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뷰 - 제1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우신영 지음 / 다산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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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하지만 고백하자면 작년에 문경민 작가의 지켜야 할 세계로 처음 혼불문학상 수상작을 접했다. 창작물에 대한 의심보다는 상 받은 작품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의도적으로 피한 결과였다. 이때 접한 책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사회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포함하고 있으면서도 서사적 구조와 끝까지 독자를 끌고 가는 필력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올해도 제1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우신영 작가의 시티-뷰가 뽑혔다는 소식에 이렇게 소개한다.



<작가 소개>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명지대학교와 인천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올해 8월에 동화 『언제나 다정 죽집』으로 제30회 황금 도깨비상을, 9월에 장편소설 『시티 뷰』로 제14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또한 10월에 <맨홀에 빠진 앨리스>를 출간하여 단숨에 독자들에게 성큼성큼 다가온 작가이다. 국어교육과 출신답게 작품에서 다루는 단어에서 일반적이지 않음이 돋보이는 저자이다.



<등장인물>


​이석진 : 수미의 남편이며 내시경을 담당하는 내과 의사이다. 가난하고 평탄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으며 집을 벗어나기 위하여 의사가 되었다.

염수미 : 로펌을 운영하는 부모님 아래에서 자랐으며 어릴 때 발레를 하다가 포기하고 호주로 건너가 필라테스를 시작하여 지금은 석진과 결혼하여 두 아들을 둔 엄마이자 필라테스 원장.

주니 : 수미의 어린 연인으로 여자친구와 동거 중이며 헬스 트레이너.

백유화 : 조선족 여자이며 매번 주기적으로 면도 칼을 삼켜서 주기적으로 석진에게 오는 여자.


사실 이 책은 줄거리라고 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 소설의 배경은 잠들지 않는, 늙지 않는, 자신만을 반사하는 송도 신도시에서 사업 수완도 좋고 화려한 수미와 키도 작고 딱 공부만 잘한 석진이가 십여 년째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부부 사이에 문제없이 잘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에게도 영락없이 안나카레리라 법칙이 적용되고 있다. 어쩌면 이곳에 나오는 그 누구보다 문제가 많달까.



이런 문제를 나름의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수미는 거의 스무 살 정도 차이가 나는 연인이 있는 남자를 꾀어 텅 빈 마음을 채우면서 가정을 지켜나간다. 석진도 어린 시절의 문제, 많이 기운 결혼 등으로 인한 문제 등으로 인하여 항상 영혼이 없이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 페이 닥터로 지내는 것에 대한 자격지심까지 있다. 그가 일하는 곳에 주기적으로 면도날을 삼키고 오는 여자가 있는데 마지막 출근날까지 그녀가 온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아내와 상의하여 처가의 도움으로 자신과 아내의 이름을 섞어 병원을 하나 차린다. 숫기라고는 전혀 없는 석진인데 심지어 옆 건물에 사업 수완 좋은 사람이 똑같이 내과를 차린다. 읽다가 보면 옆 병원을 차린 사람에 대하여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이런 그를 구제해 준 사람은 수미였다. 그가 결혼하기 전에 했던 봉사활동을 다시 시작하고 SNS 홍보를 하라고. 나머지는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고.



의료자원봉사를 나간 곳에서 석진은 뜻밖의 사람을 만난다. 바로 매번 유화이다. 언제나 반듯한 몸, 남에게 책잡히지 않을 우아한 행동 등에 대한 강요를 당하던 석진은 유화를 만나면서 살아있다는 감정을 받게 된다. 그런 유화는 생각보다 많은 비밀을 가지고 있다. 나중에 석진이가 알았을 때 몸이 떨릴 정도의 비밀. 사람의 삶에서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했던가. 이들에게도 서로가 속이고 있던 것들의 베일이 하나씩 벗겨진다. 과연 이들이 숨기고 있던 비밀은 무엇이고 이들의 앞날은 어떻게 흘러갈까?



"신데렐라는 원래 힘들었어. 인마. 어차피 힘들 거면 재투성이 옷 입고 힘든 것보다 골프웨어 입고 힘든 게 낫잖아?"

-p.174


제1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우신영 작가의 시티-뷰는 사실 줄거리가 큰 의미가 없다. 단순하게 줄거리만 보자면 여느 막장 드라마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에 중점을 두면, 읽고 나서도 상당한 여운이 남는다. 그 이유는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모두 심각한 결핍을 가지고 있으며 조금씩 모두 부도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멍이 숭숭 뚫린 인물들이 어떻게든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보고자 최선을 다하여 자신도, 타인도 속여가면서 사는 모습을 보며 독자는 스스로를 투영하게 될 수밖에 없달까?


"이 건물 말이에요. 꼭 노아의 방주처럼 생겼어요. ……(중략) 선택받은 자들만 탈 수 있다고 했죠."

-p.201



이런 이들과 정면으로 대결구도에 놓인 사람은 유화의 남자친구인 해룡이이다. 작중 등장인물 중 가장 도덕적이며 비밀도 없고 모든 이들의 입에서 착하고 따뜻하다는 평을 받는 그. 그는 한국으로 넘어와 한껏 움츠러든 유화가 잘 적응하게 도우면서 그녀와 가정을 꾸리기 위하여 빌딩 창문 청소하는 일을 하게 된다. 모두가 주변을 더럽히며 하늘을 위하여 올라가려고 할 때 그만은 빌딩 꼭대기에 밧줄을 묶고 아래로 내려오면서 도시를 깨끗하게 만든다.



"유혹의 결과는 귀찮았지만 유혹할 수 있는 자신의 역량을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흥미진진했다."

-p.189


개인적으로 결혼 후 외도하는 것에는 어떠한 참작 사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처음에 수미의 외도를 보면서 상당히 거북한 마음으로 읽었는데 막상 끝을 향해 달려가다가 보니 가정을 향한 가해자로 보였던 그녀 또한 상당한 피해자였기에 묘하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강박, 욕망, 향유, 절망, 공허, 결핍, 상처, 추락, 자본, 계급까지 우리의 현실에서 매일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는 문제들의 총체적 합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삶은 마지막까지 진행형이었다.


제1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우신영 작가의 시티-뷰는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작가들이 심사한 후 뽑은 작품이다. 은희경, 전성태, 이기호, 편혜영, 백가흠, 최진영, 박준 등. 마지막에 심사평이 실려 있는데 한 작품을 읽고 각자가 느낀 포인트가 다르다는 것을 보며 이 책에 더 마음이 갔다. 하나의 도서를 보고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만 하게 만드는 책보다는 각자의 시각에서 재해석할 수 있는 작품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팍팍한 현실을 살면서 나에게만 특별하게 더 불행이 찾아온다고 느끼는 분이 읽는다면 꽤 힘을 얻을 수 있다.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시티뷰 #우신영 #다산북스 #제14회혼불문학상수상작 #한국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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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기억
티나 바예스 지음, 김정하 옮김 / 삐삐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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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이 암보다 더 두려워하는 병은 단연코 치매나 알츠하이머 등의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자신까지 머릿속에서 사라져 가는 기억을 잃는 병이다. 최소한의 인간의 존엄성조차 지킬 여력이 없고, 최종적으로 가족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게 만드는 병. 티나 바예스의 나무의 기억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할아버지가 우리 집에 살면서 일어나는 일을 열 살짜리 소년의 눈으로 묘사한 책이다. 온 가족이 모여 사는 모습과 맞벌이하는 부부로 인하여 한국인이 보기에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아 심리적으로 공감되는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티나 바예스 작가 소개>



작가이면서 번역가이자 편집자이다. 카탈루냐어로 된 단편소설을 소개하는 웹사이트인 「유리 종이」의 공동 운영자이며 어린이 청소년 문학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성인을 위한 작품으로 『라발의 비행기』와 2013년에 메르세 로도레다 소설 문학상을 수상한 『독주 한 잔과 가장 긴 훈계』 그리고 『바르셀로나에 온 비둘기 선생님』이 있다. 『나무의 기억』은 2017년 아나그라마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곧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어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좋아해도 되나요?"

"그럼, 물론이지."

"그런데 엄마 아빠는 왜 좋아하지 않아요?"

"우리는 생각을 좀 정리해야 하거든."

아빠가 엄마 손을 꼭 잡으면서 대답했다.

아빠 엄마가 방을 나가고 나서 나는 영어 숙제를 끝냈다. 

그런데 보통 때의 내 글씨체가 아니었다.

평소보다 작았다.

-p.21



스페인 소설 티나 바예스의 나무의 기억은 다른 지역에 사는 조부모님이 주인공인 잔의 집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시작된다. 할아버지는 치매에 걸리셨고, 할머니 혼자서 돌보기에 벅찼기 때문에 집을 합치게 된다. 아빠는 대학교수이며 엄마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시계공이셨던 할아버지의 이름은 조안이며 잔은 조안에서 O가 빠져 있다. 처음에 어른들은 잔에게 할아버지의 상태를 말하지 않고 비밀에 부친다. 그래서 발생하는 침묵에 아이는 점점 눈치며 함께 침묵에 빠져들게 된다.



아빠는 우리가 강해져야 하고 

할아버지가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나중에 우리의 마음도 좋을 거라고 했다.

'나중에'라는 말을 나는 못 들은 척했다.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은 척했다.

-p.127



이들은 각자의 역할이 정해져 있었는데 부모님은 밖에서 일하는 역할, 할아버지는 잔의 하교를 도우며 할머니는 집안일을 도맡아 하신다. 매일 등하교를 하면서 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변해 간다. 딱히 잔은 이를 눈치채지 못했는데 어느 날 하굣길에 매일 들고 오시던 간식을 깜빡하고 오시고 점점 기억을 잃는 바람에 잔도 할아버지의 상태를 알아차리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잔은 할아버지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부모님도, 할머니도 마찬가지이다.


​​

우리는 할아버지가 기억을 잊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모든 준비를 다 해놓았다.

-p.127



물론 이들도 조안의 행동으로 인하여 화도 나고 짜증도 나지만 모두 병 때문이며 병이 잘못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서로를 다독이고 보듬어 준다. 책장이 넘어가는 내도록 지금은 흔적도 남지 않은 할아버지의 버드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야기가 꽤 슬프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것이 우리의 삶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의 소재가 나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마지막까지 읽고 나면 주제가 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너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했을 수도 있겠구나."

나에게 더는 이야기해 주고 싶지 않고 

더는 대화할 게 없다는 말이 아니라, 

할아버지 이야기를 내가 모두 기억해서 

기쁘다는 말이라는 걸 이해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p.144


처음에는 이야기가 너무 따뜻하게 흘러가서 이 가족들에게 들이닥친 일에 대하여 잠깐씩 잊으면서 책을 읽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열 살의 자그마한 소년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마음이 먹먹해지게 된다. 엄마 아빠가 할아버지의 상태가 심각해진 것을 알아차리게 하지 못하도록 노력하는 것과 스스로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자그마한 말과 행동들로 독자들로 하여금 저절로 연로하신 자신의 아버지나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적시게 만든다.


"할아버지가 나무라고 생각했다.

버드나무는 번개로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나무도, 그루터기도 남아 있지 않게 되면

나도 할아버지를 그리려고 

내 손가락을 초록색 분필로 물들일 것이다."

-p.219


내도록 나무의 기억이라고 하여 어린 시절 조안의 소중한 나무와 나무로부터 얻는 지혜 혹은 할아버지와의 추억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읽다가 보면 그 의미는 가족이며 나의 뿌리이며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치매를 말할 때 흔히 유전적으로 몇 퍼센트, 생활 습관에 따라 몇 퍼센트라고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절반의 확률이다. 걸리느냐 걸리지 않느냐. 이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로 인하여 이 책은 세상의 모든 부모님과 자녀가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무의기억 #티나바예스 #삐삐북스 #김정하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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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전쟁 - 세계 경제 패권을 향한, 최신 개정판
왕양 지음, 김태일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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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위하여 경제 공부를 하다가 보면 가장 어려운 부분이 환율이다. 단순한 개념인 화폐 간의 교환 비율이 어렵다기보다 그에 따라 정책, 금리, 투자 방향 등이 모두 이어진 것이 원인이다. 단순히 각종 무역을 통한 수지에서 점차 주식, 채권, 환차익 등으로 관심 분야가 뻗어나가고 있는 현실에서 눈 뜬 봉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렵더라도 반드시 알아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오늘은 환율과 그에 따른 금리, 투자, 환차익, 국제 정세까지 이해하기 쉽게 나온 책이 있어 가져왔다.



왕양의 세계 경제 패권을 향한 소리없는 세계의 부 쟁탈전 환율전쟁은 장단점이 매우 명확한 도서이다. 일단 이 도서의 장점은 구조와 부드러운 내용이다. 일반적인 경제 서적은 초반부터 하나씩 빌드업을 하여 마지막에 모든 것이 완성되는 구조를 띄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용어를 포함한 내용 또한 숫자를 통한 증거 기반인 학문임을 스스로 나타내듯 딱딱하기 그지없다. 이 책은 1장에서 전체적인 개념을 충분하게 설명하여 역사 부분으로 들어가는 구조이다. 즉, 앞부분에서 개념을 잡고 역사적인 사건들을 시대 순으로 나열하여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한다. 



"믿으면 존재하고 믿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이 화폐의 가치다."

-p.31


가장 기본적인 개념으로만 보자면 국가는 침체된 경기 회복을 위한 정책으로 시중에 통화를 늘리는 정책을 편다. 이때 당연하게 금리는 낮아지고 기업의 투자와 소비가 촉진되며 환율은 상승한다. 이 과정이 지속되면 시중에 통화가 과하게 포진되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이를 잡기 위하여 금리를 올리고 환율은 하락하고 기업의 투자와 소비가 감소하며 시중의 돈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편다. 이 과정을 글로 적으면 이렇게 간단하지만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쉽게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하여 역사적 예시를 여러 건 가져온다.


"본인이 소유한 부를 자발적으로 한 화폐에서 다른 화폐로 바꾸도록 만드는 것은, 칼날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한 국가의 부를 탈취하는 것과 같다."

-p.119


그 첫 번째는 인류 역사상 첫 환율전쟁으로 꼽히는 북송과 남송으로 나누어진 중국을 금나라가 무너뜨린 과정을 화폐적인 관점에서 설명한다. 그동안 군사적·정치적·외교적인 힘의 논리에 의해 금나라가 북송을 멸망시킨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폐의 저주에 걸린 북송 즉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곳에 상업적 수완이 뛰어난 남송 사람들의 역할이 컸다는 것은 의외였으며 그 과정은 충격적이었다. 좀 웃긴 부분은 이 과정을 충분히 본 금나라마저 후에는 지폐의 저주에 걸려서 망했으며 그 전철을 원나라도 밟았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이것은 마치 영화 <씬 레드라인 : The Tfhin Red Line>의 한 장면처럼 군관이 수류탄을 던질 때 핀을 잘못 뽑아서 스스로 자신을 죽인 것과 별 차이가 없다."

-p.217


​두 번째 장점은 바로 딱딱하기 그지없는 경제 정책과 그에 따른 각국의 역사를 설명하는데 꽤 많은 문학 서적과 영화 그리고 유명인의 말이 인용되어 있는 부분이다. 얼핏 생각하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실제로 이런 문장 하나로 인하여 전체적인 내용이 하나로 그려져 이해하기가 매우 쉬웠다. 3장에 가면 경제 신문 공부를 조금이라도 해 본 사람은 한 번쯤은 들어봤을 각국의 경제 위기의 배경과 과정 그리고 결과에 관한 설명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생소했던 라틴아메리카의 비극이 가장 인상 깊었다.


"환율은 자금이동의 윤활유로서 세계경제체제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p.331


이 도서의 단점은 이 책은 14년 전에 쓰인 부분이다. 하지만 지나온 더 먼 과거의 역사와 정책에 관한 부분은 변하지 않으니 큰 상관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시간이 흐른 덕분에 저자가 말하는 부분 중 어떤 부분은 진실로 드러났으며 어떤 부분은 저자가 말하는 것과 조금 다른 부분도 볼 수 있다.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는 달러를 대체할 화폐가 없다고 하는 부분인데 물론 당장은 이 말이 맞다. 그러나 지금 국제 정세를 보면 페트로 달러가 무너지고 있고 위안화 결제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은 좀 달라진 것 같다.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응용해 현재의 환율체제를 표현한다면, 이 체제에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그래도 가장 합리적이다. 그러나 이것이 개선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우리는 반드시 어떠한 혁신과 발전일지라도 그 길에는 우여곡절이 있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p.388


​경제 서적 중에 오래간만에 즐겁게 읽은 도서이다. 보통 어려운 경제, 과학, 역사 서적을 볼 때면 수없이 검색과 필기가 동반된다. 그러나 왕양의 세계 경제 패권을 향한 소리없는 세계의 부 쟁탈전 환율전쟁은 검색 없이 이해가 가능한 책이었다. 게다가 딱딱한 내용뿐만 아니라 음모론 등 호기심 가득한 내용까지 다루고 있어 집중력이 배가 되었다. 뉴스나 경제 신문에서 하는 말을 듣고 '아 그렇구나'가 아닌 '다음에는 이렇게 흘러가겠구나'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싶은 분이라면 그 첫걸음 책으로 이 도서를 추천한다. 


​#환율전쟁 #왕양 #평단 #소리없는세계의부쟁탈전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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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플라이트
줄리 클라크 지음, 김지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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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밀리의 서재에서 출간한 뒤 큰 인기몰이를 했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줄리 클라크의 라스트 플라이트가 2024년 밝은세상에서 재출간되었다. 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재출간이라는 과정을 겪을 정도라면 출판사가 나름의 자신감이 있는 책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게다가 전 세계 28개국에서 출간되었으며 미국에서만 70만 부, 독일에서 50만 부 이상 판매된 저력을 가진 도서이다. 사실, 이런 수식어보다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제목이었다. 왜 마지막 비행일까 하는 상상력의 발로라고나 할까?




아마존 에디터가 뽑은 최고의 스릴러 라스트 플라이트의 저자인 줄리 클라크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 모니카 출신이다. 산타 모니카는 우리에게 드라마 상속자들 초반에 배우 이민호가 살던 집이 있는 지역으로 익숙하다. 퍼시픽 대학을 졸업하고 버클리 대학교 체육학과에 근무하다가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2018년 <The One We Choose>로 데뷔했으며 2020년 라스트 플라이트, 2023년 단편 모음집 <The Heart of a Mother>을 출간했다. 



"우리가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과 실제로 살아가는 모습은 많이 다르다. 우리가 아무리 감추려고 애써도 결국 본질을 모두 감출 수는 없다."

- p.227


재벌가이자 유명 정치인의 아들 로리 쿡과 그의 아내 클레어. 로리는 어머니의 뒤를 이어 정계에 발을 딛고 싶어 하며 사업과 께 자선 단체 활동도 열심히 한다. 외부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로리이지만 성격상 자신의 뜻에 반대하는 것을 절대로 참지 못한다. 이것은 아내에게 가장 강력하게 발동되는 성향이다. 결혼 후 2년 만에 시작된 폭력을 더는 참기 어려워 친구 페트라의 도움으로 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남편에게서 벗어나고자 한다. 드디어 모든 것이 준비되고 떠나려는 클레어. 그녀의 도주 계획은 로리에게 발각이 되어 위기에 처한다.



"도망자들은 늘 앞쪽이 아니라 뒤쪽에 신경 쓰기 마련이다."

- p.9


​이바는 수녀원에서 자랐지만 머리가 좋고 공부를 잘하여 버클리 대학교 화학과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게 된다. 가족에 대한 결핍 때문인지 학교에서 존재감이 미약해서인지 쿼터백 웨이드의 접근에 눈이 멀고 만다. 모든 여학생의 선망의 대상인 남자의 여자 친구. 이런 이바에게 웨이드는 약을 만들게 하고 이는 바로 학교에 걸리고 만다. 갑부집 아들이었던 웨이드는 징계 없이 끝났지만 그녀는 퇴학 조치가 내려진다. 오갈 데 없는 그녀에게 약 판매를 주로 하는 덱스가 접근하게 되고 그의 그늘 아래에서 약을 제조하며 산다. 이런 그녀에게 어느 날 접근한 요원 카스트로.



"당신이 원하는 모든 건 두려움의 뒷면에 있어요."

-p.164


증인 보호 프로그램마저 거부한 카스트로와 변심을 확인하는 순간 숨통을 끊어버릴 덱스를 벗어나려는 이바와 도주의 계획이 완벽하게 남편에게 발각된 클레어. 이들이 공항에서 만난다. 아무런 약속도 없이 우연하게. 그리고 서로의 티켓을 바꾸어 비행기에 탑승한다. 서로 자신들의 뒤를 쫓는 사람에게서 무사히 도망쳤다는 안심을 하는 찰나 이바가 탄 비행기가 플로리다 인근 대서양에서 기체 결함으로 추락하고 만다. 이 추락으로 그녀의 생존 여부는 불투명해진다. 하지만 항공사에서 클레어의 자리에 아무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는데...그녀는 기체 밖으로 튕겨나간 것일까? 이바의 죽음으로 클레어는 안전해졌을까? 



"우리 둘 다 <기묘한 금요일>의 미션이 필요할 것 같지 않아요?"

- p.68


개인적으로 이 소설은 읽으면서 두 가지 정도 특징을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로는 클레어와 이바의 이야기이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이바라는 것이다. 사실, 처음 출판사 서평을 보면서 당연하게 사회적 인지도가 높은 클레어가 주인공 오브 주인공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스토리 자체도 그녀들이 서로 한 챕터씩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읽고 책을 덮고 나면 세상의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클레어가 받고 있지만 이바의 목소리가 훨씬 귀에 오래 남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삶은 열심히 굴리면 목적지에 도달하는 굴렁쇠가 아니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핀볼에 가까웠다."

-p.118


두 여자가 번갈아가면서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도 클레어는 폭력적인 남편에게 초점이 맞춰져 그에게 어떻게 벗어나는가에 중점을 둔 것이라면 이바는 현재에 이르는 자신의 생애 전반 즉, 약물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일로 인하여 매일 내 목이 제대로 붙어 있는지 확인해야만 하는 스릴 넘치는 상황에 집중되어 있다. 둘 다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좀 더 적극적이고 스토리 자체에 볼륨을 주는 인물은 이바이다. 이 책을 영상으로 만든다면 표면상으로 투톱 체제이지만 실제로 인기몰이를 하는 쪽은 클레어 쪽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내가 이 여자에 대해 아는 건 세 가지뿐이다.

이름, 생김새, 그리고 오늘 아침에 

푸에르토리코행 항공편을 예약했다는 것이다.

여자는 나에 대해 전혀 모른다.

어쩌면 이미 길이 엇갈렸을지도 모른다."

-p.8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줄리 클라크의 장편소설 라스트 플라이트의 특징 두 번째로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프롤로그는 보는 즉시 뒷장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만드는 동시에 화자가 누구인지 알려주지 않아 독자로 하여금 초반에 굉장한 오해를 하도록 만든다. 에필로그는 아무리 앞을 스킵하고 읽더라도 본문을 읽지 않으면 매우 뻔한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 게다가 미리 당부를 드리자면 에필로그를 정말 잘 읽어야 한다. 앞부분을 읽듯이 훅훅 읽어버리면 본문을 읽더라도 이상한 결론을 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에필로그에 꽤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작가가 밥상 다 차려 놓고 독자는 편하게 떠먹을 수 있는 도서를 선호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면 이 부분에 꽤 만족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책의 결말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클레어의 여러 선택들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 온실 속 화초 같은 모습이 오히려 일상적인 모습에서는 굉장히 현실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재벌가의 아내로서 외부 일을 했던 이라면, 그리고 남편에게 잡히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의 도주라면 조금 더 날카로운 시선을 가지는 것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마지막까지 반전의 반전의 반전이 이어져 독자가 끝까지 긴장된 마음을 유지하게 만든다. 심장 쫄깃한 스릴러 물이 고픈 분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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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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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5
엘리스 피터스 지음, 이창남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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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워서 야금야금 읽던 캐드펠 수사 시리즈 그 다섯 번째 이야기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에 도달했다. 아직까지 북하우스에서 출간된 것은 여기까지이고 앞으로 순차적으로 다섯 작품씩 출간한다고 하는데 기다리는 동안 목이 기린만큼 길어질 것 같다. 비슷한 느낌을 갖는 독자들의 목이 빠지기 전에 6권을 출간해 주길 기원해 본다. 그럼 당분간 소개할 수 없을 역사추리소설의 진수를 보여준 북하우스에서 출간한 엘리스 피터스 작가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5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작품의 세계로 들어가 보겠다.






4권의 마지막에 모드 황후가 잉글랜드 데번 주 애런델 부근의 성으로 입성하였다는 언급에 이에 따른 난리를 예상했으나 아직은 조금 더 묵혀둘 예정인지 이번에는 다른 내용이었다. 아! 애런델은 그 유명한 아가사 크리스티의 고향이라고 한다. 저자인 엘리스 피터스의 평가에 아가사 크리스티를 넘어선다는 평가가 있어서인지 이 부분이 묘했다. 엘리스 피터스는 필명이며 그녀의 본명은 에디스 파지터이다. 그리고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슈롭셔 주는 그녀의 고향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시리즈는 정치적인 사안으로 쫓기든, 누명을 써서 쫓기든 억울함을 극복한 연인들이 항상 존재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번에도 이런 연인이 등장했으며 아마 지금까지의 그 어떤 연인보다 절박한 상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캐드펠의 활약은 이번에도 넘쳐났지만, 하이라이트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마크 수사였다. 1권에서 그렇게 어리바리한 어린 마크 수사의 선하고 신중한 마음이 눈이 부시도록 빛나는 편이어서 꽤 만족스러웠다. 





예순을 바라보는 늙은 남작 휴언 드 돔빌과 열여덟 살 소녀 이베타 드 마사르의 결혼식. 물론 사랑은 아니다. 고아이면서 엄청난 재산을 가진 소녀의 보호자인 숙부이자 후견인인 고드프리드 피카르와 애그니스 피카르와 남작과의 거래에 의한 계약의 의미인 결혼식이다. 이 소녀와 서로 사랑에 빠진 조슬린 루시. 남작의 조카 사이먼 에궐스와 가이 그리고 조슬린은 남작의 향사이며 절친이다. 이 결혼으로 인하여 기쁜 사람은 남작과 숙부 그리고 숙모뿐이다. 이들은 예식을 위하여 슈루즈베리 수도원으로 오게 된다.


조슬린과 이베타는 캐드펠의 작업장 앞에서 결혼식 전에 만났지만 바로 숙모 애그니스에 의해 끌려간다. 이후 조슬린은 남작에게 해고를 당하고 신부의 목걸이를 훔친 도둑으로 몰려 잡혀가게 된다. 가는 도중 도주를 하게 되고 사이먼의 도움을 받아 수색대의 눈을 벗어나 세인트자일스 나환자들이 있는 병원으로 잠입한다. 그러나 갑자기 결혼식 당일 신랑이 될 휴언이 예식에 나타나지 않게 되고 혹시 모를 사고를 걱정하며 그를 찾아 나서게 된다. 하지만, 그는 싸늘하게 식은 주검으로 발견되며 조슬린은 절도에 이어 살인 혐의까지 받게 된다.


과연 조슬린이 범인일까? 아니라면 그는 어떻게 혐의를 벗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범인은 누구일까? 그와 이베타는 숙부와 숙모를 설득하여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아니면 그들의 사랑은 존경을 담은 존중으로 이어질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특별한 범인은 없어 보이고, 혹시 이 사람일까 하는 의혹은 품은 인물은 큰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사건이 하나 더 발생하는데 이 사건으로 인하여 독자는 더욱 범인을 유추하기가 힘들어진다. 게다가 마지막에 엄청난 반전이 있어 헉하는 마음까지 들었다.



지금까지 북하우스에서 출간한 엘리스 피터스 작가의 역사추리소설 캐드펠 수사 시리즈 5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줄거리를 살펴보았다. 앞선 작품은 미스터리한 부분을 강조시켜 서사적으로 이끌어갔다. 반면 이번 작품은 마음에 물결을 일으키는 문구들이 많았다. 삶을 살면서 누구나 한 번 이상은 숙고하던 부분이기에 어떤 사람이든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그중 마음에 남았던 두 가지 정도만 소개해 보려고 한다. 



"죽음은 우리의 일상과 함께 있지요. 우린 그것이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고. 단순한 두려움이 아니라 신 앞에 이르는 과정 중에 누구나 겪어야 하는 경험으로 말이지요."

-p.140


이 문구를 보는 순간 이전에 백상예술대상 수상 소감에서 조현철 배우가 죽음을 앞둔 아버지에게 전하는 말이 생각났다. 그는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죽음은 존재 양식의 변화일 뿐이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영원한 이별이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순간에 다가올 때가 많다. 불과 어제 발생한 충격적인 비행기 추락 사고만 보더라도. 사실, 생물에게는 생존의 본능이 기본적으로 있기에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지만 요즘처럼 예측 불가한 시대에는 누구나 이 말에 눈길이 머물게 된다.


"여기서 지내다 보니 행복이란 의미 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잡아낸 무언가를 모아두었다가 나중에 추억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p.22


행복을 목표로 행동하거나, 행복을 찾으려고 여정을 떠나거나 하는 등 수많은 사람이 행복을 삶의 최우선으로 둔다. 돈, 사랑, 우정, 명예 등등 수많은 것이 우선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도 결국 따지고 보면 스스로 이것들을 쟁취하면 행복해질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본문에서는 행복의 의미를 조금 다르게 말한다. 지금 스스로 정한 목표를 향해 옆을 돌아볼 시간도 없이 달려가는 자신을 느낀다면 스스로 행복을 언제 느끼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만드는 문구이다.


그 외에도 역사추리소설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본문에는 주옥같은 말들이 쏟아진다. 그동안의 4권까지에도 삶의 황혼기에 접어든 엘리스 피터스의 삶의 지혜가 녹아 있었지만 유독 다섯 번째 이야기에서는 더 많은 느낌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이 따스해지면서도 아팠던 5권으로 마음에 남을 것이다. 즐거움을 위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펼쳤다가 묵직한 삶의 지혜까지 덤으로 얻었다. 얼른 다음 권이 출간되길 기다리며 짧은 순간에 달려온 캐드펠 수사 시리즈 서평은 여기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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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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