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다커
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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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다커 #앨리스피니 #밝은세상 #스릴러추천 #미스터리소설

작가님 신간을 마냥 기다렸다. 넷플릭스에서 <그의 이야기 & 그녀의 이야기>를 봐서 그런가 기다림은 기대감으로 크다. <가위바위보> 역시 드라마로 확정이라 반전 스릴러를 스크린으로 만나길 기대해본다. <데이지 다커>도 혹시..책으로 먼저 만나는 기쁨을 누려보면서 그럼 들어가 보겠다.

엄마 뱃속에서 꺼꾸로 있을때 엄마를 택했고 푸르스름한 피부색을 보고도 의사는 심장에 문제가 있다기보다 그저 난산 탓이려니 했다. 다섯 번째 생일에는 두 번째 생의 중대한 위기를 겪고 언니 로즈가 구해주지 않았다면 그대로 끝장났을 것이다. 심장이 온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데이지 다커는 그때 처음 깨닫는다. 의사들은 열다섯 살을 넘기지 못할거라 말하고, 하루라도 더 오래 살기 위해 약을 열심히 복용해 현재 스물아홉. 자주 죽음을 목전에 두었던 만큼 최선을 다해 주어진 운명을 바꾸고자 다짐하고 결국 소기의 목표를 거둔다.

할머니는 가족 유일하게 무조건적 사랑을 베풀어왔고 한결같다. 할머니는 데이지 다커가 주인공인 그림동화책을 쓰기도 했는데 부모님과 로즈, 릴리 언니들의 관심사는 저작권료에 있다. <데이지 다커의 작은 비밀>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면서다. 땅끝마을 유명 점술가는 할머니가 여든 살을 넘기지 못할 거라 예언했는데 내일이 핼러원이자 할머니의 여든 번째 생일이다. 할머니가 '시글라스'로 가족 모두를 초대했고 10년 전 로즈의 결혼식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할머니의 집 시글라스는
가장 행복하고 슬픈 기억이 남아있다.

점술가의 예언처럼 할머니는 여든을 넘기지 못할까? <데이지 다커의 작은 비밀>이라는 책은 가족을 영원히 바꿔놓을 수 있는 일종의 예언서다. 데이지 다커에겐 비밀이 있고, 이제 그 비밀을 공유할 때가 되었다. 오늘 시글라스로 향하는 데이지의 발길이 유난히 쓸쓸하게 느껴진다. 시글라스는 바닷물이 차 있는 만조에는 세상과 단절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라색과 분홍색 차림의 할머니가 반겨준다. 시글라스에 오면 언제나 벽에 걸린 시계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복도에 걸린 무려 여든 개의 시계. 잠시 후 만조가 되면 이 집은 여덟 시간 동안 세상과 단절된다.

이혼한 아빠와 로즈, 엄마와 릴리, 조카 트릭시가 모두 도착한다. 할머니는 모두 타임카드를 찍으라고 한다. 할머니의 생일을 망각하고 서로 으르렁댄다. 할머니는 유언장을 공개하며 흔쾌히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한다. 할머니는 재산을 모두 자선 단체에 기부하고 집은 트릭시에게 남겼다. 할머니는 가족의 앞날을 위해 무엇을 남기고 떠나야 할지 오래전부터 생각해왔고 그대로 했을 뿐이다. 데이지가 어릴적 짝사랑 하던 코너가 할머니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찾아온다. 모두가 잠이 든 시간 비명소리가 들리고 할머니는 바닥에 쓰러져 숨져있다.

사고일까, 살인일까? 주방 벽의 칠판에 시가 적혀있다. 바닥에 쓰러지기 전에 쓴 글이 분명하다. 전날 유언장 만큼이나 충격적인 글은 모두를 경악하게 한다. 데이지 다커의 가족들은 거짓으로 긴 세월을 허비했으니 죽기 전 마지막 시간을 함께하며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핼러원의 장난이 아니다. 예언된 죽음인가. 그럼 할머니는 누군가의 둔기에 맞아 죽을 운명이었던 걸까? 딱히 할머니를 죽여서 이득을 볼 사람은 없다. 그럼 원한관계에 의한 타살이란 말인가. 범인은 누굴까?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떠오른다.

시글라스로 초대되어 온 손님들. 그리고 벽에 적힌 시와 죽음. 범인은 섬 안에 함께 있는 누군가다. 할머니의 시체가 없어지고 아빠가 독이 든 술을 마시고 숨진 채 발견된다. 시에 적힌 예언이 현실이 되고 있다. 과연 나머지 가족은 무사할까? 세자매들의 과거는 전쟁같은 질투로 얼룩져있다. 간조까지 살아남아 있는 사람은 누굴까? 살아남은 자가 범인이라고 봐야하는데..잔혹한 가족사를 둘러싼 스릴러는 한시도 눈을 떨 수가 없다. 예상치 못한 반전을 좋아하는데 이런..앨리니 피니는 역시 반전의 여왕답다. 진실찾기 게임의 일가견이 있는 작가님의 신작 너무 맘에 든다. 책표지도 다시보니 모든게 정확하게 함축되어 있다. 읽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의미. 당신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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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얼굴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최고은 옮김 / 반타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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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얼굴 #사쿠라다도모야 #오팬하우스 #서평단

이번 책은 2026년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2025년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10, 2026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에서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해 3관왕을 석권한 책이다. 요네자와 호노부, 온다 리쿠가 극찬한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야간 근무를 하고 돌아온 아내가 누운지 불과 15분전 히노는 변사체가 발견 됐다는 호출 전화에 모닝커피를 포기한다. 중학생 딸의 도시락도 싸주기로 했는데..카페인과 아내의 기분 모두를 챙기지 못한 채 집을 나선다.

히노가 도착하자 이리에가 달려와 현장으로 안내한다. 계곡 바닥을 향해 엎드린 자세의 변사체 시신은 속옷만 걸친 차림으로 신발도 신지 않았다. 신원을 특정할 수 없을 것 같은 특징이 바로 얼굴이 뭉개져 있기 때문이란다.

검시관이 도착하고 머리나 안면에 입은 타격 중 하나가 치명상이고 손목 절단까지 포함해서 현장은 다른곳이고 유기된 것으로 본다. 이까지 뽑혀 신원 특정으로 이어질 만한 정보가 모두 소실되었다. 다카미야는 정해진 절차에 대응하라고 한다.

검시관의 투서 얘기에 히노가 서로 돌아와 하보로가 있는 생활안전과를 찾는다. 신입은 서장실에 불려 가신 것 같다며 과장님이 저녁 무렵 어디 나가시는지 묻는다. 최초 신고자 사타케는 불법 투기를 하다가 시체를 발견하고 신고까지 했지만 조사 대상이다.

히노와 이리에는 사타케의 본가로 향한다. 현관은 쓰레기에 파묻혀 있다. 사타케의 누나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아버지가 갑자기 쓰레기를 쌓아둔다고 한다. 방범 카메라를 통해 사망 추정 일시부터 오늘 아침까지 부자연스러운 점이 없음을 확인한다.

같은 J현의 고마네시에서 변사체가 발견된다. 형사과장이 지시로 히노는 의대에 전화해 개요만 알려달라고 한다. 시신훼손은 안면 구타에 손목 절단에 치아가 모두 결손된 상태로 역시 신원으로 이어지는 정보가 부족한 상태다. 연쇄 살인일까.

생각지도 못한 다카미야의 전화다. 또 다른 남성 시신은 다세대주택 소유자인 시라카와 기요시. 살해 현장에 살던 사람은 야기 다쓰오. 이미 발견된 시신과 일치한다. 합동 수사에 앞서 수사 협력으로 정보를 공유해주겠지만 중간에서 연락을 하라는.

단독으로 움직이라는 다카미야의 지시는 이리에도 뾰족하게 만든다. 이리에는 새로운 소식을 전한다. 먼저 죽은 야기가 흥신소 소장이라고. 한편 생활안전과를 찾은 초등학생 오누마 하야토는 시체가 발견될때마다 실종된 아버지인지 확인하러 온다.

수상한 인물이 초등학생에게 말을 건 사안에 대한 대응이 불충분하다고 호소하는 우에무라 교코. 그 지역에 하야토가 살고, 하보로의 행적이 묘연해지는 시간이 초등학생의 하교시간이다. 뭔가 민중의 지팡이 노릇을 제대로 한다고 할까.

범인을 잡고자 쉼없이 뛰는 모습도. 하지만 공조 수사는 별로 이루어지는 것 같지 않다만. 명탐정같은 천재 경찰이 등장하지 않지만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가설과 검증을 반복하고 열심히 뒤지고 발로 뛰는 평범한 경찰의 모습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위장약을 달고 살고, 카페인이 없으면 머리가 안돌아가는 히노 유키히코. 조금은 무섭지만 일처리가 깔끔한 열혈부하 이리에 아야노. 옛추억을 공유한 동기 하보로. 합동 수사 가키모토 주임과 얄미운 캐익터인 다카미야 검시관 등이 등장 인물이다.

세 건의 살인사건은 10년의 세월과 연결되면서 모든 퍼즐이 하나씩 맞춰진다. 하보로의 수상쩍은 행동에 대한 배경부터 다이야가 오누마와 절친이 되기까지의 사연까지. 얼굴이 뭉개진 시신이 주는 잔인함이 시작이었다면 끝으로 갈수록 거짓과 비밀이 얽힌 반전과 속에 품은 훈훈함도 엿보이는 미스터리다.
경찰이 가져야 할 신념은 사건을 해결하고, 가족을 향한 사랑은 평온을 가져온다. 극적반전을 기대하고 인간미있는 하드보일드로 괴뇌하는 경찰소설을 원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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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명성아파트
무경 지음 / 래빗홀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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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명성아파트 #무경 #래빗홀 #서평단

시대극을 추리소설로 만드는 일가견이 뛰어나신 무경 작가님의 신간이다. <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의 후속작을 내심 기다렸는데..이번 작품도 1939년의 명성아파트이라니 벌써 흥미진진하다. 그럼 무경 작가님을 믿고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일본 주인 마님에게 쫓겨난 입분은 손님에게 데려가 달라고 애원하고 최연자라고 하는 새로운 마님을 따라 나선다. 1939년 7월 어느덧 반년이 지난다. 마님은 '명성아파트'라는 독신자아파트에 3층에 산다.
명성아파트는 2층부터 4층까지 한 층당 네 가구가 살고 1층은 공동으로 쓰는 공간이다. 아파트의 가운데가 텅 비어 천장까지 뚫려있다.

갑자기 손님이 찾아온다. 마님과 살면서 가장 놀란 건, 낯선 사람이 많이 찾아오는 것이다. 늘 무언가 초조해하는 기색의 손님들..이번에도 나가있으라는 지시에 실망한 입분은 203호 작가님의 집에 간다. 작가는 자신이 최 여사 시중을 들었으면 수상한 사람도 마음껏 관찰하고 좋았을 거라며 셜록 홈즈라는 탐정에 대해 들려준다.

그 뒤 작가님이 들려준 홈즈이야기에 흠뻑 빠진다. 작가님은 지금 술김에 범죄극을 쓰겠다고 돈까지 받았는데 막상 떠오르지 않자 고민중이다. 입분의 한마디에 아이디어가 떠오른 작가는 타닥타닥 마구 타자기를 쳐댄다. 입문은 마님이 손님을 만날때 쓰는 모자가 탐정 홈즈의 모자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입분은 공용 응접실에서 402호 유진 언니를 만난다.

유진 언니는 마님이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묻는다. 사실 입분도 모른다. 산책길에 히로타 교수님과 동행한다. 작가님은 '최 여사'로, 히로타 교수님은 '가야마 여사로 부른다. 마님은 조선 사람에게는 '최연자'로 일본 사람에게는 '가야마 렌코'로 본인을 소개해서다.

입분은 명성아파트의 주인이 누군지 모른다. 유진 언니는 미우라 씨가 수상하다고 한다. 그 사람 몸에서 피 냄새가 났다고. 별관에는 관리인 우에다 씨가 머물렀는데 아파트 주민들은 우에다 씨에게 불만이 많다. 명성아파트는 겉보다기보다 이런저런 문제가 많았다. 전기문제에 물문제도 그렇고. 우에다 씨의 열쇠와 유진 언니의 은팔찌가 사라진다.

다음날 1층 응접실 냉장기 안에서 열쇠와 은팔찌가 발견된다. 범인은 도대체 누굴까? 명성아파트에서 영화 촬영이 시작되자 입분은 종종 구경한다. 마님의 지시도 있었고. 감독은 여주인공 자리가 비었다고 자꾸 마님의 의향을 묻는다. 조용하던 명성아파트가 어느새 왁자지껄해지고 영화에 관심을 가진다.

이야기는 일제강점기 시대의 명성아파트를 배경으로 영화 촬영이 시작되면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갑자기 사건현장이 되어 버린 장소에서 용의자가 된 입주민들. 그리고 서로를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불신, 열두 살 입분의 시선을 쫓다보면 어른들의 뒤얽힌 욕망과 비밀이 드러난다.

어린이 탐정 입분과 또래 윤기를 보면 요즘 아이들 못지않게 호기심과 용기가 있다. 아는 사람이 죽고 수상한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겁을 먹을텐데 말이다. 주인공 입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건이라 고아인 자신이 몸담을 곳을 찾아 두려움에 떨면서도 용기있게 말한다. 뛰어난 관찰과 기억력을 토대로 어른에게 거래를 할 만큼.

악당들 사이에서 입문은 탐정 자질이 엿보인다. 2차 세계대전 발발하기 직전의 이야기라 조금은 평화롭기까지 한 지금의 탐정 이야기라고 해도 거리감이 없다. 책표지의 명성아파트를 보는 맛도 있고 빠르게 읽혀 '아니 벌써'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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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붙게 해 주세요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5
이로아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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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붙게해주세요 #이로아 #미래인 #청소년소설 #서평단

우리가 흔히 장례식에 다녀오면 거기서 달고 온 잡귀가 있나싶어 팥이나 소금을 뿌린다. 그런데 귀신 붙게 해달라니..뭔가 사정이 있어 보인다. 그럼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윤나가 본격적으로 헤어 디자이너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중학생 때였다. 엄마는 4년제 대학이 아니면 학비를 대 주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실기를 주로 본다는 4년제 대학의 미용학과를 가기 위해 미용학원을 등록하려는 윤나를 향해 엄마는 화를 낸다.

학교 여자 배구부가 있었을 당시 만들어졌다는 샤워실은 윤나 혼자서 돌리는 염색 공장이다. 학교에서 계도기간을 정하고 염색한 학생에게 벌점이 부과된다고 해서 바쁘다. 바람잡이들이 소문을 퍼트려줘서 윤나에게는 남는 장사다.

엄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용 학원에 등록하고 싶다. 윤나는 그동안 모은 용돈과 이번 염색 대란으로 벌어들인 돈을 합치면 된다. 국가 자격증 취득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생겼다. 이 정도면 엄마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반대는 말아야지 않나.

학교에서 조만간 복장 검사가 있을거라는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인 덕분에 윤나는 걸린게 없다. 재이는 짱구눈썹을 그리고 온 덕분에 학생부장에게 모두들 앞에서 망신을 당한다. 엎드려 있는 재이가 잠든줄 알았는데 훌쩍이는 소리다.

재이는 자초해 놓고 울기는..오늘만 참았어도 이런 모욕은 없었을텐데. 윤나는 재이의 등에서 눈을 뗄 수 없어 처음으로 말을 건다. 그렇게 3년 내내 재이의 눈썹을 그렸다. 재이는 자신과 평생 함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순고도 함께 갔다.

입학하자마자 반이 갈라지고 재이는 서툰 짱구 눈썹을 하고 윤아에게 좀처럼 시간을 내주시 않았다. 교내 동아리도 달라 학교에서 마주칠 일도 아예 없어졌다. 서운하기는 했지만 재이는 여전히 윤나를 좋아했고 그쯤은 윤나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재이 옆에는 현서가 있다. 영화 토론 동아리에서 만난 현서와 학년의 공식 커플로 소문난다. 재이랑 같은 학교에 가겠다는 일념으로 무시했지만 기순고는 레즈로 유명하다. 이후로 재이를 피하고 재이로부터의 연락도 끊긴다.

윤나는 재이가 여자 친구가 생긴 것도, 자신에게 소홀해진 것도, 죄다 불만이다. 이게 다 기순고에 와서 생긴 문제인 것 같다. 하지만 재이는 SNS에서의 글을 보고 기순고에 끌렸다. 둘은 전혀 다른 세계를 보고 있음을 재이는 깨달았다.

재이는 그렇게 윤나와도 멀어지고, 재이를 겁장이라 부르는 현서와도 멀어진다. 한편 윤나는 도서관에서 '기초부터 배우는 강령술'이란 책을 찾아내 물질적인 커닝이 무리라면 영적인 커닝으로 가기로 한다.
야자가 부활되고 모두 학교에 발이 묶인다.

윤나는 미용 학원상담을 취소하고 결의를 다진다.
문제는 문제집 대신 강령술 책에 의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20년 전 죽은 전교 1등 백순지와 마주하게 된다. 기순고 지박령인 순지는 이미 윤나가 애들 염색해주는 것까지 다 알고있다.

한마디로 순지 귀신이 붙은 것이다. 전교 1등 귀신이라면 개꿀아닌가.. 윤나에게 소환된 순지로 현재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과거에 해소되지 못한 문제임을 일깨운다. 오래전 벌어졌던 소독이 치유라는 이름으로 되풀이 된다는 것을.

야자, 복장 단속 등 교칙이 강제적으로 생기고 아이들은 동요한다. 20년 전과 같은 일이 되풀이 된다면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인데..학교의 교칙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안전하고 현명한가? 학생의 인권은 20년 전과 어떻게 다른가.

요즘 중,고등학생은 야자가 뭔지 복장 검사가 뭔지 모르지 않을까 싶다. 약간은 시대에 어긋나 보인다.
갑자기 20년 전 교칙이 부활한다면 아이들의 반응은 어떨까 싶다. 자살은 커녕 교사와 학교를 고발하지 않을까.

어른들의 입장에서 지금의 청소년들은 생각보다 더 똑똑하고 성숙하다고 본다. 전교 1등 귀신이 붙게 해달라고 빌지는 모르겠지만. 소원 빌고 받은 책인데 부끄러운 소원이 될 줄 몰랐다. 청소년들이 재밌게 읽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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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에프코믹스
프리키 지음 / 포레스트 웨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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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에프코믹스 #프리키 #도서선물

도서협찬이 아니라 도서선물이다. 아무런 말씀도 없이 보내주신 책. 신간 소식을 듣고 또 언제 쓰셨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깜짝선물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은의 미로
이승에서 꽤 실력있는 수영선수였던 은은 수영 대회 요원으로 참여한 성은을 만나 불같은 사랑에 빠지고 조촐한 결혼식을 한다. 신혼여행으로 간 유원지에서 성은은 계곡에 빠져 죽는데..저승길에 만난 사신과의 계약으로 은과 성은은 전혀 다른 결말을 맞는다.

고독부
정부청사 '고독부'신설을 제안한 이계장의 기안서는 오늘도 거절당한다. 혜주는 망부석 같은 김 과장을 설득해서 고독부 문건을 총리님까지 올리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는데..조직 신설을 만드는 동안 정작 다 죽어나가고 고독부 워드 파일만이 계속 생성된다.

리얼 러버
퇴근과 동시에 뛰쳐나가는 정호는 제인을 만날 생각에 기분이 좋다. 성인 AI 리얼돌 룸에 오랜 단골인 정호가 제인을 만난 지도 벌써 2년이 되었다. 그녀는 고밀도 AI칩이 내장되어 있는데..제인은 강인한 인간이 되려하는데 정호는 콩팥이 하나밖에 인간이 된다.

11편의 단편은 프리키 작가님의 특징인 기발하고 기이한 이야기들로 참 특이하다는 생각이 먼저든다. 하지만 잠시 그 특이한 단편이 보여주는 숨은 그림은 어쩜 일상적이고 평범할 수 있다. 그러니까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지어내는게 아니라 일어날 수 있는 일, 일어나고 있는 일이지만 작가님만의 세계로 재탄생시켰다고 하겠다.

<합체 가족>은 예외로 두겠다. 원인 불명의 F바이러스로 가족 구성원이 하나의 신체로 합체라니..어떻게 이런 상상을 하시는지. 정부기관 '스파이럴'도 난 왜 욕으로 읽히는지. 이런 재미가 책을 읽는 맛이 아닐까. 하드고어물이라 더 좋았다.

<부모뽑기방>에서의 아이 뽑기방이라니. 솔깃하다. 내용은 잔인하지만 말이다. 여기서 나오는 '삼숑'도 어찌나 반갑던지. 인류의 멸망 앞에서도 삼숑은 끄떡없겠지. 11살의 민석이 71살에 눈을 감을 지언정.

<초미의 괸심사>는 양다리에 콩가루 집안을 다루고 있다. 끔찍한 결말이 예상되면서 초미라는 인물에 비위가 거슬린다. 한 집만 파면 이런 사단이 나고 말테지만 이 집 남자들 유전일까.

영원히 정신병원에서 함께 해야 할 <싫은 부부>, 정체성 장애를 앓는 1인 5역의 <야수의 기억>, 한반도 가 지도에서 사라진다는데 <국가 소멸 한 시간 전 소개팅>, 아폴로 11호의 암스트롱이 만난 소련의 유리 가가린의 실체 <지구는 절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핵전쟁 이후 살점을 바치면 황금을 준다는 사마귀 남자의 제안 <굶고 있는 가족에게 내 살점을 바친다>까지 은으로 시작한 단편은 은의 이야기로 끝난다. 호러, SF, 공포, 미스터, 스릴러가 한 권에 다 들어있다. 다양하고 기이한 세계를 맛보고 싶다면 프리키 작가님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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