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렁이 구조대 ㅣ 이야기친구
유인근 지음, 메 그림 / 창비교육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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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지렁이구조대 #유인근 #창비교육 #지렁이구조 #어린이동화

저자는 인천도담초등학교 교사..너무 반갑다. 2025년 '이다 생명권 행동 지원 사업'에 '지렁이 구조대' 프로젝트가 선정되어, 반아이들과 함께 지렁이를 구조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활동을 펼치고 이때를 바탕으로 쓰신 첫 동화다. 지렁이 구조대가 무엇을 배우고, 느꼈을지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산들 선생님은 수학, 영어 점수보다 '세상의 다양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보라'고 강조하시는 특이한 분이다. 오늘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길에서 지렁이를 옮겨 주려는데 잘 안된 경험이 있는지 물어보신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경험을 말하고..우리가 함께하면 더 많이 구할 수 있을거라 하신다.

여기서 잠깐,
지렁이는 약 2억 9천만 년 전부터 전 세계에서 서식하고 있다. 지렁이는 눈, 코, 귀가 없지만 피부를 통해 호흡하고, 피부 아래의 '감광 세포'로 빛을 감지해 이동할 수 있다. 이빨 대신 식도 뒷부분에 있는 모래주머니로 먹이를 잘게 부수어 먹는다.

선생님은 '지렁이 박사님'을 교실에 초대한다. 지렁이 박사님의 이름은 김지룡, 아이들은 웃으면서도 의아한 표정이다. 박사님은 지렁이에 대해서 알아 가다 보면 왜 이름을 그렇게 지었는지 알게 될 거라 하신다. 지렁이 똥을 한 웅큼 쥐어 올리니 여기저기서 탄성이 흐른다.

냄새를 맡아 본 승연이는 그냥 흙냄새라 한다. 아이들이 분변토 체험을 마친 후 지렁이가 땅속에 굴을 만들어 준 덕분에 땅이 숨을 쉴 수 있다고 한다. 또 지렁이 똥은 식물에 좋은 양분이 된다고. 그저 땅속을 기어다니는 징그러운 벌레라 생각했는데 매우 중요한 존재다.

여기서 문제,
박사님의 이름이 왜 지룡일까요? 몇백 년 전에 지렁이는 '땅속에 있는 용'이라는 뜻으로 지룡이라고 불렸다. 시간이 흐르면서 발음이 변해 지금은 지렁이라 부른다. 땅 속을 지켜 주는 용, 지렁이가 다시 보이는 순간이다. 선물로 새끼 지렁이를 분양해주신다.

우성은 특별히 어려울 건 없어 보여도, 지렁이를 키우는 게 내키지 않는다. 교실 한쪽에 화분을 모아, 두 달 동안 지렁이를 기르기로 한다. 아이들은 어느새 '지렁이 아파트'라 부른다. 제각각 이름도 지어준다. 우성은 그냥 셋 다 '룡룡이'로 짓는다.

산들 선생님반 아이들이 지렁이를 키우면서 겪는 이야기다. 지렁이 탈출 사건을 해결하는 지수는 영웅이 된다.
고민 끝에 지렁이의 안전을 위해 학교 텃밭 근처로 지렁이를 풀어주게 되자 아쉬워하는 친구도 있다. 우성의 마음에도 허전함이 슬며시 자리잡는다.

뜨거운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 장마철이 다가오며 땅 위로 나오는 지렁이들이 미처 돌아가지 못해 말라 죽는다고 지렁이를 구조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 본다. 길 잃은 지렁이를 구조하는 것이 목표다. 지렁이 구조대 출동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호수 공원에서 지렁이 떼죽음 사건이 일어나고 우성이반 아이들은 지렁이 구조에 나서는데..지렁이 냄새를 맡는 영우의 재발견으로 많은 지렁이가 구조되긴 하지만 너무 많은 지렁이 떼의 죽음이다. 새로운 구조 방법이 절실하다. 과연 지수의 아이디어는 통할까?

책이 나오기전, 작년에 지렁이 구조에 대한 지인의 말을 듣고 길에서 만난 지렁이마다 구조한 경험이 있다. 구조 도구로 납작한 손부채를 들고 다녔는데, 종이로 만드는 구조 도구는 아이들이 만들면서 더 큰 보람을 느낄 것 같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말이 있지만, 이제부터는 지렁이를 구하면 지구를 구한다로 인식해주면 좋겠다. 지렁이를 살리는 일이 아름다운 지구를 살리는 위대한 일의 시작이 될테니 말이다. 글과 그림 모두 재밌고, 교육적이라 그 어느때보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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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쫄지 마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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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쫄지마 #스티븐킹 #황금가지 #서평단

빌 윌슨이 루이스 워릭 경위에게 보낸 한 통의 불온한 경고장은 열세 명의 죄 없는 자와 한 명의 죄지은 자를 살해할 것이고, 그로써 죄 없는 자의 죽음을 초래한 사람들이 고통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루이스는 이지 제인스에게 의견을 구한다. 블랙스톤의 원칙,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죄인을 만들지 말라는..죄없는 자는 앨런 더프리로 교도소에서 칼을 맞고 죽었다. 동료인 캐리 톨리버가 누명을 씌웠다고 자백한 사건이다.

암 진단을 받고 자백했는데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성범죄자로 등록된 더프리가 살해 당했기 때문에 팟캐스트에 떠들어 댔다. 빌 윌슨은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 모임을 만든 사람이다. 중독자 모임에 참석 중이고 단서를 흘리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죄지은 자를 디스하려고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인다니 말인지, 망아진지 모르겠다. 하지만 살인자는 확고하다. 죄 없는 사람이 죽으면 다른 죄 없는 사람도 죽어야 한다고, 그것이 유일한 속죄의 길이라 생각하니까. 그리고 내키는대로 살인을 하고 직장을 가고, 모임에 참석한다.

이지는 사설탐정 홀리 가브니에게 루이스 워릭에게 온 편지를 읽어보라 한다. 보석 찾기가 최우선인데 더프리 사건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된다. 또한 이지와 톰이 캐리를 찾아간다. 빌 윌슨이 보낸 편지를 보여주자 자신을 죽이게 내버려두라 한다. 어차피 죽을 목숨이다.

한편, 코리는 유명 페미니스트 작가 케이트 매케이의 일을 보조하다가 케이트로 착각한 빨간 머리에게 테러를 당한다. 코리의 눈에 뿌려진것은 다행히 염산은 아니었다. 케이트는 맞서 싸우면 대가가 따른다는 걸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하며 홍보에 이용하려 코리 앤더슨을 막무가내로 청중 앞에 세운다.

코리와 케이트가 식사하는 사진과 협박 편지가 도착한다. 또 한번 도착한 편지에 코리의 머릿속에 경보가 울린다. 보안관이 카드에서 나온 가루 사진을 보여준다. 탄저균과 실리카다. 메시지도 있다. 미혹하는 자에게는 지옥이 기다린다고...이 또라이는 누굴까.

케이트의 경호원이 팬을 오인하고 팔을 부러뜨리는 사고를 치자 경찰이 아닌 여성을 찾아 홀리한테 의뢰가 온다. 이렇게 연결된다고? 홀리는 케이트와 함께 다닌다는 데 엄청난 유혹을 느낀다. 테러를 감행하려는 스토커로 부터 케이트를 지키기 위해 같이한다.

홀리는 이지의 사건과도 맥을 같이한다. 빌 윌슨이라는 가명을 쓴 살인마의 사건을 자신이 맡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다. 홀리는 명석한 두뇌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할애할 줄 안다. 스티븐 킹의 독복적인 탐정 홀리 가브니는 셜록 홈즈고, 이지는 레스트레이드 경감이다.

<절대 쫄지 마>의 두 범죄자는 서로 다른 동기로 인해 광기에 사로잡혀 있다. 별개의 사건이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홀리는 다시 한번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최악의 사태를 막아내야만 한다. 처음부터 범죄자가 누군지 밝히고, 동선을 따라 진행되는데도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

홀리가 어머니를 떠올리듯이 트리그는 아빠를 떠올린다. 살인을 하면서 끊임없이 아빠 생각을 하고 아빠의 음성으로 생각한다. 책 제목 처럼 절대 쫄지 않는다. 두 범죄자가 '나름대로 믿는 신'이 있다. 신이 있다면, 신을 이용해 먹는 자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서스펜스 가득한 스티븐 킹만의 스타일. 킹할배는 건재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마지막으로 여성의 선태권을 지지하다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단을 소개한다. 낙태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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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명소녀 투쟁기 - 1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현호정 지음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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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명소녀투쟁기 #현호정 #사계절출판사 #박지리문학상수상작 #서평단

제1회 박지리 문학상 수상작이다. 수상작에 대한 관심과 예쁜 책표지, 제목에서 느껴지는 궁금증에 신청하게 되었는데.. 딱딱한 책표지와 가름끈이 두 개, 실물이 더 예쁜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북두칠성의 북두를 쓰는 입시 전문 점쟁이가 구수정이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죽는다고 예언한다. 따라서 대학도 못 간다고. 문턱에서 은주 아줌마가 공부를 아주 잘한다고 자세히 보라한다. 죽음은 소나기처럼 움직인다고 북두가 설명한다. 남동쪽으로 계속해서 걸으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아무리 반신이라 하지만 고등학생한테 죽는다 소릴 한다고? 은주 아줌마가 백설기를 가방에 집어 넣는다. 명이 짧은 누군가라면 평생 먹어도 다 못 먹고 죽을 떡이 가방에 가득하다. 술집과 숙박없소들 틈에 자리한 떡볶이집에서 양복 차림의 남자가 시비를 건다. 남자가 다가오자 커다란 개 한 마리가 나타난다.

수정의 목덜미를 물고 달리는 개는 하늘로 떠올라 열차를 앞지른다. 높은 산에 가로막혀 더 이상 날지 못하니 멈춘다. 개의 꼬르륵 소리에 떡을 꺼낸 수정은 잠자코 떡만 먹다가 '내일'이란 말에 반응하는 개를 보며 혹시 내일이 이름이 아닐까 한다. 그때 산길을 따라 내려온 이안과의 '순간'은 근사했지만 좀 긴 편이었다.

이안은 수정처럼 열아홉 살, 북쪽으로 가는 길이라 한다.
죽으려고..이안도 툭 던지듯 묻는다. 혹시 살러 가는지.
살고싶냐는 저 물음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느니 그냥 죽는 게 낫지 싶다. 게다가 수정은 딱히 살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헌데 점쟁이한테 왜 죽는지 물어보질 않았다. 수정의 얼굴이 재차 붉어진다.

해가 지기 전 머물 곳을 찾아야 한다. 죽고 싶지 않은 수정과 오늘 죽고 싶지 않은 이안은 함께 밤을 보내기로 한다. 다음에 벌어지는 이야기는 정말 이상하다. 일곱 난쟁이도 아니고, 일곱 아이. 그리고 왜 죽고 싶은지 전하는 이안의 입에서 북두의 이름이 나온다. 그때 배가 고프다는 일곱 노인..일곱 아인가.

그리고 이안이 말한 스님이 나타난다. 수정의 얼굴을 한 북두. 북두는 함께 저승으로 가서 각자 원하는 것을 얻어 내라한다. 도망치는 자는 붙잡히게 되지만, 쫓는 자는 붙잡게 된다고..저승사자 복장을 하고 내일의 등에 올라탄다. 날개를 펼치고 솟구치던 내일이 북서쪽을 향할수록 작아진다. 결국 치와와 정도로 준다.

이걸 뭐라 그럴까, 판타지 아님 환상 소설. 저승신은 하나는 천수를 누리기 위해, 하나는 영면을 얻기 위해 명부에 적힌 자들을 찾아 죽여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명부가 같다면? 그들의 여정은 명부에 있는 인간과 괴물을 죽이고, 죽이고, 죽이는 일이다. 그나마 둘이라 돕고, 도와서 다행이라 해야하나.

이 소설의 씨앗은 '북두칠성과 단명소년' 설화에서 시작된다. 끊을 단이든 짧을 단이든 명이 너무 일찍 다하게 생긴 사람이 제 목숨을 더 얻기 위해 길을 떠나는 이야기가 연명담이다. 수정의 투쟁기는 이렇게 탄생했다. 투쟁기라는 단어가 함축한 의지와 행동처럼 수정은 더 단단해질 것이다.

박지리 작가는 사계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나 31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야속할 정도로 짧은 생에 다양한 작품을 남긴 박지리 작가를 기리는 문학상의 대상 작품인 만큼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세계가 돋보이는 독특한 작품이다. 황당하지만 감동적인 소설을 찾는다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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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리가 살인사건
아시베 다쿠 지음, 구수영 옮김 / 더블샷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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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리가살인사건 #아시베다쿠 #더블샷 #서평단

공중정원님이 디자인하시고, 간략한 책 소개를 통해 알게된 오마리家 살인사건..마침 서평단 모집하길래 신청했는데 이렇게 받아보니 두껍..본격미스터리로 들어가 보겠다.

철거 작업이 한창인 공사 현장, 허물어뜨린 건물터 아래 커다란 구멍에 방처럼 보이는 공간. 오래된 책들을 싸고 있던 보자기에는 오마리백약관이라 씌여있다. 약 80년 만에 드러난 기묘한 공간은 다시 흙으로 메워지고..그 철거 현장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어느 병실, 노인의 한마디에 병실 공기가 얼어붙는다. 오마리가 그들을 전부 죽였다는 고백이다.

메이지 39년 오마리가의 후계자 센타로 도련님이 사환 쓰루키치와 파노라마관에 갔다가 행방불명된다. 센타로의 여동생 기요에와 지배인 모스케를 데릴사위로 들이는 결혼식 행렬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데릴사위이자 양자로 들인 이유가 사업 수완이라는 견해다. 사실 데릴사위의 지위는 높지 않다.

모스케는 큰마님으로서 오랫동안 군림해 온 절대적인 권력자 오마리 다카 앞에 긴장한 표정으로 서약서를 읊는다. 한 인간이 다른 가문에 완전히 귀속되어 오직 그 집안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맹세다. 신사와 호텔, 집으로 이어지는 혼례에 쓰루키치도 혼례 행렬에서 남들보다 배는 더 뛰어다녔다. 무조건 모스케님과 작은마님 편에 서겠다고 다짐한다.

시간은 흘러 메이지, 다이쇼, 쇼와 시대를 관통하고 기요게와 시조게의 자녀들은 성장한다. 차남 시게히코에 이어 장남 다이치로가 전쟁터로 떠나는 자리, 아내 미네코가 홀로 떠나지 못한 채 우두커니 서 있다. 세일러복을 입은 후미코가 미네코의 팔장을 낀다. 입을 삐죽 내밀고 쳐다보는 쓰키코.

다이치로의 환송식을 훨씬 성대하게 치러야 했다는 아쉬움 때문인가, 다카는 어딘가 화가 난 듯 보인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 오마리 백약관은 이제 황량하기 짝이 없다. 화장품은 전시 체제에서 비애국적인 물건이다. 미네코는 쓰러져 가는 가업을 이어가는 시가에서 남편을 기다리기로 한다.

나마부치 의원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오마리 백약관으로 오라는..엄청난 유혈 참극이 벌어졌다고. 나미부치 원장은 고인 핏덩이에 손가락 끝을 담그더니 냄새를 맡고, 살짝 맛보기까지..믿기 어려운 행동과 재빠른 판단력으로 가짜 피를 뒤집어쓴 채 진짜 상처를 입은 쓰키코를 처치한다. 사건은 이렇게 끝나나 싶었는데..

진짜 사건이 발생한다. 가짜 시신 소동과 오마리가 당주의 참극,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저택에 저주라도 걸린 걸까? 또 다시 사건이 발생하는데..변화무쌍한 한 시대를 살아가는 오마리 가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잔잔한 물결위의 우아한 백조처럼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프롤로그에서 밝힌 범인의 정체가 드러날까?

작품 속에는 <카나리아 살인사건>, <오리엔트 특급 살인>, < 통>, <Y의 비극>등 추리소설 황금기를 대표하는
명작들이 단서이자 모티브로 끊임없이 등장한다. 아시베 다쿠 작가는 최고의 걸작, 불멸의 거작들을 단순히 오마주하지 않았다.

미스터리 소설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광기와 이성, 난해한 비밀을 해부하고 논리적으로 풀어가면서 얻는 통쾌함을 선사한다. 역시 여러 반전이 재미와 단숨에 읽히는 쫄깃한 맛을 느껴보길 바란다. 왜 '미스터리 대상'과 '일본추리작가협회' 수상작인지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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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신당의 살인
김영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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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신당의살인 #김영민 #아프로스미디어 #서평단

김영민 작가님 신간 소식을 듣고 서평단에 신청했다. 혹시 떨어질지 몰라 구매도 했다. 작가님도 책을 보내주신다고..욕심같아서는 받고 싶었지만 참았다. 서평단책이 주문책보다 먼저 도착했으니 얼씨구나 읽어보겠다.

날씨도, 지나가는 갈매기의 똥도 어차피 죽으러와서 그런가 기분 나쁘지 않다. 멀리 산등성이 사이에 사찰이 보인다. 죽으러 굳이 이 먼 곳까지 온 이유다. 종무소의 문을 열고 들어가 어머니가 이 섬에 온 연도인 2002년의 장부를 꺼낸다. 그리고 어머니의 이름을 찾는다.

어머니가 남긴 발언문을 보고나니 허탈하면서도 후련하다. 사람은 여전히 없지만 마주치기라도 하면 고치 아파질 수도 있다.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지고 5분 정도 오르막을 오르니 절벽이 나타난다. 무난히 죽을 수 있을 듯하다. 앞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데 뒤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덩치큰 스님이 비를 맞으며 서 있다. 발길을 잡는 스님은 한규현과 어머니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아무래도 지금은 못 죽겠다싶어 스님을 따라간다. 스님의 법명은 고산이고 이곳 주지 스님이다. 차려준 밥을 다 먹고, 투명한 스님의 눈과 마주친다.

이 섬에서 죽는 건 단념하고 나가는 배를 알아보려 한다. 딱 하나 있다는 숙박시설도. 그곳에서 만난 숙박객 김서연이 해신당이나 보러 가잖다. 산길 입구에 밧줄을 쳐놓으며 이장이 고산 스님이 폐문정진에 들었다고 한다. 서연이 진해사에 오른 친구 선주의 행방을 찾는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해신당에 광신도 예수쟁이가 죽어있다고 한다. 그리고 해신당으로 향하는 배는 뒤집어지고..폐문정진에 든 이유가 해신당의 기를 누르기 위해서라니. 절벽에서 선주가 발견된다. 해신당이 폭주한 게 맞나? 아니 왜? 해신당에 저주가 내린것도 아니고.

물리학과 규현이 김서연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범인 찾기에 돌입한다. 과연 규현은 범인과 진상을 밝혀 낼 수 있을까? 근데 자살하러 온 애가 의욕 충만한 모습을 보니 뭔가 당황스럽고, 다행이란 느낌이 든다. 말이 안되는 현상과 규현의 정확한 진단이 맞물린다.

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수상탑의 살인>에 등당했던 김서연 교수와 제자 한규현이 주인공이다. 규현은 김영민 작가님의 데뷔작에 등장한 인물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계신 인물. 둘의 첫 만남을 여기서 보게 된다. 규현이 등장하는 다음 소설을 기대한다고, 다음 책은 사서 읽겠다고..했는데, 두 가지가 다 이루었다.

해신당의 살인 이외에 천식 환자들의 2박 3일 모임에 강제로 가게된 규현과 교수의 어이없는 행보, 밀실 살인사건 이야기 <회색 장막 속의 용의>, 첫 개관을 앞둔 갤러리에 참석하게 된 교수와 규현, 파격적인 작가에게 사건 이 발생하고 규현을 빌려가는 형사에 끌려 억지로 수사에 가담하지만 명탐정의 정석을 보여주는 <불온한 손>.

세 편 모두 사건 현장을 제 발로 찾아가는 모양새다. 아무렴 주인공 옆에는 사건이 나기 마련이고, 그것도 아주 많이. 규현에게는 고난과 역경이 한 세트 아니던가. 그리고 추리소설 입문자들이 읽으면 좋을 거 같다. 친절한 해설이 대사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코믹하고, 기발하고, 신박한 이야기로 페이지터너다. 마지막으로 읽어서 그런가, <불온한 손>이 뇌리에 남는다. 냉소적이지만 인간적이기도 한 규현의 매력을 또 보게 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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