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
제프리 디버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김원희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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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소재로 한 이야기 8편으로 구성된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

단편으로 구성되어 읽는 데 지루함을 느낄 수도 없을뿐더러,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주는 색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다. 미스터리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소설들은 약간의 추리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독자들에게 또한 재미를 주고 있다.

'세상의 모든 책들'은 나에게 주는 메시지가 강렬했다. 오랫동안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책들. 책꽂이에 꽂힌 채로 있는 책들..... 윌리엄은 훔친 책을 집으로 가져가 한 장 한 장 뜯어서 방 벽에 붙였다. 그리고 말한다. '저는 쟤네들이 살아가게 해 주는 겁니다.....책꽂이에 끼어서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누구도 쳐다봐 주지 않았고요....' 전자책에 밀려 먼지가 점점 쌓여만 가는 책들. 윌리엄의 방법은 결코 옳지 못하지만 그가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 모두 윌리엄보다 못한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다.

'모든 것은 책속에'는 예기지 못한 결말이 나에게 웃음을 주었다. 사설탐정을 찾아와 마피아 조직의 두목이 남긴 책을 찾아달라는 사람들. 이를 찾는 사람들은 모두가 뒤가 켕기는 사람들일 것이다. 한마디로 부패한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상원 의원, 또 다른 마피아 조직.... 책이 공개되는 것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어디 이들뿐이겠는가..... 사설탐정은 그 책을 찾았다. 그 책의 정체는......... 독자들이 직접 읽어보면 더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니 이 정도로만.....

'망자들의 기나긴 소나타'는 반전이 숨어있는 이야기이다. 대학 동기이며 룸메이트였던 애덤. 그는 자신이 호감을 가졌던 메리와 결혼했다. 늘 자신보다 더 잘나가는 애덤에 경쟁 의식과 피해 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런던 도서관에서 20년 만에 애덤을 봤지만 의식적으로 피하고, 심지어 그의 휴대폰까지 몰래 보며 큰 비밀을 알아낸다. 과연 그 비밀은 무엇일까....... 씁쓸함을 남겨주는 이야기이다.

'이방인을 태우다'는 잃어버린 아버지의 책을 그의 아들이 다시 찾기를 바라는 독자의 마음을 충분히 만족시킨 이야기이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른 후 살인 사건 현장을 목격한 아들이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로부터 들은 이야기- 아버지가 서부 개척 시리즈 '군주' 제19권의 저자라는 사실이다. 그의 아내와 아들은 전혀 그 사실을 모른다. 아버지가 결혼 후에는 창작 활동을 하지 않았으니까..... 다시 그 책을 찾는 과정을 통해 아들은 아버지와의 추억에 젖어든다. 아버지는 비록 이 세상에 없지만 아마도 이 책이 세상에 오래도록 남겨질 것이다. 자신의 좋아하는 모든 일들을 희생하고 가족을 위해 살았던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뭉클한 이야기였다.

이 밖에도 '용인할 만한 희생'에서는 희귀본 서적 수집광인 쿠치요라는 인물을 암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책 때문에 죽게 되는 스토리가 엉뚱매력을 주고 있다. 나 역시 쿠치요라는 인물에 깜빡 속을 뻔했지만 말이다. '제3제국의 프롱혼'은 할아버지를 배신한 후 많은 재산을 모으고 죽은 앵글러. 그의 재산 소유권을 청구했지만 재판에 진 앙갚음으로 손자 라일이 책의 값어치도 모르면서 그저 책을 몽땅 싣고 훔쳐 갈 생각으로 앵글러 저택에 쳐들어 과정을 보여주는데 예기치 못한 결말이 탄성을 자아낸다.

책과 관련된 유쾌, 통쾌, 상쾌, 감동, 반전을 주고 있는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

단편집은 요 근래 거의 읽지를 않아서일까. 꽤나 맛나고 신선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작품성도 좋고, 메시지도 좋고, 더구나 단편이니 몰입도는 말할 것도 없고....

서로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는 8편의 단편은 이 겨울 독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 생각한다.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여유롭게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를 함께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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