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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전쟁 - 세계 경제 패권을 향한, 최신 개정판
왕양 지음, 김태일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24년 9월
평점 :
투자를 위하여 경제 공부를 하다가 보면 가장 어려운 부분이 환율이다. 단순한 개념인 화폐 간의 교환 비율이 어렵다기보다 그에 따라 정책, 금리, 투자 방향 등이 모두 이어진 것이 원인이다. 단순히 각종 무역을 통한 수지에서 점차 주식, 채권, 환차익 등으로 관심 분야가 뻗어나가고 있는 현실에서 눈 뜬 봉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렵더라도 반드시 알아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오늘은 환율과 그에 따른 금리, 투자, 환차익, 국제 정세까지 이해하기 쉽게 나온 책이 있어 가져왔다.
왕양의 세계 경제 패권을 향한 소리없는 세계의 부 쟁탈전 환율전쟁은 장단점이 매우 명확한 도서이다. 일단 이 도서의 장점은 구조와 부드러운 내용이다. 일반적인 경제 서적은 초반부터 하나씩 빌드업을 하여 마지막에 모든 것이 완성되는 구조를 띄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용어를 포함한 내용 또한 숫자를 통한 증거 기반인 학문임을 스스로 나타내듯 딱딱하기 그지없다. 이 책은 1장에서 전체적인 개념을 충분하게 설명하여 역사 부분으로 들어가는 구조이다. 즉, 앞부분에서 개념을 잡고 역사적인 사건들을 시대 순으로 나열하여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한다.
"믿으면 존재하고 믿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이 화폐의 가치다."
-p.31
가장 기본적인 개념으로만 보자면 국가는 침체된 경기 회복을 위한 정책으로 시중에 통화를 늘리는 정책을 편다. 이때 당연하게 금리는 낮아지고 기업의 투자와 소비가 촉진되며 환율은 상승한다. 이 과정이 지속되면 시중에 통화가 과하게 포진되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이를 잡기 위하여 금리를 올리고 환율은 하락하고 기업의 투자와 소비가 감소하며 시중의 돈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편다. 이 과정을 글로 적으면 이렇게 간단하지만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쉽게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하여 역사적 예시를 여러 건 가져온다.
"본인이 소유한 부를 자발적으로 한 화폐에서 다른 화폐로 바꾸도록 만드는 것은, 칼날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한 국가의 부를 탈취하는 것과 같다."
-p.119
그 첫 번째는 인류 역사상 첫 환율전쟁으로 꼽히는 북송과 남송으로 나누어진 중국을 금나라가 무너뜨린 과정을 화폐적인 관점에서 설명한다. 그동안 군사적·정치적·외교적인 힘의 논리에 의해 금나라가 북송을 멸망시킨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폐의 저주에 걸린 북송 즉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곳에 상업적 수완이 뛰어난 남송 사람들의 역할이 컸다는 것은 의외였으며 그 과정은 충격적이었다. 좀 웃긴 부분은 이 과정을 충분히 본 금나라마저 후에는 지폐의 저주에 걸려서 망했으며 그 전철을 원나라도 밟았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이것은 마치 영화 <씬 레드라인 : The Tfhin Red Line>의 한 장면처럼 군관이 수류탄을 던질 때 핀을 잘못 뽑아서 스스로 자신을 죽인 것과 별 차이가 없다."
-p.217
두 번째 장점은 바로 딱딱하기 그지없는 경제 정책과 그에 따른 각국의 역사를 설명하는데 꽤 많은 문학 서적과 영화 그리고 유명인의 말이 인용되어 있는 부분이다. 얼핏 생각하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실제로 이런 문장 하나로 인하여 전체적인 내용이 하나로 그려져 이해하기가 매우 쉬웠다. 3장에 가면 경제 신문 공부를 조금이라도 해 본 사람은 한 번쯤은 들어봤을 각국의 경제 위기의 배경과 과정 그리고 결과에 관한 설명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생소했던 라틴아메리카의 비극이 가장 인상 깊었다.
"환율은 자금이동의 윤활유로서 세계경제체제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p.331
이 도서의 단점은 이 책은 14년 전에 쓰인 부분이다. 하지만 지나온 더 먼 과거의 역사와 정책에 관한 부분은 변하지 않으니 큰 상관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시간이 흐른 덕분에 저자가 말하는 부분 중 어떤 부분은 진실로 드러났으며 어떤 부분은 저자가 말하는 것과 조금 다른 부분도 볼 수 있다.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는 달러를 대체할 화폐가 없다고 하는 부분인데 물론 당장은 이 말이 맞다. 그러나 지금 국제 정세를 보면 페트로 달러가 무너지고 있고 위안화 결제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은 좀 달라진 것 같다.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응용해 현재의 환율체제를 표현한다면, 이 체제에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그래도 가장 합리적이다. 그러나 이것이 개선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우리는 반드시 어떠한 혁신과 발전일지라도 그 길에는 우여곡절이 있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p.388
경제 서적 중에 오래간만에 즐겁게 읽은 도서이다. 보통 어려운 경제, 과학, 역사 서적을 볼 때면 수없이 검색과 필기가 동반된다. 그러나 왕양의 세계 경제 패권을 향한 소리없는 세계의 부 쟁탈전 환율전쟁은 검색 없이 이해가 가능한 책이었다. 게다가 딱딱한 내용뿐만 아니라 음모론 등 호기심 가득한 내용까지 다루고 있어 집중력이 배가 되었다. 뉴스나 경제 신문에서 하는 말을 듣고 '아 그렇구나'가 아닌 '다음에는 이렇게 흘러가겠구나'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싶은 분이라면 그 첫걸음 책으로 이 도서를 추천한다.
#환율전쟁 #왕양 #평단 #소리없는세계의부쟁탈전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