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의 너를 바꿀 수만 있다면
한새마 지음 / 한끼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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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의너를바꿀수만있다면 #한새마 #한끼 #별보리서평단 #추적스릴러

별보리님의 최애 작가 한새마 작가님의 신간 기념으로다 서평단 모집을 했다.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는데 운좋게 당첨되었다. 책표지가 너무 예쁜 책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그저 뛰는 게 좋았고,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로움이 좋았던 열일곱 살, 청소년 육상 대회 예선전에서 무참히 나뒹굴고 만다. 곤죽이 된 채 병원에 실려 가 온갖 검사를 받고 척수성 근위축증 진단을 받은 게 3년 전이다.

지금은 망할 놈의 숙취가 더 문제다. 양쪽 다리에 보조기를 차면 걸어 다닐 수는 있다. 집이 빚더미에 올라앉은 덕에 근육 손실이 확실히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고가의 비용 때문에 치료는 중단되었고 이제 고통만 남았다.

두 번의 자살 시도가 있었다. 부모님이 병원비로 다투는 걸 보고 차에서 뛰어내리려 했다. 그다음엔 커터 칼로 손목을 긋다 아파서 그만두었다. 자해 흔적이 들켜 수강은 24시간 감시받는 심리요양원에 강제 입원할 처지가 되었다.

의견을 존중하겠다며 심리 상담은 왜 받으라는건지..부모님 말을 못 믿는 수강은 그날로 방에 틀어박혀 있다. 엄마는 현서와 재호를 부르고 둘은 닫힌 방문 앞에서 머뭇대다가 돌아간다. 수강은 암막 커튼 사이로 돌아가는 현서를 지켜본다.

현서의 남자친구를 본 뒤로 모든 게 귀찮아지고, 근육 강화 보조제와 식사도 챙기지 않게 된다. 다시 걸려온 0123 번호는 현서의 스마트폰 번호였다. 링크를 확인하자 '캣박스 베타'라는 사이트로 연결이 된다. 그때 초대장이 날아온다.

주인장 아이디로 동영상이 올라오고..낡은 사무용 의자에 청 테이프로 결박당한 채 발버둥을 치고 있는 현서가 보인다. 고문에 가까운 폭행을 당한 현서 뒤에 늑대 가면을 쓴 자가 말한다. 가져오라고. 안 그러면 현서는 죽는다고. 경찰에 신고해도.

현서가 위험하다. 늑대 가면은 도대체 뭘 가져오라는 걸까? 육상 선수를 꿈꾸던 수강은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일 뿐이다. 첫사랑 현서를 구해기 위해서는 움직여야 한다. 집 밖은 위험하고, 집나오면 개고생이다. 고생끝에 낙이 오긴 하다만.

정신이 아찔해지는 통증 속에서도 12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가지고 오라는 게 무엇인지, 그걸 찾아 가져가야 할 장소가 어디인지, 납치범은 누구고, 수수께끼를 풀기엔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다. 몸도 성하지 않은 최악의 상황에서 수강은 해낼 수 있을까.

현서의 집을 찾아가서 화재와 부모님, 언니의 사망소식을 접한다. 방화로 추정한다니. 누가, 왜? 현재로서는 현서에겐 선택지가 수강이밖에 없다는 느낌이다. 현서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는 수강이는 드디어 뭘 찾아야 하는지 알아낸다.

미래의 내가 보내는 죽음의 카운트다운. 늑대 가면에게서 현서를 구해낼 수 있을까. 구해야만 한다. 현서를 구하는 일이 자신을 구하는 일이니까. 이 소설은 바디 소설이다. 읽는 내내 온 몸에 힘이 들어간다. 독자는 곧 수강이 되어있는 경험을 한다.

수수께끼가 풀리면서 제목을 잘 지었다는 결론이다.
결말을 바꾸기 위한 12시간. 자살하려던 수강이 맞나 싶을 정도로 온 힘을 다했던 우리의 주인공. 사지 멀쩡한 나는 반성과 함께 책을 덮었다.

그동안 한새마 작가님의 작품과는 결이 다른 또 다른 맛을 보았다. 20살의 청춘은 결코 병약한 몸에 지지 않는다. 꿈도 희망도 용기 앞에서는 꺼지지 않을 테니까. 타임슬립 소설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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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토 - 1GB의 정의 로빈의 청소년 문학
딜게 귀네이 지음, 이난아 옮김 / 안녕로빈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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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토1GB의정의 #딜게귀네이 #AI법정 #인권감수성 #안녕로빈

<피욘_친구감시자>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또하나의 이야기니까 세트로 봐야 할까. 딜게 귀네이 작가님의 신간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한쪽은 아파트와 고층 빌딩이 우뚝 솟아 있고, 길 건너편은 낡고 구불구불하며 폐쇄적이다. 오렌지 구역은 그들만의 불문율이 존재해 감시하기 어렵다. 국가의 침묵이 무법 상태를 묵인한다.

이 모든 일의 시작이 된 자전거 가게는 오렌지 구역 경계에 자리 잡고 있다. 도로 건너편 감시 카메라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스무 번째 카메라가 설치되기만 노리는 전문가 수준의 아이들.

최근 이 지역에서 갱단 싸움이 벌어지자 영구적인 오렌지 구역으로 지정했다. 재판에 출석한 목격자가 증언 마지막에 '오렌지 구역'을 강조한 것은 두 아이 싸움을 모른 척한 부끄러움 때문이다.

로봇 메토는 자신의 기억 아카이브가 백업과 보관 과정에서 오류를 일으켰다고 진술했다. 그날의 기록은 판독 불가 상태고, 소년과 로봇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메토의 변호사 페르다가 메토는 광고 활동을 위해 제작된 딥루프 인플루언서 로봇으로 '절도'를 실행할 알고리즘 자체가 존재하지 않다고 한다. 반면 에템에게는 동종의 절도 전과가 있다고 한다.

에템의 변호사 불칸은 에템은 가게 직원이고, 근무 중이던 시간에 메토가 난입해 자전거를 훔쳤고, 이후 회사로 가져간 것은 증인 진술과 일치한다고 한다. 에템은 과거 범죄의 대해 처벌을 받았다고.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수백만 팔로워를 거느린 로봇 인플루언서 '메토' 아니면, 가난과 절망속에 침묵을 선택한 소년 '에템' AI 데이터가 절대적 기준이 된도시. 인간은 한낱 나약한 존재일까?

메토를 따르는 열성적인 팬덤 중 하나인 라일라는 메토사우루스가 되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다. 라일라는 새로 산 자전거를 메토의 소속사 건물 앞에 두고 '#내자전거는메토의자전거'라고 달아 업로드한다.

아내가 집을 나가겠다고 한 시기와 딸의 사춘기가 겹치면서 관계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자전거를 찾아온 아빠 알프는 라일라의 말에 감정이 터질 것 같다. 라일라는 메토에게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낸다.

레반 판사는 타인의 재산을 탈취하여 절도죄를 저지른 메토에게 소년원 수감 3개월을 선고한다. 또한 에템은 절도에 가담했다는 증거가 부족해 무죄다. 판결은 커다란 파장을 일으킨다.

메토는 팬들이 자신을 구하러 올꺼라 믿는다. 로봇이 아니라 인간 아이돌인 양 건방지다. 새아빠 휘세인이 허락을 하자 에템은 아파트 계단실에서 나와 가족이 있는 집으로 들어간다.

메토가 구속되자 라일라의 아빠는 자신이 판단이 옳았다고 말해 라일라와 깊은 균열이 생긴다. 메토는 A75에서 사악한 환영 인사를 받는다. 미르 소년원장은 거래를 제안한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라고.

사건의 진상이 궁금하긴 하다. 메토와 에템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 에템은 무죄에서 자유롭긴 한가. 메토의 1GB의 진실은 무엇일까. 메토가 로봇이라는 점만 빼면 그냥 청소년이다.

절친에겐 껍데기만 보여주고 메토에게는 속마음을 털어놓는 라일라. 자기밖에 모를것 같은 메토는 스파이라는 오명 속에서도 환경 개선을 위해 거래한다. 왜 매번 로봇이 더 인간적인 것인지.

왜 인간은 로봇만도 못한 인격을 가진 것인지. 연민을 느끼는 로봇, 인간성을 상실한 청소년들..아니 범죄자들은 드디어 사고를 친다. 교도서에서 메토가 박살 났다는 소리를 들은 에템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소설은 정의란 무엇인가 묻는다. 자전거 절도 사건이라는 하나의 사건에 인간과 로봇이라는 용의자를 두고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과연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한 아이의 삶에 관심을 가지는 일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는 깨달음을 주는 소설이다. 비록 이벤트 정답은 틀렸지만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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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인
정윈만 지음, 김소희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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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인 #정윈만 #빈페이지 #장국영 #서평단

장국영이 부른 <유심인>은 금지옥엽2 OST다. 읽기 전에 목차를 살펴봤다. 장국영의 노래와 영화제목으로 엮어낸 열 세편이다. 내게 장국영은 천녀유혼의 영채신으로 각인되어 있다. 그전에 영웅본색에서 이미 눈여겨 보았지만 말이다. 이후로도 장국영은 만인의 첫사랑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만우절날 거짓말처럼 충격을 안겨줘서 지금까지도 내겐 만우절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날이다. 정윈만 작가님도 장국영이라는 우상을 기리는 마음에서 시작된 소설집이지만, 한 시절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홍콩이 지나온 시간에 대한 작가적인 시선을 담아내고 있다.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_춘하추동>
묘목이 버려지던 입춘, 누군가 이사를 하다 버리고 간 묘목은 화분을 뚫고 나와 소리 없이 흙을 움켜쥔다. 그리고 더 이상 작은 묘목이 아니라 자기만의 줄기와 그늘을 가진 어엿한 작은 나무가 된다. 초여름, 태풍이 닥치고 모든것이 강풍에 쓰러질때 견뎌낸 나무는 분노하듯 맹렬하게 자란다. 모두가 나무의 존재를 알아차릴때 점점 흉측하게 변해가는데..속이 텅 빈 채 커다란 구멍만 휑하니 남긴 나무는 한 시절의 홍콩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소시민들의 공허함을
들여다보는 통로가 된다.

<연기처럼 흩어져 사라지는_회비연멸>
남편이 실종되었을 무렵, 고양이가 아프기 시작하고, 막 임신한 상태의 나는. 고양이 진료를 위해 연기가 자욱하게 깔린 거리로 나선다. 유 의사는 연기때문에 종양이 생긴건지도 모른다고 하는데..연기가 뒤덮은 도시는 혁명을 나타내고, 연기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주인공을 통해 삶을 스스로 돌보는 존재를 시사한다.

끊임없는 집안일과 요양원의 엄마에게 가져다 줄 음식을 하는 게 하루 일과인 나. 잠이 오지 않자 개와 산책길에 나서고.. 마주친 존재에게 분출되는 우울감을 다룬 <잠 못 드는 밤_무심수면>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엄마는 이웃 여자를 험담하고, 딸은 꽃향기의 출처를 찾는 <황금 가지와 옥 같은 잎_금지옥엽>은 둘 다, 여성들의 억압된 삶을 조명한다. 장국영의 로맨스 코미디 영화이기도 하다.
후반에 그밖의 다른 영화도 등장한다.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던 푼 아주머니. 아이들도 푼 아주머니가 좋은 사람인 걸 알고 있다. 푼 아주머니의 죽음은 충격으로 다가오는데..<당신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탓에_과니과분미려>역시 아파트 단지내의 보수적인 시선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준다.

카우 아저씨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공중화장실에서 자신과 같은 회청색 러닝셔츠를 만난다. 최고로 운 좋은 날이라 여기는 카우 아저씨의 소소한 행복을 그린 <많은 걸 바라지 않아_무수요태다>

고양이를 핑계로 목 놓아 우는 부자. 배가 아프다고 감씨쥐는 아버지와 병원에 온 레이위가가 이상할 정도로 침착한 것은 아버지를 증오하기 때문이다. 열다섯 살의 방황을 그린 <뜨거운 에너지_대열>

장국영의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그의 우울까지 직면해야 한다는 작가는 이 책의 제목을 <유심인_마음이 있는 사람>이라고 붙인 이유가 무릇 마음을 지닌 사라이라면 누구나 온갖 감정과 욕망을 품기 마련이고, 그것은 다시 억압과 표출을 낳기 때문이라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의 집필을 통해 우울증의 결말이 오직 죽음만이 아니라는 것을, 창작의 결실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가장 진실한 나 자신을 마주하고 받아들이고자 했고, 비로소 영혼은 진정한 자유를 얻을 것이라고. 그래서 그런가 작품 의도가 느껴진다.

일상의 결을 집요하게 포착하되, 절제된 서사 속에 섬세한 문장을 채워 넣었다. 오늘의 홍콩이 겪고 있는 긴장과 균열을 감각적으로 기록했다. 변해버린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불안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번역가의 애쓴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작품으로 곱씹어 읽으면 더 좋을것 같다.

작가는 <연기처럼 흩어져 사라지는>을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꼽는다.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은 좋은 날들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믿음이 담긴 작품이니 대표할만하다. 절반만 소개했는데, 나머지는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장국영이 그리운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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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의 단두대 다이쇼 본격 미스터리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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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의단두대 #유키하루오 #블루홀식스 #서평단 #다이쇼본격미스터리3탄

유키 하루오 작가님의 신작소식을 듣고, <시계 도둑과 악인들>을 찾아 읽었다. 이번 책이 다이쇼 본격 미스터리 3탄이기 때문이다. 물론 <교수상회>도 읽었다. 딱히 시리즈로 안 읽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꼭 읽어야 할 이유가 있었다.

법학과를 졸업하고 도둑이 된 히스노와 그의 단짝 친구 화가 이구치가 주인공이다. 어떤 일이 기다릴지..
살로메는 우리가 아는 그 광기에 사로잡힌 살로메일까? 살로메의 단두대와는 어떤 연관이 있을지 궁금해진다.

<시계 도둑과 악인들>에서의 쾌종시계를 기억할 것이다. 이구치의 아버지가 팔았던 쾌종시계를 되사러 온 림스데이크가 일본을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이구치는 하스노를 통역으로 데리고 간다.

돈에 쪼들려 시계를 팔아넘긴 림스데이크 집안과 이구치 집안의 입장이 뒤바뀐 상황에 이 묘한 화가와 통역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림스데이크는 이구치의 그림을 한번 보고 싶다고 한다.

이구치의 집에 방문한 림스데이크는 쾌종시계 거래에 대해 몆 가지 확인을 한다. 림스데이크의 아버지가 보낸 편지를 보고 무심코 그리움에 젖는다. 이구치가 그림을 보여주자 탄식을 흘린다.

그림을 감상하다가, 그림 한 점에서 여러가지 질문을 쏟는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이 그림과 똑같은 작품을 본 적이 있다고 한다. 자신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데 똑 닮아있다. 도작이 분명하다.

우리도 알다시피 이구치가 누구의 그림을 베끼거나 하지는 않을 위인이다. 그럼 반대로 이구치의 그림을 도둑질한 인간이 있다는 것인데..림스데이크 씨와 세상을 수긍시켜야 한다.

그럴려면 도작범을 찾고 원작임을 밝혀야 한다. 범인 찾기에 돌입하자, 흰갈매기회 모두가 알고 있었던 점에서 용의자는 아홉 명이나 된다. 그중에 행방불명자도 있고, 의심스러운 사람도 있다.

오렌지색 옷을 입은 그림의 모델은 지금까지 이구치가 아내에게도 비밀로 한 배우다. 밝혀도 하스노만은 누군지 모르지만. 얘기를 하다보니 비밀은 없는 듯 과거의 한 조각들이 드러난다.

모델에 대해 발설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본인이 말했을 경우를 부정할 수 없다. 만약 그렇다면 도작범 후보는 무수히 늘어날지도 모른다. <살로메>가 재상연하는 극장으로 찾아가 보기로 한다.

아내 사에코는 이미 기분이 상해 하스노가 동행하기로 한다. 인간을 혐오하는 성향을 가진 하스노는 도작 용의자를 추릴 방법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하스노의 촉은 그녀를 빨리 만나봐야 한다고.

도작을 조사하면서 위작까지 신경써야 한다. 정작 기묘한 사건은 미네코에게 찾아온다. 불길한 예감은 언제부터일까. 살로메의 의상, 헤롯왕의 왕관..동일한 발자국은 범인일까? 사건은 예상치 못한 형태로 진행된다.

도작과 위작, 희곡 살로메를 흉내 낸 연쇄 살인, 수수께끼는 계속 안개를 헤맨다. 탐정으로 나설 동기가 있는 이구치는 도작범을 찾아내 림스데이크 씨에게 그림을 팔 수 있을까?

하스노가 툭 던져주는 말 한마디가 해결의 실마리가된다. 그래도 끊임없이 터지는 사건 사고에 모작범을 찾기는 커녕 경찰서에 끌려다니기 바쁘다. 하다하다 집 뒤뜰에서 시체가 나온다.

수사는 난항을 겪고, 위작을 한 인간이 성형한 얼굴이 가짜라고 한다. 원한 같은 건 없고, 그저 세상은 평등해야 한다고. 뭐 이런 개소리를 당당하게 하는지..시대를 탓하기보다 인격을 탓해야 한다. 덜 떨어진 인간이 위작만 하는 줄 알았는데 쓰레기다.

그리고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들어가야 정답이다. 살벌한 단두대의 묘사가 아찔한 다이쇼 본격 미스터리다. 하스노와 이구치를 계속 보고 싶고, 미네코의 성장도 놓치고 싶지 않다. 역시 유키 하루오..아껴 읽어봤자 이틀이다. 계속 시리즈로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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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임시 보관 중
가키야 미우 지음, 김윤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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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임시보관중 #가키야미우 #문예춘추사 #서평단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던 마사미. 만약 한 번 더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인생을 방해하는 요소는 모조리 배제해보고 싶다. 오타니 선수처럼 말이다. 오타니 선수는 고등학교때 이미 만다라차트에 목표를 적고 인생 설계를 마쳤다.

오타니 선수와 자신을 비교하고 울적해한다고 남편이 비웃는다. 말이 통하지 않는 남편도 그나마 연애할 땐 자신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존중해주었다. 남편을 존경하고 존중받고 싶다. 지금은 남편의 쪼잔함에 경멸하게 될 것만 같다.

남편의 빈정거림에 상처받은 마사미. 무심코 장보기 메모 뒷면에 만다라차트를 적는다. 오타니 선수가 야구에 품은 열의에 필적할 만한 거라고는, 인생을 살면서 한 번도 찾아내지 못했다. 그래서 '외길 인생'이라고 적는다. 너무 추상적이다.

만에 하나 남편이 본다면 또 비웃을 것이다. 하지만 오타니 선수처럼 장래 목표가 아니라 가공의 꿈에 지나지 않는다. 분한 마음에 두 줄로 지우고 어느새 칸을 메우는 데 몰입한다. 다 쓰고 보니 만다라차트 중심이 태풍의 눈처럼 빙글빙글 돈다.

어느 순간 타임스립하여 중학생으로 돌아가고, 짝사랑 아마가세를 보게된다. 엄마, 아빠, 오빠에겐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태도로 대한다. 하긴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본 마사미가 아니겠는가? 40대의 아빠는 햇내기에 불과하다.

그리고 미래를 안다. 엄마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아빠도 홀로 살다가 건강을 잃고. 다행히 빨리 돌아가셔서 안도하는 날이 올 줄 어릴 때는 상상도 못하지 않았나. 마사미는 그래서 더욱 분위기를 바꾸어 놓으려는지도 모른다.

만다라차트를 들여다보다 타임슬립해서 중학교 2학년으로 온 지 석 달이 지난다. 성적이 우수한 아마가세가 과제를 빼먹는다. 줄곧 심각한 표정의 아마가세를 아무도 모르게 짝사랑했다. 63년 인생 중에서 가장 못생겼던 시절이기도 하다.

말실수로 아마가세에게 들킨다. 아마가세 역시 2023년도에서 타임슬립한 모양이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의지가 되는 것일까. 둘은 교환일기를 쓰기로 한다. 아마가세는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동지애를 느낀다.

그리고 서로의 2회차 인생을 응원하게 된다. 결혼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꿈을 위한 삶을 살겠다고 결심한다. 이미 실패한 인생을 살아봤다면, 후회하는 인생을 겪어봤다면 다음 생은 당연히 다시 시작하는 삶이 아니겠는가.

기억도, 능력도 그대로 50년 전으로 돌아간 14살의 마사미는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을 것이다. 시대의 급변도 경험했으니 주식을 사지 않을까 싶은데..우리의 주인공은 항의 편지가 늘어난다. 불합리한 광고나 작사가에도 자기 목소리를 낸다.

또한 불편하기 짝이 없는 부엌이며 청소하기 힘든 욕실, 덥거나 추운 단열재 없는 건물, 생활자 시선을 무시한 내장 설계와 건축 방식을 바꾸고 싶다. 그 첫 번째 관문으로 대학은 건축학과에 들어가려 한다. 마사미는 뜻을 이룰 수 있을까.

낡아빠진 봉건주의적 사회 풍조에서 그것도 건축회사에 취업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 하지만 주어진 삶이 아닌 만들어가는 삶을 느끼며 고군분투한다.

무엇보다 가부장적인 가족을 변화시키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애초에 이럴려고 과거로 갔나 싶기도 하다. 자신과 오빠의 진로를 바꾸고, 편견과 차별의 시선을 바로 잡는 모습이 멋지다. 아마가세와는 첫사랑이 이루어질까?

우리의 주인공이 꿈을 이룰지가 중요한 것이니..하지만 반전은 없다. 아니 있는 걸까? 그것도 엄청난! 63살 마사미의 인생 2회차는 끝나지 않았다. 엄청 답답하고, 무개념 사회의 과거는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난 과거로 돌아가기보다 이대로 늙는게 더 좋다. 유쾌하고 사랑스럽게 살아가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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