초상화로 추정되는 그림은 우리가 책에서 보던 이순신 장군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눈꼬리가 올라가고 광대가 튀어 나온 모습은 당시 흔히 볼 수 있는 한국인의 모습이기에 오히려 지금의 미남 배우 같은 그림보다 더 사실적이고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그녀들이 남긴 글과 그림은 문화재에 버금가는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림에 담겨 있는 한국인의 의상, 집의 모양, 결혼, 장례, 명절과 같은 풍습 등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화가 고스란히 그림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사라져 갈 수 있는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생생히 살아 있게 만든 '엘리자베스 키스의 올드 코리아'는 우리의 살아있는 문화 유산 그 자체이다. 이 귀중한 그림과 글이 완전 복원판으로 출간되었다는 것에 감사하며, 비록 이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이 고귀한 선물을 준 엘리자베스 키스, 엘스펫 키스 로버트슨 스콧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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