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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비밀 강령회
사라 페너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8월
평점 :



런던 비밀 강령회, 19세기 후반을 배경으로 한 역사적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여동생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강령술을 배우는 레나의 이야기를 통해 진실, 정의, 여성의 권리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 리뷰는 이 책에서 선과 악의 경계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중심으로 전개합니다.
※진실 추구에서 나타나는 선과 악의 이중성※
런던 비밀 강령회에서 사라 페너는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를 탐구합니다.
레나는 여동생 에비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강령술이라는 어두운 세계로 뛰어드는데, 그 목적은 사랑과 정의를 위한 것이지만, 이 과정에서 윤리적인 경계를 넘나드는 행위가 펼쳐집니다. 이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책 속에서 강령술 단체들은 영매술을 통해 사람들을 속이고 권력을 쥐는 남성들에 의해 지배됩니다.
반면, 보델린 같은 여성 영매들은 이 권력 구조를 뒤집으려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여기서 악은 강령술 그 자체가 아닌, 그것을 이용해 다른 사람을 조종하거나 해치는 방식에 있습니다. 남성들로 이루어진 비밀 사회에서 여성들은 소외되고 억압받습니다.
그러나 강령술은 단순히 악의 도구로만 그려지지 않습니다. 레나는 이를 여동생의 죽음을 밝히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며, 진실을 찾으려는 그녀의 목적은 선한 의도에서 비롯됩니다.
이처럼 전통적으로 "악"으로 여겨지는 강령술을 정의로운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진실을 추구하는 행위는 언제나 선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이어집니다.
레나의 여정은 사랑이라는 순수한 동기로 시작됩니다. 그녀는 슬픔과 상실을 극복하고자 하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위험한 세계에 발을 들입니다.
그러나 그녀가 사용하는 수단은 도덕적으로 의심스러울 수 있습니다. 레나는 자신이 믿지 않는 강령술에 의존하며, 이를 통해 위험을 무릅쓰고 진실에 다가갑니다.
또한, 레나와 보델린의 관계에서도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집니다. 보델린은 단순히 선하거나 악한 인물이 아니라, 자신만의 생존 방식을 택한 복잡한 인물입니다. 이들의 관계는 권력과 진실, 정의를 둘러싼 더 깊은 도덕적 질문을 던집니다.
책은 또한 삶과 죽음이라는 존재론적 주제에 깊이 다가갑니다.
강령술은 죽음과의 대화를 시도함으로써 인간의 근본적인 두려움을 상징합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은 산업 혁명과 함께 급격한 변화와 불안정을 겪었고, 이러한 환경 속에서 강령술은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다루는 하나의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레나는 죽은 자와의 대화를 통해 진실을 찾고자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항상 옳은지에 대한 의문이 남습니다. 죽음은 책에서 단순한 끝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의 행동을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그려집니다.
이처럼 죽음은 인간의 통제 밖에 있는 불가피한 현실로, 인물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지가 이야기의 중요한 축을 이룹니다.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기※
런던 비밀 강령회에서 선과 악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인물들의 동기와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레나의 여정은 정의와 사랑을 추구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도덕적으로 불분명한 선택을 해야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국 이 소설은 삶의 가장 큰 불확실성, 즉 죽음과 상실을 마주하며, 그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의미를 찾아가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선과 악의 경계는 흐려지며,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질문은 독자의 몫으로 남습니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