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붙게해주세요 #이로아 #미래인 #청소년소설 #서평단우리가 흔히 장례식에 다녀오면 거기서 달고 온 잡귀가 있나싶어 팥이나 소금을 뿌린다. 그런데 귀신 붙게 해달라니..뭔가 사정이 있어 보인다. 그럼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윤나가 본격적으로 헤어 디자이너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중학생 때였다. 엄마는 4년제 대학이 아니면 학비를 대 주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실기를 주로 본다는 4년제 대학의 미용학과를 가기 위해 미용학원을 등록하려는 윤나를 향해 엄마는 화를 낸다.학교 여자 배구부가 있었을 당시 만들어졌다는 샤워실은 윤나 혼자서 돌리는 염색 공장이다. 학교에서 계도기간을 정하고 염색한 학생에게 벌점이 부과된다고 해서 바쁘다. 바람잡이들이 소문을 퍼트려줘서 윤나에게는 남는 장사다.엄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용 학원에 등록하고 싶다. 윤나는 그동안 모은 용돈과 이번 염색 대란으로 벌어들인 돈을 합치면 된다. 국가 자격증 취득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생겼다. 이 정도면 엄마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반대는 말아야지 않나.학교에서 조만간 복장 검사가 있을거라는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인 덕분에 윤나는 걸린게 없다. 재이는 짱구눈썹을 그리고 온 덕분에 학생부장에게 모두들 앞에서 망신을 당한다. 엎드려 있는 재이가 잠든줄 알았는데 훌쩍이는 소리다.재이는 자초해 놓고 울기는..오늘만 참았어도 이런 모욕은 없었을텐데. 윤나는 재이의 등에서 눈을 뗄 수 없어 처음으로 말을 건다. 그렇게 3년 내내 재이의 눈썹을 그렸다. 재이는 자신과 평생 함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순고도 함께 갔다.입학하자마자 반이 갈라지고 재이는 서툰 짱구 눈썹을 하고 윤아에게 좀처럼 시간을 내주시 않았다. 교내 동아리도 달라 학교에서 마주칠 일도 아예 없어졌다. 서운하기는 했지만 재이는 여전히 윤나를 좋아했고 그쯤은 윤나도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이제 재이 옆에는 현서가 있다. 영화 토론 동아리에서 만난 현서와 학년의 공식 커플로 소문난다. 재이랑 같은 학교에 가겠다는 일념으로 무시했지만 기순고는 레즈로 유명하다. 이후로 재이를 피하고 재이로부터의 연락도 끊긴다.윤나는 재이가 여자 친구가 생긴 것도, 자신에게 소홀해진 것도, 죄다 불만이다. 이게 다 기순고에 와서 생긴 문제인 것 같다. 하지만 재이는 SNS에서의 글을 보고 기순고에 끌렸다. 둘은 전혀 다른 세계를 보고 있음을 재이는 깨달았다.재이는 그렇게 윤나와도 멀어지고, 재이를 겁장이라 부르는 현서와도 멀어진다. 한편 윤나는 도서관에서 '기초부터 배우는 강령술'이란 책을 찾아내 물질적인 커닝이 무리라면 영적인 커닝으로 가기로 한다.야자가 부활되고 모두 학교에 발이 묶인다.윤나는 미용 학원상담을 취소하고 결의를 다진다. 문제는 문제집 대신 강령술 책에 의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20년 전 죽은 전교 1등 백순지와 마주하게 된다. 기순고 지박령인 순지는 이미 윤나가 애들 염색해주는 것까지 다 알고있다.한마디로 순지 귀신이 붙은 것이다. 전교 1등 귀신이라면 개꿀아닌가.. 윤나에게 소환된 순지로 현재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과거에 해소되지 못한 문제임을 일깨운다. 오래전 벌어졌던 소독이 치유라는 이름으로 되풀이 된다는 것을. 야자, 복장 단속 등 교칙이 강제적으로 생기고 아이들은 동요한다. 20년 전과 같은 일이 되풀이 된다면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인데..학교의 교칙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안전하고 현명한가? 학생의 인권은 20년 전과 어떻게 다른가.요즘 중,고등학생은 야자가 뭔지 복장 검사가 뭔지 모르지 않을까 싶다. 약간은 시대에 어긋나 보인다. 갑자기 20년 전 교칙이 부활한다면 아이들의 반응은 어떨까 싶다. 자살은 커녕 교사와 학교를 고발하지 않을까. 어른들의 입장에서 지금의 청소년들은 생각보다 더 똑똑하고 성숙하다고 본다. 전교 1등 귀신이 붙게 해달라고 빌지는 모르겠지만. 소원 빌고 받은 책인데 부끄러운 소원이 될 줄 몰랐다. 청소년들이 재밌게 읽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