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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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초반부는 강하다. 스완이라는 시티가든. 이곳에서 무차별 총격사건이 일어난다. 오타케는 1층에서, 유즈키는 2층에서 출발하여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사건 종결

그리고 6개월 뒤 도쿠시타 변호사의 초대장을 받고 스완에서 살아남은 다섯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그 날 그 시간의 자신의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모임을 주최한 사람은 스완에서 목숨을 잃은 기쿠노 씨의 아들로, 어머니의 죽음에 의혹을 풀기 위해, 감춰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임을 주최한 것이다.

이 소설에서 독자는 이 다섯 사람들의 대화 내용을 꼼꼼히 읽어야할 필요가 있다. 전혀 연결 고리가 없을 것 같은 다섯 사람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들은 처음부터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무엇을 숨기려고 하는 것일까? 이 다섯 사람은 모두 처음부터 스완에서 사건이 벌어졌던 시각에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변호사도, 독자도 그말들의 진위여부에 대해 파악할 수 없다. 그리고 모임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그들은 하나 둘씩 드러내고 싶지 않은, 감추고 싶은 내용들을 말하기 시작한다. 육 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두려웠던 스완의 기억을 떠올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기억 저 멀리로 날려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 둘씩 진실을 향해 이야기를 떠난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자신이 취했던 행동을 떠올리는 것은 힘들다. 그러나 변호사 도쿠시다는 이들에게 사례비를 주고 그때 그 시간에 일어난 행동을 알고자했다. 주인공 이즈미는 그 당시 범인 유즈키에 붙들렸고, 유즈키는 이즈미에게 총구를 들이대며 희생될 다음 사람을 고르라고 한다. 만약 내가 이 입장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기회를 보면서 유즈키에게 반격을 가하겠다는 정의로운 생각을 했을까. 아님 오직 나 혼자만이라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을까..... 사람들은 이즈미의 상황을 이해하려하지 않고 돌을 던지려 한다.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들려오는 자신의 스카이라운지에서의 행동들....거기에 놀라운 반전이 도사리고 있었을줄이야.

모임에 나온 다섯 사람은 살아남은 그 자체가 힘겹고 고통스러운 사람들이다. 남들에게 결코 말할 수 없는 비밀. 그 비밀 때문에 평생 비극 속에서 살아갈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죄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평생을 정신적인 고통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낸 비극. 살아남았기 때문에 받는 고통......작가는 이 다섯 사람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하면서 사건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이즈미가 그토록 지키려고 했던 비밀에 관한 그 때 상황을 떠올린다. 자신을 스완으로 부른 친구 고즈에를 괴롭히는 그 시간의 일들. 그리고 타인을 벌레처럼 짓밟고, 기회와 능력이 있으면 남을 죽이고 일어서는 현대인의 이기적인 모습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 후 자살을 한다.

밝혀진 진실들.....누가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자신이 내렸던 결정. 그 결정은 자신은 비록 살아남게했지만 다른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 살아남았어도 평생 죄책감으로 고통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 어린 이즈미는 돌이킬 수 없는 스완에서의 선과 악이 뒤범벅된 상황을 다시 정리해서 쓰려한다. 평생 이 비극 속에서 고통받으려 살지않기로 결심한다. 부조리한 비극을 떠안고 가려 한다. 아니 뛰어넘어서려한다. 고즈에와 자신의 멋진 전진을 위해 진실을 호수 밑바닥에 감추려 결심한다. 이즈미의 바람대로 고즈에와 함께 힘을 합쳐 비극을 거꾸러뜨린 히로인들의 스토리를 만들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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