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해 더는 존재하지 않는 관계라 해도 한 사람의 마음속에 간직한 관계의 조합을 통해 현재의 사회적 단절감을 조금은 완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수년 동안 이어지는 만성적인 외로움의 문제 중 하나는 이렇게 마음으로 그리는 관계를 회복시켜줄 기능이 없다는 데 있다. 아마도 마음속에 떠올리는 의미 있는 관계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힘든 어린 시절과 연관이 있는 어쩌면 영구적일지 모르는 외로움을 비롯하여 노년과 치매 환자의 외로움에 대해서도 시간과 기억은 더 많은 연구와 탐색이 필요한 가장 핵심이 되는 영역이라 할 수 있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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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응이란 ‘정신질환‘이라고 불리는 것이 인간의 경험과 존재 방식의 다양성임을 단언하는 것이다. 다양성이 발휘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그런 차이가 개인에게 내재되어 있는 [어떤 본질적인] 오작동의 결과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차이를 수용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되지 않은 사회 때문이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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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사람‘이라는 낭만적인 시선에는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관계를 나타내는 위험, 불안정, 지배, 통제가 깔려 있기 쉽다. - P104

‘영혼의 동반자‘라는 개념은 고통스러운 것이다. 이성 간의 친밀함에 대한 어떤기대치를 설정하는 동시에 격정적인 파괴만을 낳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둘의 관계에서 위험한 수준의 학대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열렬히 사랑받는다는 생각에 열정의 수위가 사회 관습이나 행동 규범까지도 대체해버릴 수 있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설정이 10대 소녀들이나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21세기 소설에도 넘쳐난다는 사실이다. - P122

오늘날은 사람들을 지배하던 절대적인 종교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개인 발전을 지향하는 개인주의적인 사고가 늘어나게 되었다. 또한 대중 소비주의와 세계화가 시작되고, 그를 통해 태어나면서부터 개인을 세상과 대치시키는 개인주의적인 완성과 만연하는 심리적 담론에 주목하게 되면서, 로맨틱한 사랑을 영혼과 정신, 심리 그리고 신체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천으로 여기게 되었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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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환자의 해방운동에서 의식화는 ‘정신의료 시스템‘의 핵심 가설, 즉 누군가는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고, 그들에게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의료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가설 자체를 해체했다. 토머스 사즈 등에게서 영감을 받은 당시의 담론은 정신의학을 사회적 통제의 한 형태로 보았다. 사회가 달갑게 여기지 않는 행동을 의료화해 ‘치료‘를 위한 구실로 만들고, 정상적인sane 행동 방식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참여자들은 서로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정신의료 시스템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지않았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 P51

생존자 담론에 함축된 의미는 분명하고 강력하다. ‘환자‘라는 용어, 그리고 그 용어에 담겨 있는 의존성과 취약성의 의미는 생존자 담론에서 마침내 폐지된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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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인들은 성서 시대부터 그리스도를 ‘하느님의 아들‘, ‘성자 하느님‘ 등으로 일컫곤 했다. 그리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세례를 베풀었다. 그러나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곧 예수가 어떤 의미에서 하느님인지, 또 성부와 성자, 그리고 성령의 관계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 논의할 여유는 313년 밀라노 칙령 이후에야 비로소 마련되었다. - P149

그리스도교 역사의 첫 몇 세기를 흔히 ‘교부 시대‘ patristic period라고 한다. 교부들은 그리스도교 역사상 처음으로 성서를 주해하는 원칙을 세웠고, 교리를 설명하기 위한 정제된 언어를 확립했다. 또 그리스 철학의 방법론과 풍요로움을 차용하여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것을 보다 깊이 있고 분명하게 이해하는 길을 열어주었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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