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의 시작
메리 웨슬리 지음, 황보석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마지막 날의 시작

메리웨슬리 황보석 역

 

삶과 죽음에 대한 유쾌한 배웅과 마중

 

자식들을 모두 시집장가 보내고, 남편마저 잃은 마틸다에게 삶은 사랑의 상실이자, 마주하기 싫은 사랑의 뒷모습, 외로움이었다. 유유자적을 즐기며, 소풍처럼 삶을 마감하려는 마틸다에게 찾아온 모험같은 만남이 찾아온다. 신문지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모친 살해범’ 휴와 마주친다. 필경 무슨 사연이 있을거라 여기며, 또한 삶을 마감하기전의 마지막 모험이라 생각하며, 그녀는 모친살해범 휴 워너를 은닉시켜준다. 생쥐를 잡으려다 던진 찻쟁반이 어머니를 덮쳐, 졸지에 어머니를 살해하게 된 휴워너, 그는 우연치않게 만나게 된 마틸다의 집에서 길지 않은 더부살이를 하게 된다.

 

마틸다는 그의 네 자녀에 대한 불평과 불만을 휴워너와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이 쏟은 사랑에 비해 자식들의 무관심에 대해 많은 실망을 말한다. 맞장구를 치기도하고 혹은 마틸다와 다른 생각들을 나누며, 휴는 마틸다의 삶에 대해서, 그리고 그의 소풍같이 떠나려하는 자살시도에 대해서 연민과 사랑을 가진게 된다. 그렇게 마틸다의 마지막 날은 사연을 간직한 모친살해범과, 마지막 모험이라 여기는 그를 은닉하는 분주함, 불안,초조의 감정과 함께 시작된다. 휴의 돈을 가져다 주기 위한 런던방문은 마틸다에게 다시 한번 배신감을 안겨주었고, 자신과 남편의 친구들과의 만남도 삶에 대한 미련을 만들어주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의 집에 은둔해 있는 휴 워너가 잡히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자신의 머릿속에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된다. 집에 돌아와 그가 무사함을 보고 삶에 대한 잔잔한 기쁨마저 느낀다. 하지만 휴워너는 마틸다와 함께 있는 것이 마틸다의 기쁨만은 아닐거라는 판단을 하고 떠난다. 어머니같은 할머니에게 그는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떠난다. 이튿날 마틸다는 애초에 그가 계획한 소풍같은 삶과의 마지막 이별행사를 치르며 물속으로 들어간다.

 

사랑받지 못하기 때문에, 아니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떠나는 유쾌한 이별의식처럼 마틸다의 죽음을 대하는 자세또한 무겁지않다. 하지만 그녀 또한 삶이 훨씬 더 행복했음을 알고 떠난다. 마지막날의 시작에서 만난 휴워너와의 마지막 모험에서 그녀는 마지막 행복과 사랑을 느끼고 자신이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 줄 수 있을 때” 떠남을 결심한다. 마중과 배웅처럼 자연스럽다. 그리고 자살이라는 사회적 금기코드가 우리의 이해를 구한다 삶에 본의 아니게 던져졌지만 죽음은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항변으로...

우리의 삶에도 이렇게 유쾌하게 죽음을 마중나갈 수 있는 달관이 있다면 그렇게 이악스러운 삶에서 조금은 벗어나 더욱 행복할 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역으로 당신의 삶이 죽음을 마중하러 나갈 때 무덤덤한 발걸음을 가지려면 지금의 삶에 대한 열렬한 사랑이 더 필요할 것이다. 삶을 배웅하고, 죽음을 마중나가는 당신의 마지막 날의 시작은 무엇이 찾아오면 좋겠습니까?

 

“그건 진심입니다, 진심은 우스갯거리가 될 수도 있지만 꽤나 기분을 돋아주죠”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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