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소원
유은정 지음 / 반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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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소원 #유은정 #오팬하우스 #호러 #서평단

박찬욱 감독님이나, 연상호 감독님도 그렇고 영화감독겸 작가의 길을 걷고 계신분들 대단하시다. 이제는 호러하면, 오팬하우스라 무조건 재밌을것 같은 기대감으로 들어가 보겠다.

개인 루틴을 더 연습해 보자는 코치의 말에 분개하는 주아. 훈련 내내 코치의 고성과 서러움에 눈이 따갑다. 송혜송의 팔을 잡고 듀엣을 강요한다. 송송은 이미 사랑이랑 팀이다. 사랑이, 루미, 서윤이가 한패가 되어 주아의 말에 반박한다. 난감한 송송은 실력으로 결정하자며 여지를 남긴다.

송송은 아티스틱 스위밍 영재다. 국가대표도, 올림픽에 나가는 것도 다 과정이라고..그냥 원하는 만큼 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성장해 나가는 게 목표다. 주아는 더 이상 서포터즈 해줄수 없다는 엄마의 말에 화가나서 일찍 집을 뛰쳐나온다. 학교에 도착해서 무용 연습실에서 스컬 연습을 한다.

불쑥 화가 치밀어 핸드폰을 켜고 송송의 SNS에 드어가 영상들을 홀린 듯이 본다. 앱을 끄려던 찰나, 갑자기 영상 하나가 자동 재생된다. 딥 블루 홀..세 개의 게시물 중에 장비 없이 잠수를 하는 영상을 본다. 어딘지 낯익은 수영장에 메시지를 보내고, 수영장의 위치가 뜬 링크를 누르니 학교와 가깝다.

GPS가 이상한 건지 헤매다 다시 학교로 돌아온다.
낮에 못 보던 곳으로 다시 찾아가니 수영장이 있다. 이 수영장이 동아줄이 되어줄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든다. 어째 불길함의 서막을 알리는 것 같다. 전학생 혜송은 송송의 스토커 다은에게 주아를 몰래 따라가자고 한다. 재밌는 일이 생길까 싶어서.

녹지 수풀 안으로 사라지는 주아를 쫓다가 혜송과 헤어진 다은은 집으로 향한다. 딥 블루 홀에서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 별도 요금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는 문자를 받고 주아는 홀로 그곳을 찾아 연습한다. 처음부터 송송하고는 게임이 안 되는 막막함을 느낄때 수영장 바닥에서 종이 하나가 올라온다.

불행소원 비는 법..핸드폰에 검색해보고 오싹함을 느낀다. 주아는 텀블러에 수영장 물을 담고 살며시 눈을 감고 소원을 빈다. 내일 사랑이에게 이 물을 뿌려야 할까 고민한다. 주아의 불행소원은 이루어졌을까? 남이 불행하길 비는 소원이라니 소원을 빈 값은 뭐로 갚게 되는지 감도 안온다.

남을 저주하는 일은 자신의 뱃속에 벌레를 낳고 기르는 일이라고..남을 저주하는 인간은 벌레가 사는 그릇이 될 거라는 다은의 할머니 말이 맞다. 불행소원의 파장은 커지고, 돌이킬 수 없는 폭주가 시작된다.
여고괴담 영화를 본 느낌이다.

불행소원을 빌게 되면서 벌어지는 여학생들의 질투와 욕망은 어른 못지 않다. 오히려 겁이 없어서 그런가. 수영장에 텀블러, 불행소원은 이제 세트다. 불행소원을 피할 방법 같은 건 없다. 가뜩이나 물을 무서워하는데 물귀신이 아닌 그냥 수영장 물자체가 공포로 느껴질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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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승호(고 가쓰히로)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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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승호 #블루홀식스 #내돈내산 #소장각

블루홀식스에서 10주년 기념 100번째 작품으로 선택한 오승호 작가님의 신간이다. 띠지의 문구만큼이나 빛나는 책이다. 이런 아름다운 벽돌은 아마도 처음이지..오승호 작가님의 친필 사인과 독자들의 응원 메시지에서 반가운 인친들의 아이디를 발견하고 하나씩 읽어보았다. 그럼 최고의 걸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아리요시를 따라 댄스 클럽으로 간 하치. VIP석의 모모세에게 데려가 한번 꼭지가 돌면 아무도 못 말리고, 징역도 살다 왔다고 소개한다. 하치의 도발에도 불쾌한 기색 없는 모모세는 녹아내릴 듯한 미소로 자아실현을 기대한다며 다음 만남을 예고한다.

피가 섞이지 않은 동갑내기 언니 로쿠를 7년 만에 만난다. 재판이 끝난 후 모든 인연을 끊기 위해 바꾼 하치의 휴대폰 번호를 어찌 알고 연락했다. 로쿠는 하치가 아리요시에게 초대를 받아 모모세를 만난것도 알고 있다. 큐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한다.

모모세가 큐를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연예 기획사 '타지오'의 대표 모모세는 명문가 집안의 아들이다. 큐의 소속사는 '호 프로'로 대형 기획사다. 연말에 연예 기자가 아버지의 세 번째 아내에 대해 들려달라고 찾아왔었다고 한다.

기자는 가십거리를 찾아 기획사에 팔아먹는 양아치고, 고용주가 모모세로 큐를 조사한 후에 아리요시에게 접근한 거다. 목적은 바로 하치다. 큐를 회유하는 데 이용할 생각으로. 모모세는 위약금을 떠안고 애완용 장난감으로 키울 생각이라고.

로쿠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진짜와 가짜,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가족이라 부를 수 있을까. 아버지는 헤어지고 만나기를 반복하면서 세 명의 아내를 두었다. 헤어질 때마다 거둔 첫 번째가 로쿠, 다음이 하치, 그리고 큐다.

큐가 스카우트의 눈에 띈 건 초등학교 6학년 동아리 활동으로 활동한 힙합 댄스로 지역 대회였다. 멤버들과의 실력 차이가 너무 커 아쉽게 전국 대회 티켓을 놓쳤다. 하치도 녀석의 춤을 봤다. 기술이 유독 뛰어나기보다 터져 나오는 에너지와 미소, 무대위를 활보하는 소년은 빛나고 있었다.

태양의 아이. 최연소 입상을 달성한 큐에게 출전을 권유한 호 프로가 정식으로 제안했다. 그런 큐를 모모세가 노리고 있다. 길거리 공연을 하는 큐를 드디어 만난다. 큐를 빼내기 위한 모모세의 책략이다. 그리고 시이나 다이치를 목격한다.

7년 만에 만난 큐, 동생의 복수를 위해 하치를 쫓는 다이치. 책 제목은 큐지만 주인공은 하치다. 가족의 사랑도 뭣도 못 받고 자란 고단한 인생..남은 거라곤 이상하게 엮인 가족, 하지만 그 속에서 단단하게 자리잡은 사랑과 희생, 욕망은 살아있는 이유다.

없었던 일로 치부되는 살인 사건, 큐는 절대 몰라야 하는 완전 범죄. 큐를 방해하는 자는 제거한다. 로쿠의 계획은 치밀하다. 하치는 복수와 큐와 로쿠의 자유를 위해 동지요, 해결사가 된 것이다. 하지만 하치가 모르는 비밀이 있다.

"넌 빛나야 해. 태양이 질투할 정도로."
큐가 최고의 무대에 서기를 바란다. 그걸 방해하는 자는 누구든 용서 못 한다. 이미 선은 넘었다. 압도적인 재능과 카리스마를 지닌 천재 소년 큐.

엄청난 존재로 성장한 큐를 둘러싸고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이야기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으로 급격히 빨려 들어간다. Q라는 꿈으로 이어져 저마다 인생을 거는 인물들과 코로나 시대의 Q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 이야기다.

오승호 작가님이 작정하고 쓴 책이 아닐까. 수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Q가 매력적이지만, 일편단심 민들레 같은 순정이 느껴지는 하치가 역시 주인공이다. 3박 4일 동안 Q의 세계에 빠져 살았다. 책을 읽으면서 책 디자인 자체가 완벽해서 벽돌책임에도 불편한 줄 몰랐다. Q 이제는 나주어야 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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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집 - 재일 이주 여성의 자리를 엮다
조경희 지음 / 사계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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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집 #조경희 #사계절출판사 #서평단

작가는 그동안 식민주의, 디아스포라, 일본사회, 재일조선인, 분단, 이주, 혐오, 페미니즘과 같은 주제들에 관해 말하고 글을 써왔다고 한다. 언뜻 보면 서로 다른 주제처럼 보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역사와 경계에 관한 공통된 문제의식이 놓여있다. 경계를 넘나드는 존재라기보다, 역사와 체계가 만들어낸 경계의 균열을 자신의 삶 속에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디아스포라는 흔히 고향을 떠나 타지로 흩어진 사람들을 가리킨다. 일반적인 이주와 구분되는 것은 전쟁, 식민지배, 분단, 국가폭력, 빈곤과 같은구조적 조건 속에서 삶의 터전으로부터 밀려나게 된 이산의 경험,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집단적 기억과 귀속의 감각에 있다.

이 책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횡단적으로 고민해온 문제들을 묶은 결과물이다. 1부. 시민의 경계에서는 디아스포라와 이주민들의 제도적, 일상적 경험을 통해 시민권의 구획이 어떤 포섭/배제의 논리와 감정으로 작동하는지를 살펴본다.

2부. 혐오의 거울은 일본 사회의 변화와 그것이 한반도와 불가피하게 연결되는 역사적 현실, 헤이트스피치 규제 이후 안전, 상식, 질서, 국민의 권리 같은 정상화된 언어로 혐오가 재편된 일본 모습을 보여준다.

3부 사이공간의 페미니즘은 미투운동, 문화번역, 재일여성들의 위안부운동과 교차성 실전을 통해 식민주의와 젠더폭력이 교차하는 곳에서 발현되는 저항의 가능성을 묻는다.

이 책은 경계의 정치와 그 경계를 살아내는 사람들에 대한 관찰과 개입의 기록이며, 동시에 일상적인 문화번역의 결과물이다. 한국과 일본의 주류담론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던 문제들을 드러내고 기존의 질서를 비판적으로 비출 수 있기를 바란다.

'재일교포'에서 '재일동포'로 '재일한국인'에서 '재일조선인'으로 호칭이 달라지기도 하고 최근에는 일본어 발음 그대로 '자이니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국 거주 재일조선인, 즉 '재한 자이니치'라는 낯선 삶의 제도적 조건과 일상의 경험이다.

디아스포라에게 고향은, 과연 집이란 무엇인지 조선적 재일조선인 3세 조경희 교수의 재일ㆍ이주ㆍ여성의 기록이다. 한국의 뉴라이트는 일본의 우파들과 연동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귀신은 뭐하나 모르겠다. 이런 것들 좀 안 잡아가고..

역사부정을 포함한 혐오가 '소녀상 철거 챌린지'같은 이름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한국 뉴라이트가 동원한 비난 프레임이 '종북'에서 '반일'로 확장된 것은 흥미롭다. 마치 일본의 대리인처럼 내부를 향해 증오를 분출한 주체의 뒤틀림은 식민화된 주체의 완성형태라 할 수 있을까?

조선적 재일조선인 3세로 살아온 작가에게 한국은 결코 친숙한 땅이 아니다. 2001년 처음으로 한국에 오고, 할아버지의 고향 경주를 찾았지만 미완으로 끝났다. 중간에 돌아섰다는 사실이 오랫동안 떳떳하지 못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결국 한국을 집으로 삼게 되었지만..그날 택시에서 놓아버린 것은 고향이 아니라 고향으로 향하는 단선적이고 목적론적인 이야기였는지 모른다는 작가의 고백이다. 집은 그곳으로 향하는 길 위에, 그리고 그 길에서 벗어난 이후의 삶 속에 흩어져 있다. 계속해서 걸어가야 한다면 낯선 집이 아닌 고향 집, 이방인이라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무사 귀환한 조국을 제 2의 고향이라 여기시길..

본 리뷰는 사계절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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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해선 안 되는 것들
이다모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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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해선안되는것들 #이다모 #아프로스미디어 #서평단

이 책은 경고 문구가 있다. 이상한 소리가 들리면 이 책을 덮으라는..그동안 경고 문고에 눈깜짝 안하고 잘도 지금까지 왔는데 어떨지..

금기를 괴담집 맨 앞에 배치하고, 뒤따르는 챕터들은 소설로 채우는 방식인데, 소설이 실제 이야기를 따라갈 수 없어 실제 괴담만을 모았다.

화자는 작가가 아닌 취재기자나 큐레이터에 가까운 역할로 바뀐다. 체험자들의 이야기를 취재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순탄하지만은 않는다.

불안의 정체를 확신하기 어렵고, 책에 몰입할수록 설명할 수 없는 소리가 들린다거나 알 수 없는 기척이 느껴진다면 더 이상 읽지 않길 바란다.

책을 덮거나, 태워버려도 좋다고. 초반부터 경고가 살벌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무시했다. 책을 읽다 잠드는 습관으로 악몽을 꾸기도 한다.
경고 문구에는 책을 덮으라 했지만, 꿈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눈을 떴다. 정확히는 가-가-라는 소리가 들렸는데..깨고보니 아무소리도 안났다.

다시 잠드는게 힘들어 책을 집어들었다. 구술채록을 갔던 일행이 실종되는 A씨의 금기에 이어 사람이 미쳐 죽어나가는 905호의 E씨, 노을이 질 무렵에.

역시 싸게 나온 집은 위험하다. 위험이 감지되면 무조건 그곳에서 벗어나야 한다. 감춰진 비밀이나 과거에 다가갈 수록 더 큰 위험만 도사린다.

이야기는 화청리, 금기의 그 마을과 이어진다. 원고를 투고한 E씨가 살아있어서 다행이다. 사건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은 노을이 저주를 부른다는.

한가지 더, 검은 여자의 저주에 걸린 905호의 최초 입주자..누굴까? 노을지는 하늘을 너무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번 소설이 주는 공포가 크다.

E씨의 소개로 기자 J씨를 만나면서, 직접 취재한 이야기들을 작가 자신이 화자가 되어 산과 관련된 괴담집에 실릴 이야기들을 미스터리 형식으로 쫓고 있다.

중간중간 사진들이 실제 사건처럼 실감나면서, 이게 소설인지 실화인지 구분도 안간다. 그래서 읽는 사람들은 경고 문구를 무시하면 안된다.

예전에 보았던 호러 영화들은 반갑고, 로스트 미디어는 신선하다. 이야기로 처음부터 한가지로 좁혀지고 편집자와 A씨를 비롯해 가족까지..

출간을 포기할까 싶은 지경에 이르고 결국 경고 문구가 붙게된 것이다. 노을뿐 아니라, 등산도 이제는 꺼려지게 될 처지다. 왜 저주는 가리지 않는 걸까.

세스지 작가님이 연상되는 이번 소설이 이다모라는 호러 천재가 썼다는 점에서 젊은 작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단지 그것이 나에게 오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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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남자의 죽음
이은정 지음 / 파란하늘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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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남자의죽음 #이은정 #파란하늘 #내돈내산

착한 남자의 죽음..일단 착한 남자라면 바보같이 주기만 하고 받지도 못하는 남자가 떠오른다. 그리고 죽음은 그런 남자의 죽음이라 안타깝다고나 할까. 제목이 거의 모든 걸 말해주지만, 제발 비참한 죽음은 아니길 바라며 들어가 보겠다.

빚을 남기고 죽은 아빠 때문에 대학을 포기한 호영은 착한 엄마마저 호구로 살게 할 수 없다. 착하게 살 생각은 1도 없는 딸이 있다는 걸 보여주려 한다.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이었지만, 남편이 죽은 후 알게 되었다. 남편은 이용만 당한 호구였다. 그들이 무시하지만 정히는 나쁜 사람이 되기로 한다.

만수는 평생 착하게 살았다. 그러나 살아생전 호구였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억울해하는 나에게 아내를 만날 기회가 생긴다.

아마도 호구로 살아온 한만수가 죽고, 남겨진 정히와 딸 호영의 이야기인가 보다. 호영은 사물함에 오만원권 백장을 세어보고 후달린다. 무슨 돈인지 몰라집에 와서도 계속 불안하다.

심장마비로 아빠가 죽고 조의금은 절망적인 금액만 남았다. 아빠가 비밀리에 남기고 간 빚은 충격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빠를 존경했다.

엄마의 대출금은 아빠에게 들어가고, 보험은 해약한 것이 한이 된다. 보험을 해지한 돈도 아빠 밑으로 들어갔다. 왜 자꾸 돈이 필요했던 걸까.

그걸 알아차린 건 장례식장이다. 공장이 부도나고 일 년을 출근한 척 속인 아빠다. 사장도 아닌 공장장인 아빠는 착한은 무슨, 바보 멍충이가 아닐까.

호영은 엄마를 위로해야 할지, 함께 분노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빠가 가여웠다. 사물함 봉투에 관해 의논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른다.

약 한 달쯤 지나고, 사물함에 또 봉투가 들어있다. 이번에는 삼백만 원이다. 출처도 모르는 돈때문에 사물함을 열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사물함 비밀번호는 1220. 아빠 생일을 아는 사람이 범인이다. 그후로도 액수가 일정하지 않고 날짜도 일정하지 않는 돈이 들어있다.

수능도 끝났고 취업한 아이들도 있다. 이제 졸업인데 그럼 돈도 끝인가? 은이에게 비밀을 털어 놓는다. 범인을 잡기 위한 잠복을 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범인은..차라리 몰랐더라면 좋았을까. 이번 기회로 아빠 친구들을 만나본다. 사물함 이벤트는 약과다. 양심없는 인간들이 아빠 친구였다니 정말 아빠는 호구였다.

그런 아빠를 알게된다면 엄마는 실망보다 슬퍼할 게뻔하다. 남겨진 가족에게 상처만 준 남자가 좋은 사람일까. 호영은 엄마에게 의논하기로 한다.

착한 콤플렉스가 가족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이미 죽은 아빠는 모른다. 오지랖은 얼마나 대단한지, 동창생, 선후배, 심지어 친척까지. 진짜 답없다.

엄마는 아빠의 죽음을 확인하러 왔던 사람들에게 몸서리친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행동을 개시한다. 정말 다행이다. 받은 만큼 돌려주길 바란다.

엄마에게만 죽은 아빠가 찾아오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아빠는 왜 하필 장례식장에만 나타나는 걸까.
그리고 찔끔찔끔 아빠의 전달사항을 듣게 된다.

그리고 알게 되는 진실과 비밀은..속 터진다. 차라리 무서운 귀신으로 나타나 나쁜놈들에게 협박이라도 하지. 겨우 정히 앞에 나타나는 게 다라니.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중에 백구 할아버지 장례식에서 눈물이 났다. 나쁜 사람들과 비교되었을까. 호구는 바보짓이고, 착한 사람 코스프레라고.

만수의 죽음이 두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착한 남자의 죽음이 꼭 헛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캐도캐도 고구마만 나오는 얘기도 아니다. 술술 빠르게 읽히는 페이지터너다. 길었던 애도의 시간을 끝내고 출간된 작품..착한 언니에게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자랑스러워할게 분명하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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