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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소설, 한국을 말하다 ㅣ 소설, 한국을 말하다
성해나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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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나왔던 <2024 소설, 한국을 말하다>를 읽었다. 반갑기도 하고, 그동안 한국 사회를 가로지르는 키워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소설을 통해 알아보겠다.
아동 콘텐츠 회사에서 유해 언어를 순화해나가는 일을 하는 0의 임신, 씁쓸함이 느껴지는 성해나의 <유령>, 신문 읽어주는 신문으로 진취적 시민의 15분 투자, 굳이라는 말이 섬찟한 김기태의 <진취적 시민을 위한 15분 읽기>, 쓸데없는 말만 늘어놓는 언니, 갓생을 부르짖는 답없는 오민아의 박연준의 <오민아의 남부러운 삶>, 프로듀서를 고발한 언니로 인해 뉴스 중독자가 된 박민정의 <나는 너에게 남은 사람>, 여름휴가에 강력 범죄 영화를 보던 영인의 소름끼치는 이웃 성혜령의 <방콕>, 병원에 입원한 엄마의 보호자로 배달앱의 배달 상황을 지켜보는 김경욱의 <가고 있습니다>, 강을 체험한 최가 가상체험에서 어머니를 떠올리는 하성란의 <발목>까지가 1부다.
꼴지라는 단어가 예쁘게 느껴지는, 일상의 다정함을 느끼게 해주는 윤성희의 <나중에 이기는 사람>, 영어 유치원을 보내는 열정적인 엄마들, 7세에 뭔 고시라는건지 정한아의 <키즈카페>, 1등급 소를 키워낸 경미, 딸의 수능 등급도 올릴 수 있으려나 김유담의 <엄마의 역할>, 정년퇴직을 앞두고 사보에 실린 남편의 글, 아들이 알아주는 엄마의 기록 김병운의 <일한 기록>, 불임 부부의 슬픔이 느껴지는 비극 문지혁의 <다섯째 아이에게>, 할머니 피를 말리는 ADHD 에치치 이미상의 <에치치에게 경배를>까지 2부는 가족단위에서 한국 사회를 바라본 작품들이다.
한국의 뿌리 깊은 이념 갈등으로 인한 부부싸움 송호근의 <하늘엔 영광 땅엔 평화>, 계엄을 떠올리게 하는, 이승과 저승을 잇는 플랫폼 정용준의 <일어나지 않은 일>, 나를 지키려 미래에서 온 나 정소현의 <나를 떠나지 않는 사람>, 한국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브레드 로프 캠퍼스에 참가한 번역가의 삶 안톤 허의 <영어생활>, 특별한 목소리의 류가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로 범죄를 막는 권김현영의 <들려?>, 신혼부부가 사기 위험에 처하는, 전세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정대건의 <불안>을 끝으로 3부에서는 조금 더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다.
2025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문화일보에 연재되었던 소설 열아홉 편을 묶은 앤솔러지다.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 시인, 번역가 그리고 사회학자가 '소설, 한국을 말하다'라는 기획에 참여했다.
AI, 돌봄 노동, 저출생, 고령화, 사교육, 세대ㆍ정치 갈등과 비상계엄과 탄핵, 그리고 대통령 선거를 거치며 한국 사회는 더 많은 질문을 품게 됐다. '소설, 한국을 말하다'의 두 번째 단행본이 나오게 된 지금, 우리 사회의 수많은 난제에 답을 내려주지는 않지만, 우리를 둘러싼 것들의 변화와 마주볼 수 있다.
'인생의 불가해함'에 물음을 던지고 답을 찾으려는 시도로 앞으로도 짓고 지어지고, 부수고 부서지기를 무수히 반복할 인간사에, 마지막까지 꿋꿋하게 남을 것은 오직 '이야기'일 것이라는 기획의 말이다.
2024년도 작품도 좋았는데 현실을 날카롭게 벼려낸 2026년 작품도 깊이있고 좋았다. 꾸준히 '한국, 소설을'를 챙겨볼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