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세고 촛불 불기 바통 8
김화진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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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세고촛불불기 #기념일테마소설집 #은행나무 #은행잎3기 #남유하

내가 소개하고 싶은 은행나무 책으로 선택한 도서는<셋 세고 촛불 불기>다. 순전히 남유하 작가님의 이름만으로.. 이기적인 선택이지만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소설가 8인이 기억하고자 한 기념일 테마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축제의 친구들_김화진
무주에 가면 영화를 한없이 볼 수 있다고 알려준 하나뿐인 친구에게 이끌려 왔다. 영화제 주최 측에서 마련한 술자리, 축제 방청객 주제에 소설을 쓴다고 소개하는데..거기서 알게 된 재우가 소개해준 작업실에서의 외도내지 방랑하는 영혼은 뭘보고 느낀걸까. 진작에 축제는 끝났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_남유하
서울고독사박물관에 환경관리원 모집을 보고 면접을 보러온 윤호. 담당자가 교통사고가 났다고 기다리란다. 다행히 호환되는 보디로 신속하게 조치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데..신인류 안드로이드와 함께 살아가는 세상, 그는 유품정리사였고 이모의 크리스마스 소원을 들어주었다. 고독사한 밀랍 인형으로 전시된 박물관이 우리의 미래다.

월드 발레 데이_박연준
죽은 무용수 최무희. 자살한 영에게선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 지나가는 귀신들이 나무란다. 지독한 가난을 이겨내고 노력과 재능으로 정상에 오른 무희는 죽어서도 클래스에 임하는 민오를 바라보는데..새벽처럼 무심하고 싶어서 죽었다니, 개천에서 용이 났지만 깨진 독에 물을 붓던 엄마의 마음이 민오보다 궁금하다.

위드걸스_서고운
사랑하는 선주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해서 보호소 홈페이지를 뒤진다. 그렇게 온 치와와 순찌를 임시보호를 시작한 지 한달 선주는 고시를 포기하고 학원 강의를 시작하는데..위드걸스 바 화재 제보자를 만났다가 실직한 인혜는 무속인을 찾고, 순찌의 입양을 거절 당한 이유가 뭔 개뼉다귀 같은 소린지 이해불가다.

껍질?_송섬
누군가 오려낸 것처럼 깨끗이 사라져버린 토요일. 아무리 기억하려 애써도 떠오르지 않는다. 거슬러 올라 모든 날의 기억이 제자리에 있음을 확인한다. 대표는 하루 연차에 일주일쯤 없었던 것 같다는데..이런일이 2년 연속 발생하자 미리 대책을 세우지만 헛수고다. 확실하게 CCTV를 달던가 병원에 갈 일인가. 차라리 그냥 받아들이는 게 낫다.

바다의 기분_윤성희
출근길 행정복지센터 주무관이 공무원 음악제에서 금상을 탔다는 플래카드를 본다. 부모님 이혼으로 외가에 맡겨져 일요일 점심마다 삼겹살을 먹으며 전국노래자랑을 봤는데..무단결근을 하고 조카 영지를 만나러 간다. 바다의 기분 의자 얘기를 들려주며 영지를 위로해 주는데 어째 위로 받는 느낌이다.

비트와 모모_위수정
피해자 가족 모임에서 만난 모모와 비트. 가까운 이가 사고로 죽어 없어진 사람들은 일생의 눈물을 다 흘려 눈물이 말랐음에도 울 수 있는 곳이 필요한 사람들이었는데..아내가 살해당한 모모와 남편이 실족사한 비트. 둘의 만남은 자연스러운 거라 여기고 싶다. 하지만 배신감은 어쩔거냐.

0302♡_이희주
새 학교, 새 학년 첫날의 전학생 유리. 그런 유리의 뒤를 쫓을 생각도 없이 따라가던 희주. 자기 집 앞에서 발걸음이 멈추자 새로 이사 온 앞집이란 걸 안다. 하굣길 사거리에 존나 잘생긴 미소년이 있는데..소원대로 미소년의 얼굴이 된 유리는 인기 절정을 맛본다. 하지만 이런 반전 예상 못했다.

궁금했던 남유하 작가님 작품은 미래 사회에서의 죽음과 존엄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이미 존엄사에 대한 뜻을 밝힌 에세이와 소설이 다수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역시 맥락은 같다. 왠지 고독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납득이 된다는 자체가 너무 슬프게 느껴진다.

크리스마스나 광복절, 3월 13일, 3월 2일 처럼 특정된 어느날의 기념을 기억하는 작가들의 이야기다. 특별할 거 없는 날이 특별한 날이 되는 이유는, 의미를 붙여서다. 이때 케이크 하나 앞에 두고 셋 세고 촛불을 분다면 아마도 더 기억에 남겠지. 그리고 은행잎의 첫 책으로 선택했으니 내게도 특별한 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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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만날까 이야기친구
최영희 지음, 곽수진 그림 / 창비교육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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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날까 #최영희 #창비교육 #어린이동화 #도서제공

창비 어린이 동화 서포터즈 첫 책은, 창비 청소년 문학상을 받은 <우리 만날까>이다. 여섯 편의 SF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걷는 나무 목격자 진술 녹취록
낙석 초등학교 뒷길 길고양이 급식소에 들기름, 참기름을 보러간 중학생 강뉴원. 벚나무에서 나뭇잎이 팔랑거리며 날아오는데 "시간이 없어"라고 써 있다. 당심이라는 고양이를 못 보고 와서 며칠 만에 다시 갔더니 나뭇잎 편지가 또..미래의 지구에서 온 길잡이 나무와 애벌레 로봇 홀리프의 이야기로 뉴원과 홀리프의 우정이 느껴진다.

비가 그치면 고백할게
열세 살이 되도록 초능력자 등록을 완료하지 못한 강휘슬. 기분에 따라 머리카락 색을 바꾸는 초능력자인 엄마의 머리카락은 새빨개진다. 5월 안으로 등록을 마쳐야 예비 중학생 초능력 진로 캠프에 참가할 수 있는데..드디어 자신의 초능력을 발견하는 이야기로 땅이 노래를 불러주는, 땅을 흔드는 자는 초능력 등록자 최초가 아닐까 싶다.

휘어지는 직진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 파란색 선물 상자 두 개와 핑크빛 상자 하나. 남자아이들에게 찢겨 나간 포장지 속 전투 로봇은 갤럭시파이터 최신형 모델들이다. 난멍청한 로봇들과 다른데..똑똑한 감정 로봇 토토와 해니가 오빠들과 전쟁 놀이를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가슴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다

온다, 온다, 온다
지구인들이 촐로행성을 '이주 가능한 지구형 행성'으로 선정하자 촐로행성은 대혼란에 빠진다. 은하계를 벌벌 떨게 만드는 행성 약탈꾼이 지구인들이다. 내 우르의 우르의 우르는 소원을 빌었는데...촐로행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성체 게렐과 액체 종족 아야미와 광물 종족 퉁가가 침략자로 부터 행성을 지키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지구에서 온 지성체와 친구가 되는 귀엽고 깜찍한 이야기다.

문어 도시 여행기
빗소리에 집중이 안된다고 반장 세드나가 나선다. 선생님은 7분 뒤 빗줄기가 가늘어질 거라 말하고, 인공 지능 예보는 정확히 맞는다. 하지만 공사장 소리가 다시 들리고 선생님은 직접 겪은 일을 들려주는데..미국 심해연구소 연구원이던 윤선생님의 소름 돋는 문어들의 도시 이야기보다 세드나가 알게된 사실이 아닐까.

메리플라호 탑승객을 위한 안내문
우주여행 적응 훈련을 통과한 승객들은 정확히 30년 하고 2개월 뒤에 로불트행성에 도착한다. 7종의 지성체가 다른 형태의 문명을 이루어 공존하는 행성으로 알려진 곳인데..승객 여러분의 안전을 위한 협조라는데 왜케 무시무시한거지. 메리플라호 측에서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경고문이 아닐까.

모든 이야기는 멈춤에서 시작되고, 여러 존재들의 만남은 웃음과 감동을 남긴다. 애벌레 로봇 홀리프, 감정 로봇 토토, 최강 지성체 문어 아이리스는 인간과 또 다른 존재가 우정을 맺고 인연을 이어가는지 보여준다. 작가님의 다채로운 상상력의 진원지는 우정이다.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마치 한 권의 동화를 읽은듯하다. 아마도 SF가 주는 묘한 매력이 곳곳에 발동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중간중간 그림도 재미를 배가시켜준다. SF 동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우주 생명체와의 조우를 맘껏 즐기시길 바란다. 어른도 이리 재밌는데 어린이들이 얼마나 재밌게 읽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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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은 모두 토요일에 죽는다
정지윤 지음 / 고블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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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은모두토요일에죽는다 #정지윤 #고블 #들녘 #서평단

거짓말쟁이 고양이 보고서
지도 교수가 해외 출장 중이라 K와 나의 공동 연구는 컨펌을 못 받은 상태다. 안교수는 자신의 샴고양이 초롱이를 맡겨 놓고 갔다. K는 초롱이가 열어놓은 창문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부주의로 고양이를 잃어버린 비난을 막기위해 작당을 하는데..사회 실험을 여기다 붙이다니 똑똑한 제자들이다. 실험 사고가 났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바닥에 떨어진 놈 이야기다.

그을린 올가미
작년 교양 수업에서 만난 너는 내 애인이지만 좀 많이 잘난 정아와 친해졌다는 소릴 들으니 불안하다. 절대 비밀이라며 너는 걸스카우트에서 올가미 만들기를 배웠는데 그걸로 사람 사냥을 했다고. 내게도 비밀이 있었는데..불을 해방 한다니 그냥 방화라고 본다. 근데 그곳에 왜 올가미가 있냐구. 사랑을 떠올리며 죽을 수 있는 건 해피엔딩이라는 이야기다.

한국역사물리학의 기원과 반전
매사추세츠 미스카토닉 대학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고 S대 조교수로 오고, 한 해 만에 대뜸 인문대 학장 자리를 하사받은 우 교수를 인터뷰 하러 온 김군에게 계속 딴지를 거는데..정부가 갑작스럽게 역사물리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우 교수가 어쨌든간에 정부의 전략자산이고 필요 불가결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살인사건의 희생자인 형을 위한 인터뷰 이야기
다.

너무 일찍 터트린 샴페인의 위험성에 대하여
아파트에서 폭발로 다섯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구조한 두 명 중 한 사람은 반사회단체 소속이고, 다른 한 사람은 S대 대학생이다. 같은 날 오전, S대에서 열린 행사에 환각 증세를 호소하는 일이 발생하는데..다큐멘터리 작가가 인터뷰한 세 명의 서로 엇갈리는 증언 이야기로 누군가는 범죄자다.

죄인들의 정치학
지난 밤 B는 무려 총을 든 괴한이 나타나자 혼비백산 도로로 달리고, 음주 운전중이던 C가 급 브레이크를 밟아 청부업자를 죽인다. C는 이미 사고를 친 상황인데 그럼 누가 살인을 교사했는가...C는 그제만 해도 A가 가르치는 수업을 듣는 학생이다. B와 시신을 숨기고 폐차까지. 살인교사범과 협박범, 살인범은 이제 공범이 되어 아주 조용하게 끝나는 이야기다.

보급형 친구와 함께한 토요일
사월의 피아노 뒤에 정아의 바이올린이 뒤따르고 주고받는 열띤 열기에 첼로까지 릴로우홀을 가득 메운다. 멋진 축하연은 S대가 공들인 자리다. 이번 일을 핑계로 준이 도착하는데..셋은 한팀으로 S대 5세대인공지능연구소를 향하고 끔찍한 일과 마주한다.
홀에서도 역시 사건이 터진다. S대에서 벌어지는 대환장쇼다.

모든 이야기는 S대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루고 하나로 통일된다. 정아가 세번쯤 등장한다. 그리고 '좋은 친구'도. 좋은 친구가 뭔지는 마지막에 밝혀진다. 그리고 내맘대로 소설의 주인공은 까뮈다. S대에서 벌어지는 여섯 이야기는 얽키고설켜 있다.

고양이의 죽음은 애교다. 사람이 계속해서 죽어나간다. 아주 뭉탱이로. 방화에 폭탄, 마약과 살인마, 사이비 광신도까지 등장한다. S대는 서울대 아닌가 싶은데 서울대가 또 나온다. 그러니까 S대는 S대인 셈이다.

<한국역사물리학의 기원과 반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역시 반전이 있어야 재밌다. 작가님 처음인데 글을 너무 재밌게 쓰신다. 모든 이야기가 신선하고
독특하다. <악당은 모두 토요일에 죽는다>니까 부디 악당들은 토요일에 조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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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잃어버린 여름
앨리 스탠디시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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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잃어버린여름 #앨리스탠디시 #키멜리움

이 소설은 아동 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제인 애덤스 아동 도서상' 우수 도서로 선정된 책이다.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가 보여주는 작품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1940년 여름, 열 살이던 대니는 와타우가 강둑이 터져 차가 떠내려 가는 걸 루와 함께 지켜본다. 그때 누군가 비명을 지르고 쿰스네 쌍둥이가 나란히 떠내려간다. 누군가 섬광처럼 번쩍이며 물속으로 뛰어든다.

잭 베일리가 쌍둥이를 구해 나타나는 모습을 지켜본다. 다들 손뼉을 치고 환호성을 지른다. 다음날 헤드라인 1면을 장식한다. 그때부터 잭 베일리는 한 소년이 아닌 영웅이다. 그리고 브루스에게서 대니를 구해준 날 대니의 영웅이 된다.

잭이 '욘더'에 관해 말했던 그날, 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좀 더 귀담아들었더라면..그랬으면 아마도 잭이 실종됐을 때 소여 경관의 생각이 옳았다는 걸, 아예 찾지 않는 게 나았을 것이다.

대홍수가 있은 지 3년, 쿰스네 쌍둥이는 어쨋든 홍수에서 살아남았지만, 포기 갭에서 앗아간 것은 메이너드 씨의 자동차 정도가 아니었다. 편집인 아빠는 징집되고 엄마는 아빠 대신 일을 맡게 되었다.

1년 반 동안 대니와 잭은 모든 집과 가게에 신문을 배달한다. 나란히 자전거를 타고 농담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그 시간이 하루 중 제일 좋다. 하지만 그날 아침 잭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지각을 한 대니는 세살 많은 잭을 찾아보지만 어디에도 없다. 열여섯 살은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나이다. 학교를 그만둘 수도 전쟁에 자원입대할 수도 있는 나이지만 흔적조차 없이 사라질 일인가.

잭의 버려진 자전 위 나무 몸통에 새겨진 단어 '욘더' 잭이 설사 이 마법 같은 장소를 찾으려고 도망쳤다고 해도 자기 개, 위니를 두고 떠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잭이 남긴 암호같은 비밀 단서로 잭을 찾을 수 있을까?

마을과 잭을 뒤덮고 있던 진실을 마주하며 큰 혼란에 빠진다. 잭을 온전히 이해하고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두려움, 나를 지키기 위한 비겁한 선택들. 대니는 모든 잘못을 바로 잡으려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적 배경 아래, 평온해 보이는 마을에서 대니는 잭의 실종을 파헤치며 그동안 보지 못했던 전쟁터 밖의 숨겨져 있던 가정 폭력, 사회적 고립, 편견과 차별을 마주한다.

잭의 아버지 존 베일리는 폭력적이고 냉혹한 사람이다. 전쟁의 상처가 사람을 변하게 했다고 해도 아버지 아닌가. 잭이 머물 수 없었던 이유는 또 있다. 소설은 두 소년의 진정한 용기를 찾아가는 성장과 여정을 그리고 있다.

소설 끝에는 역사적 배경과 토론을 위한 질문들이 준비되어 있다.

용기, 그리고 양심을 가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나요? 두 가지를 다 가지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잭의 아버지는 훈장을 받은 전쟁 영웅이다. 전투에서 용감했다는 이유만으로 영웅으로 생각할 수 없다. 용기는 중요한 것이지만 양심이 없다면 대단치 않다. 양심없는 용기는 야생동물이다.

용기란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또한 용기는 연습이 필요하다. 진정한 용기의 의미를 찾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잭이 꿈꾸던 세계 '욘더'에 닿으면 잭을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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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의 재판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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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의재판 #도진기 #황금가지 #서평단

도진기 작가님의 프로필을 보면..이건 반칙이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대학원 졸업. 변호사로 활동하는 추리소설가. 내돈내산한 <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를 읽고 2편을 기다리고 있다. 그럼 이번 소설은 어떨지 들어가 보겠다.

술을 강요하는 양길이. 사자 앞에 가젤 같은 지훈이 주는대로 마신다. 바에서 돌아와 호텔에서도 이어지는 술자리..지훈이 화장실에 간 사이 양길은 술에 흰 가루를 탄다. 술이 과했나 싶은 지훈이 의식을 잃는다. 이렇게 마시면 약이 아니라도 죽겠다.

지훈의 여자친구 선재가 형사법정 앞에 도착한다. 지훈의 모친을 대신해 검사와의 소통 통로가 돼주어 박재열 검사는 선재에게 우호적이다. 지훈의 한을 풀어줄 유일한 사람에게 선재는 부탁의 인사를 한다. 회색 수의를 입은 양길이 들어온다.

양길은 살인자다. 재판은 껍데기일 분, 지훈을 죽였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너무나 당당한 양길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지훈이 양길이와 여행을 가겠다고 전할때, 오히려 미안해하는 지훈에 약해져 버렸다. 학폭을 당할때 구해준 친구가 양길이다.

선재는 처음부터 양길이 못마땅하게 여겼다. 못 가게 할걸, 배려하지 말걸..처음으로 깊이 후회한다. 모친은 아들이 객지에서 병사한줄 알았는데 사망보험금이 양길 앞으로 나온다는 보험사의 전화를 받는다. 19억 수령자가 타인이라 연락한 것이다.

거액의 사망보험에 가입하게하고 피해자를 속여 그보험금 수령인은 자신으로 해두고, 두 달 후 필리핀으로 유인해 살해한 계획 살인이다. 변호사의 한마디에 선재는 멍해진다. 피고인이 자살하러 필리핀에 갔다고. 마지막 길에 친구와 동행했던 거라고.

말도 안되는 거짓말은 살인을 병사로 만들고, 판사의 시선도, 믿고 있는 검사도 뭔가 개운치가 않다. 지훈의 사촌 형 형식이 기다리고 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렌터카 사업을 하고 있다. 형식은 선재가 사격선수 출신이라는 걸 알고 친밀감을 보였다.

다음 재판. 검사는 전상오를 법정에 세운다. 지훈을 때리고 괴롭혔다던 학폭 가해자. 상오는 보스격인 양길이 시켜서 했을 뿐이라고 한다. 병주고 약주고 양길인 그렇게 지훈을 가지고 놀았다. 상오의 증언은 양길을 처음 본 선재의 기억을 불러낸다.

유약하고 착한 심성을 지닌 지훈이 친구 손에 살해되었다. 법은 멀고 정의는 무너졌다. 계속되는 공판은 지지부진하고, 선재는 지훈의 사체를 보고 진단서를 작성한 세부 현지 의사를 만나 부탁한다. 검사에게는 의사 토레스를 만난 일을 숨긴다.

마지막 공판에서 양길에게 결정타를 먹이는 토레스의 증언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검사는 사형을 구형한다. 변호사의 변론에 선재는 속이 울렁거린다. 드디어 선고일. 느려터진 목소리로 판사는 무죄를 선고한다. 이런 식이면 2심, 3심에 간들 달라질까.

재판은 법정에서 벌어지는 게임에 불과하다. 선재는 재판이라는 절차에 마음이 떠난다. 실망하고 지친다. 다른 판사를 만났다면 달랐을까. 그 무렵 어떤 변호사가 쓴 글을 우연히 발견한다. 선재는 서찬휴 변호사를 찾아간다.

법은 안정성을 중히 여겨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이중의 위험을 지울 수 없게 일사부재리 원칙을 적용해 양길이 영구히 면책되있다고 한다. 답은 없는 것일까? 살인자가 무죄에 보험금까지 타먹는 꼴을 두 눈뜨고 지켜봐야 한다.

절반을 넘게 고구마를 먹이며 법이 누굴 위해 존재하는지 의심하게 한다. 죽은 지훈을 위해 선재가 움직인다. 호랑이굴로 들어간 선재를 지켜본다. 지훈의 모친까지 걸고 넘어가는 양길은 선을 넘었다. 4의 재판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

백만개의 고구마를 먹였으니 시원한 사이다를 기대해도 될까? 판사를 잘못 만난 금오도 사건이나 캄보디아 아내 사건처럼 보험금과 관련된 사건을 다루고 있어 재미를 더한다. 법정 소설이 이렇게 재밌는 것은 작가님이 재미를 1순위로 두어서가 아닌가. 법조인이 쓴 소설이라 편파적일거란 선입견이 있었는데 지극히 소설적이다. 소설가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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