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할 수 없는 나라 일본 - 아베-스가 정권 언론통제 잔혹사
미나미 아키라 지음, 이상현 옮김 / 틔움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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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부의 언론에 대한 전략을 결정하는 데 아베-스가 정권의 언론통제 방식을 벤치마킹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입니다. 일본의 미나미 아키라라는 기자가 아베-스가 정권이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어떤 방식으로 교묘하게 억압하고 통제하는지 설명합니다.

질문을 통제하고, 언론사를 고르고, 대답을 하지 않으며, 기자의 개인적인 태도를 문제 삼고, 자료를 선별하고, 기자들을 갈라치기하는 등의 모습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일본에도 기레기와 비슷한 용어가 있다는 점이 약간 웃펐고, 우리나라에서도 기자들이 대정부 질문을 할 때 전략을 섬세하게 짜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에 다가가려는 집요함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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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신문노련이 2월 5일 낸 성명에서는 정부와 언론 사이에 정보량에 있어서 압도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국민을 대표하는 기자가 사실 관계를 하나도 틀리지 않고 질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비록 사실관계에 잘못이 있더라도 질문할 권리는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원칙론을 강하게 내세웠다. - P98

히로시마에서 달려온 주고쿠신문의 이시카와 마사요시(石川昌義)기자는 가케학원 이사장의 기자회견을 예로 들며 관저에서 일어나는 일이 각지로 확산하는 상황에 위기감을 드러냈다.

"언론에 제한을 가하는 행동이나 에티켓을 갖추지 않는 행태는금방 퍼집니다.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의 기자 회견이 오카야마에서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그 회견을 기억할 것입니다. 현지 기자회 소속 기자만 참석이 가능했고, 시간도 극히 짧았습니다. 이런 문제 있는 행동은 숨길 것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금방 확산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이번 사건의 뿌리에는 기자들 사이 연대를 끊으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사실 기자회는 하나가 되어 정보를 기사화하면서, 확고한 자세로 움직여야 합니다. 어떤 특정 기자를 지목해 ‘이 기자는 좋은 기자다‘, ‘이 기자는 문제 있는 기자다‘라고 말하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기자를 갈라놓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서로 의심하고, 감시하고, 회사끼리 서로 소통하지 않게 됩니다. 저는 그런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에는 어두운 역사가 있습니다. 우리가 그런 어두운 역사를 반복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왔습니다." - P104

정보의 출구를 매스미디어가 독점하던 시대만 해도 기자클럽에소속된 기존 미디어는 취재처와 관계에서 일정한 교섭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당사자가 SNS를 통해 자유롭게 글과 영상을올릴 수 있는 환경이 되었고, 기존의 규칙이나 표현법을 지키지 않는 인터넷 미디어도 정치가에 의해 선택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자회 소속 언론사의 협상력은 현격히 떨어지고 있다. 정치인 입장에서는 굳이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 언론사를 상대할 필요성이 없어진다는 의미다. 앞서 말한 총리실 기자회견 등 공식적인 취재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은 기존 언론과 취재처의 역학 관계 변화에 발맞춰 진행되고 있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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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과학 - 혐오 범죄를 일으키는 인간 행동의 어두운 비밀
매슈 윌리엄스 지음, 노태복 옮김 / 반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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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혐오 범죄자의 다수는 꽤 평범하며, 보통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편견과 혐오의 바탕을 이루는 토대는 누구에게나 있으니, 인간이라면 남을 해할 수 있는 치명적인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은 쉽게 혐오하도록 태어났는데, 거기에 더해서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도 혐오친화적(?)입니다.

우리의 편도체는 인간의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 쓸데없이 허위 경보를 계속 울리고, 이 허위 경보를 재설정하는 전전두엽 피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악한 소프트웨어 때문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뇌는 게으르기까지 해서 고정관념에 빠지기 쉽습니다. 자신과 다르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속한 집단과 접촉하는 것도 쉽지 않으니, 역지사지의 태도를 취하는 건 더욱 힘듭니다. 정치인들은 끊임없이 분열을 조장하는 사건을 자신의 세를 불리는데 이용하고, 온라인에서 한 번 필터버블에 갇히게 되면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은데, 극우는 알고리즘을 악용해서 온건한 사람들까지 이 버블 속으로 몰아 넣습니다. 관련기업들은 이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합니다. 혐오에 반대하는 대부분의 태도는 오히려 혐오를 부추기는 방향으로 흐릅니다.

게다가 이렇게 혐오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파악한다고 해서, 혐오 현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행동을 하기 때문입니다.그래서 티핑포인트를 정확하게 예측해서 다음 혐오 범죄자를 예측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 혐오의 토대가 되는 씨앗행동이 더 위험한 상태가 되기 전에 막을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우리의 뇌를 믿지 말고 판단에 의문을 던지며, 다른 사람들과 긍정적인 접촉을 늘리고, 쉽게 도덕적 분노를 표출하기보다는 자원봉사활동 등의 긍정적인 행동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선동에 놀아나는 것을 피하고, 기존의 관점을 고착시키는 필터버블을 터트리는 등의 행위를 통해서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읽기가 쉽지 않은 책이긴 했지만, 확실하게 안 것은 인간은 혐오에 상당히 취약하다는 것과, 인터넷 환경이 낙관론자들의 예측과는 달리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혐오를 혐오하는 행동은 혐오억제에 그렇게 좋은 방식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말 인고의 노력과 섬세한 태도 정교한 정책 등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책을 전체 읽기 힘든 분은 제일 마지막 장만 읽어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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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필터 버블 filter bubble(정보제공자가 사용자의 관심사에 맞춰 맞춤형정보를 제공해 생기는 정보 편식 현상-옮긴이)‘은 ‘에코 체임버echo chamber‘라는 용어와 종종 호환되어 쓰인다. 이 필터 버블에 관한 연구에서 밝혀지기로, 편파적인 정보 출처들이 비슷한 성향의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의 온라인 네트워크에서 증폭되는데, 이런 현상은 알고리듬이 반대성향의 게시물을 솎아내는 바람에 좀체 고쳐지지 않는다. 데이터 과학이 보여주는 바에 따르면, 필터 버블은 편견의 든든한 촉진제로서, 스펙트럼의 양측에 걸쳐 극단적인 관점을 강화하고 증폭시킨다. - P350

그렇게 온라인상에서자기 생각과 다른 관점에 노출되었을 때, 오히려 우리는 원래 믿는 바를 더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관용적인 태도를 지닌 이들은 혐오 발언으로 위협을 받을 때 더 진보적이 될 수 있고, 관용적인 태도가 부족한 이들은 혐오 발언에 반대하는 내용으로 위협을 받을 때 더 보수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P352

혐오 발언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물리적 행동의위력과 동일한 언어의 힘을 지적한다. 온라인 혐오 발언은 언표내적효력illocutionary force을 갖는다고 한다. 이 말은 구체적이거나 실제적인 결과가 뒤따르는 발화 내지 글쓰기 행위를 가리키는 용어다. - P371

혐오 발언 반대 게시물을 작성하는 일 또는 다른 이에게 작성을 권유하는 일과 관련해, 혐오 발언의 증가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 원칙들을 따라야 한다고 본다.

1. 모욕이나 혐오가 깃든 말을 삼간다.
2. 논리적이고 일관된 주장을 한다.
3. 틀리거나 의심스러운 주장에 대해서 증거를 요구한다.
4. 혐오 발언이 지속되거나 심해진다면(가령, 과도하게 모욕적이거나 위협하는 내용이 포함된다면 경찰이나 제3자에게 신고할 것이라고 알린다.
5. 다른 사람들도 혐오 발언 반대 활동에 동참하라고 권한다.
6. 계정이 거짓이거나 봇일 가능성이 있으면, 소셜미디어 회사에 연락해서 삭제를 요청한다. - P385

대안우파와 극우파는 기술을 중시하며 알고리듬의 힘을 잘 아는 기회주의자로서, 알고리듬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 대안우파는 마치 회사가 하는 방식으로 목표에 접근했다. 자기들의 사이트가 검색 엔진 순위에 가급적 높게 나오도록 만들고, 자기들의 소셜미디어 통계치를 끌어 올려서 눈에 잘 띄도록 만든다. 눈에 더 잘 띌수록 구글의 자동완성 기능, 페이스북의 광고 선택, 유튜브의 자동실행 그리고 트위터의 타임라인을 작동시키는 알고리듬들이 대안우파와 극우 페이지와의 링크로 연결되는 게시물을 더 많이 추천한다. 그래서 링크를 누르는 일이 많아지면 이것이 다시 알고리듬으로 피드백되어, 정보 생태계 내에서 편견 있는 내용이 더 깊이 자리를 잡는다. - P397

인터넷의 바탕을 이루는 기술은 혐오 집단을위한 메가폰 역할을 한다. 혐오 집단의 도달 거리를 늘리고, 충격을더 세게 만들고, 혐오 집단이 규제를 피하도록 돕는다. - P418

1950년대 이래로, ‘티핑포인트‘라는 용어는 대규모의 집단이 이전에는 드물었던 행동을 빠르게 채택하는 여러 상황들을 설명하는데 사용되었다. 멱법칙法則에 바탕을 둔 개념인 티핑포인트는 소수에 의한 작은 변화가 전체 인구에 엄청나게 극적인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음을 알려준다. 기자 겸 작가 맬컴 글래드웰Malcom Gladwell이 이원칙을 소문과 질병의 급격한 확산, 폭발적인 패션 유행 그리고 1990년대 뉴욕시의 극적인 범죄 감소에 적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사례들은 집단 행동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이 현상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와 달리 이 책의 주요 관심사는 내적인 티핑포인트이다. 즉, 신체적 및 심리적 특징들이 트라우마, 사건, 하위문화, 기술의 잔여물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한 개인으로 하여금 편견이 깃든 생각을 하는단계에서 벗어나 혐오 행동에 나서도록 만드는 지점이 이 책의 관심사이다. - P421

평균의 쓸모는 다수에게 통하는 조치를 개발하는 데 요긴하다는 것이다. 혐오 행동을 일으키거나 막는 구성요소의 일부를 고립시킨다면, 평균적인 사람이 의식적 편견과 같은 씨앗 생각 그리고 미시적 공격과 같은 씨앗 행동에, 그것들이 해를 끼치거나 더 위험한 상태로 발전하기 전에, 대처할 수 있다. 더 큰 규모로 보자면, 정책결정자들은 형사사법제도, 교육, 주거, 사회적 돌봄 및 의료 분야의 정책을 바꿔전체 인구 수준에서 혐오의 구성요소에 대처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혐오 범죄자에게 직접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가족한테는 그다지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개인적 변화와 정책 입안에 이바지하는 과학은 장래에 혐오 범죄가 일어나고 피해자가 생기는 일을 막을 수 있고 지금도 막고 있다. - P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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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입안자들에게 충고를 하나 주자면, 종교의 급진 분파를 직접 공격하고 불법화하지 말기 바란다. 그렇게 하면 집단뿐 아니라 개인 정체성에까지 위협을 가하게 되고, 그 결과 위협받는다는 느낌을 더 강화시켜서 오히려 개인을 급진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만다. 그 대신에 정체성 융합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 즉 의례적이고 집단적인 트라우마 경험을 공략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의례의 의미에 의문을 던져야 하고 공유된 트라우마의 타당성을 적절하게 조사해야 하며, 만약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면 트라우마를 공유하는 관행을 없애도록 노력해야한다. - P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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