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씨의 좋은 시절 - 개정판 사계절 만화가 열전 16
홍연식 지음 / 사계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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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씨 시리즈 두번 째 작품 '마당 씨의 좋은 시절'로 들어가본다. 특별한 소재, 스펙타클한 내용 전개 없이도 잔잔하게 가슴을 적신다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며 느끼는 소소한 내용들 -내 주변의 이웃, 내 가족의 이야기, 나의 일, 육아 문제, 부부의 다툼 -을 담담하게 담고 있는 홍연식 작가의 '마당 씨의 좋은 시절'은 나의 이야기이면서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친근하고도 쉽게 읽힌다.

소신을 갖고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죽을 때까지 소신껏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살면서 난관에 부딪힐 때도 있고, 내가 소신껏 살고자 했지만 예기치 못한 일로 인해 소신의 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을 때도 있다. 옳고 그른 삶이 어디 있겠는가. 살면서 그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그것을 어찌 올바르지 않은 선택이라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해본다. 죽음을 앞두고 내가 살아왔던 삶을 뒤돌아보고 '참, 행복하게 잘 살았다.'라는 말을 남길 수 있기를.....

아내의 분만을 조산원으로 선택하고, 아이의 먹거리를 천연 재료를 사용하여 직접 만들고.... 그의 소신있는 행동은 작품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특히 내 아이의 먹거리는 나 역시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마당 씨 발뒷꿈치에도 쫓아가지 못하겠지만 우리 아이들 어릴 적 나는 패스트푸드 음식은 거의 먹이지 않았다. 탄산음료조차도.... 제품의 성분까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사는 마당 씨의 행동을 요즘 젊은 엄마, 아빠들은 꼭 배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한 점도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어느 순간 내 머릿 속에서 서서히 옅어져가고 있다는 것을.... 이 사고가 발생한 후, 생선 음식을 좋아하는 나는 원산지를 참 꼼꼼하게 살펴보았고, 심지어는 한때 생선과 거리를 두기도 했다. 지금도 국내산이 아니면 가급적 구매를 하지 않지만 그때만큼의 마음가짐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체르노빌 원전 사고 피해에 대한 신문기사 내용을 찾아보았다. 경악 그 자체.... 1986년 5월 한반도 상공에 방사성 낙진이 뒤덮였고, 실제 내린 빗물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런데도 전두환 정부는 무책임하게 대응했다고 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참으로 아쉽다.

시골살이가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실제 시골에 살면서 알게 된 마당 씨 가족은 결국 시골 삶을 접고 떠난다. 시골살이를 낭만적으로 생각하고 선뜻 결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시골살이는 도시에서 살 때보다 몇 배 부지런해야 한다. 만약 시골에서 생산적인 일까지 한다면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개인 시간을 갖기란 참으로 어렵다. 그만큼 힘들다. 물론 마당 씨는 주변의 공장과 축사의 소음, 냄새, 시골 토박들과의 갈등으로 떠날 결심을 했다. 사람과의 갈등은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불법 공장들이 해가 갈수록 도시보다 값이 싼 시골로 들어오는 것은 막을 길이 없다.

새로운 곳에 보금자리를 튼 마당 씨 가족이 앞으로도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며 마당 씨 시리즈 3편 '마당 씨의 가족 앨범'을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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