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즈번즈
박소해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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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즈번즈 #박소해 #텍스티 #내돈내산

만나본 적도 없는 작가님이 오래 봐 온 사람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아마도 박장살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콘서트 한번 다녀오면 그 가수는 내 가수가 된다. 매번 경기장을 찾지 않아도 그 선수의 팬이 되기도 한다. 박소해 작가님은 그렇게 영원히 나의 작가님이다. 드디어 만나게 된 <허즈번즈> 솔직한 리뷰로 작성하겠다.

1945년 10월. 열네 살 소녀 수향의 삶은 해방되지 못했다. 아버지는 수향의 친모가 내리 딸만 낳자 아내를 버리고 재혼했다. 수향과 수진은 친모가 죽자 외할머니 손에 컸다. 수진이 물에 빠져 죽고, 수향은 알 수 없는 병에 걸렸다. 그 정체 모를 병은 엄마가 걸렸던 병이다.

외할머니는 성대한 추는굿을 준비한다. 추는굿을 한 후로 수향은 꿈에서 봤던 일들이 실제로 벌어진다. 다정하고 자애롭던 외할머니마저 수향이 열 살 때 돌아가신다. 장례식 날, 6년 만에 아버지 권도진이 찾아온다. 아버지가 경성 본가로 데려오고 새어머니 난실은 첫날부터 종노릇을 시킨다.

해방 후 도진은 미군정 아래에서도 계속 토지조사 일을 해 일본인 거부 나가스 시게루 일가의 대저택을 저렴하게 불하받게 된다. 적산가옥. 패망한 일본인들이 급하게 본국으로 도망가면서 남겨진 집에 가서 사는 게 좋을까. 수향은 마음이 좋지 않다. 아니나 다를까. 어린 소녀의 가냘픈 목소리가 들린다.

들ᆢ어ᆢ오ᆢ지ᆢ마 ᆢ하얀 기모노를 입고 있는 소녀. 목소리와 환상이 수향에게 경고한다. 그랜드피아노가 신기한 수향이 흰 건반 하나를 눌러본다. 딩. 집안 공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아까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던 목소리가 속삭인다. 내 연주를 들어볼래?

해방으로 인해 유일하게 좋았던 점은 일본인 도련님의 서재를 차지한 것뿐이다. 굉장한 장서를 아끼고 사랑했던 마사키 도련님은 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포의 추리소설 책을 펼치자 사진 한장이 바닥에 떨어진다. 피아노를 쳤던 나가스 교코일 테다.

이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속삭였던 소녀. 수향은 저택 뒤 검은 대나무 숲을 산책한다. 흑죽관이 보인다.
저 집은ᆢ절대ᆢ가지ᆢ마 ᆢ교코의 목소리가 간절하게 부탁한다. 누군가 수향을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간다.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인이다.

꿈속에서 소녀가 알려준 구멍 안에 노트가 있다. 매일 일기장을 조사하고 연구한다. 암호는 도저히 풀수가 없지만 마사키의 서재는 수향의 내면을 키운다. 얼굴도 본 적 없는 청년이 스승이자 말벗이었다. 1950년 평화로운 아침에 호외가 날아든다.

도진을 따라 나선 피난길은 인도교 폭파로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신분증과 서류를 불태우고 빈집처럼 보이게 하고 숨어있기로 한다. 지독한 이질에 걸려 현수가 허무하게 죽는다. 도진은 쌀을 넉넉하게 주겠다는 쌀가게에 수향을 시집 보내려 한다.

수향의 몸값이 여덟 섬이다. 나가스 저택에서 영우와결혼식이 치뤄진다. 시아버지 최두만과 영우는 흑죽관에서 살기로 한다. 영우는 수향의 상처가 아물 때까지 곁에 얼씬하지 않았다. 수향의 상태가 좋아지자 다시 영우가 찾아온다.

두만이 손주를 원해 일주일에 세 번은 합방을 해야 한다. 수향은 남편의 이상한 점을 감지한다. 같은 얼굴, 같은 몸이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하는 영우를 이해할 수 없다. 월, 수, 금요일에 따라 달라지는 남편이라니. 말도 안된다.

<허즈번즈>는 수향의 남편들과 나가스가의 사람들이 엮이면서 끝을 알수없는 미스터리로 들어간다. 사라진 교코는 어디있을까. 마지막으로 전쟁통에 흘러들어온 월터의 이야기는 결국 수향을 넓은 세계로 인도한다. 적산가옥에서 벌어진 한 여자의 기구한 삶과 사랑은 유령과 짐승보다 못한 인간을 더해 시대적 배경과 어우러져 이야기에 빠지게 만든다.

박소해 작가님의 외할아버지와 외증조할머니의 역사처럼 6.25 참전용사이신 아버지, 그 무서운 시기를 보낸 어머니가 계시다. 전쟁통에 굶주리고 핍박박는 게 여자의 인생이지만 수향은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신여성으로 <허즈번즈>의 주인공이다. 흐뭇한 열린 결말에 나도 모르게 미소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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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서울에서는 무슨 일이
정명섭 외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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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서울에서는무슨일이 #김아직 #정명섭 #최하나 #콜린마샬 #오팬하우스 #한끼출판사 #서울미스터리 #책선물

김아직 작가님이 사인본 책이랑 선물 보따리를 보내 주셨다. 신간 나오면 보내주신다더니 이리 보내주실 줄이야..크리스마스 선물받은 느낌이다. 그날, 서울에서는 무슨 일이--있었을까? 네 명의 이야기꾼이 쓴 미스터리 소설집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사라진 소년_정명섭
1987년 레이더 기지가 있는 군부대가 실미도에서 온 군인들이 총살당한 장소라고 개웅산을 오르는 네명의 소년. 철조망 옆 참호가 보이자 흥분한 소년들은 코앞에서 군인을 보자 도망치는데..그날 실종된 신웅섭이 40년 만에 보낸 편지로 탐정을 찾은 찬규아저씨의 의뢰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준혁 아저씨와 상태 이야기다.

선량은 왜?_최하나
서울 연희동 사는 41살의 선량이 누군가를 망치로 무자비하게 때려죽인 죄로 포토라인에 서서, 인간 같지도 않은 거를 죽였다고 하는 장면이 TV 속에서 흘러나오는데..재개발 광풍 속에 선량했던 한 소시민이 왜 무서운 짓을 벌이게 되었는지, 그녀의 선택은 잘못되었나? 그럼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곱씹어 보게 되는 이야기다.

천사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죽는다_김아직
연극 <천사는 광장에서 죽는다>의 초연을 하루 앞둔 새벽, 4월의 마로니에 공원에서 배우 샹지가 죽었다. 오느릅은 샹지 사망 사고는 살인 사건일 확률이 높다는데..똑똑한 고딩 탐정 오느릅의 말대로 한 형사는 살인 사건으로 파고 들고, 오느릅은 샹지 사건을 라울 사건과 연관지어 극작가가 극본에 숨겨놓은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신촌에서) 사라진 여인_콜린 마샬
다트를 하고 싶어하는 에드먼턴 출신인 피터는 항상 금요일 밤이면 항상 이곳으로 온다. 어느새 다같이 다트를 하고 지혜라는 여자에게 호감이 생기는데..신촌 일대를 찾아다니며 찾은 결론은 뭘까. 사진을 보고 다 다른 이름으로 기억하는 지혜가 맞긴 한걸까.
룸13에서 한국말과 서울에 대해 깊이 알게 된 이방인 미국인이 한국 여인 찾기 이야기다.

서울에서 산 지 40년이 넘었지만 서울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은 정명섭 작가님이 서울을 주제로 앤솔로지를 기획했다고 한다. 영화 <실미도>를 보고 역사의 비극이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벌어졌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고 오랫동안 담아두었다고 한다.

개봉동, 연희동, 혜화, 신촌 등 네 지역, 네 시선, 네 사건을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개인의 삶을 바꾸고, 때로는 일상을 무너뜨리고 집어삼키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선량은 왜?>는 결말까지 왜 그랬을까 싶게 안타깝다.

탐정이 등장하는 <사라진 소년>은 중학생 탐정의 의젓함과 어른들의 따스한 정이 느껴져 청소년 소설로 딱이다 싶다. 그에 비하면 <천사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죽는다>의 여고생 탐정은 형사를 능가하는 능력자로 김아직 작가님의 최애 캐릭터가 아닌가 본다.

예전 인천이 서울 변두리쯤 되었던 시절 서울행 나들이는 언제나 꿈만 같았다. 언니가 다니던 이대앞이나 또 다른 언니의 직장이 있던 여의도. 친구들과 함께 놀러다니던 63빌딩과 한강 유람선은 80년대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이제는 주말 딸내미의 홍대 나들이를 낭만이라고 부를지 모르지만, 소설속 서울에서의 미스터리 처럼 각양각색의 얼굴을 하고 있는 서울을 소설로 만나볼 수 있어 좋았다 하겠다. 네 작품 중 특히 <천사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죽는다>는 중복 미스터리 작품으로 미스터리의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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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로
김재희 지음 / 북오션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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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로 #김재희 #북오션 #첫사랑 #레트로연애오설 #댓글이벤트

북오션에서 '나의 첫사랑은 _____다' 문장 완성하기 이벤트가 있었다. 고등학교때 방송국가서 처음보고 반한 가수가 있다. 그땐 송골매가 인기 최고였고, 누구나 구창모를 마음속에 품었다. 70이 넘은 구창모가 여전히 건재한 모습으로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아직도 가슴이 콩닥콩닥하던데..부정맥이 아니라 사랑이길 바란다.

서두가 길었는데..아스라한 첫사랑의 싱그러운 추억이라는 <신작로>는 책표지도 레트로 감성이다. 철수와 영희쯤 돼 보이는 소년과 소녀의 모습이다. 책표지의 소년은 서동민, 소녀는 강운영..이야기는 둘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길이 아닐까.

봉제 공장에 출근하는 엄마를 기다리며 홀로 하루를 보내는 동민은 아버지의 영정 사진이 무섭다. 엄마는 혼담이 오가던 선생님이 아닌 소작농의 아들과 반대하는 결혼을 했다. 외할머니는 10년도 못 가서 남편이 죽을 거라는 무당의 말을 들었다.

차마 아버지의 사진이 무섭다는 말은 못하고 수민이 가 있는 외할머니댁에 보내달라고 한다. 엄마는 수민이 입학하는 시점에 데리러 온다더니 동민의 입학식마저 못 온다는 편지를 보낸다. 설날, 사촌들은 동민을 무시하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외할머니는 동민을 탓하고 수민이는 약한 존재다. 드디어 입학식. 외할머니는 다른 사촌들의 입학식에는 갔지만 동민의 입학식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어쨌거나 동민의 초등학교 생활이 시작된다. 서울에서는 홀로 집 안에 갇혀 있었지만 여기는 달랐다.

봄 에는 복숭아꽃들 사이로 술래잡기를 하고, 여름에는 개울가에서 물놀이하며 송사리와 다슬기를 잡았다. 원두막에서 복숭아와 참외를 먹고, 가을에는 고구마를 캐고 겨울에는 얼음썰매를 타고 연을 날렸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외할머니는 여전히 무섭고, 엄마는 남매를 보러 자주 못 오고, 사촌들의 무시도 용곤이의 놀림도 여전하다. 하지만 동민은 점점 커갔고, 반장도 된다. 4학년이 되고 동민, 남경, 순정은 삼총사가 된다. 어느덧 수민도 입학하게 된다.

음악 시간 모두가 선생님의 풍금소리에 노래를 부르는데 전학생이 등장한다. 이름은 강운영. 동민은 작게 이름을 되뇌인다. 순정은 그런 동민과 운영을 번갈아 쳐다본다. 남경은 그런 순정을 지켜본다. 얼핏 이 모습이 모든걸 말해주는지도 모르겠다.

서울에서 온 전학생..타지에서 온 외부인이라는 공통점으로 둘은 친해진다. 할머니는 언제 떠날지 모르는 사람들과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한다. 이런게 텃세라는거다. 운영과 멀어지게 하려고 동민을 서울로 보낸 할머니가 왜케 얄미운지..

결국 동민은 상사병에 걸리고 만다. 고등학생이 되고, 초등학교 동창회를 한다고 연락이 온다. 둘은 그리운 마음을 서로 알아본다. 동창회 이후 사랑의 열병에 휩싸이는 동민은 매일매일 운영이 보고싶다. 본격적인 연애소설의 시작인가.

역시 연애는 연애 편지가 빠질 수 없다. 사랑도 이별도 실연도..첫사랑은 이루어 졌을까? 반평생이라 할수 있는 십대에서 오십대까지 이야기다. 소작농이 등장하는 걸 보면 꽤 오래전 배경이 아닐까 싶다.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일테고.

외할머니와 마찬가지로 어머니마저 점쟁이 말을 맹신하는 점은 시대착오적이지만 뭐 그럴수 있다. 자신과 같은 운명이라 여긴다면 뜯어 말리겠지..하지만 자기 인생 자기가 사는 것이다. 내가 살 사람을 왜 어머니가 판단하지.

뜬금없이 군인이 되라는 할머니는 또 어떻고. 가장 이상한 점이 죽음을 앞두고 허락을 해준다는..허락받을 일인가? 소설 소나기도 생각났지만 내가 겪은 일들도 비슷하니 아마도 50대의 주인공은 70년대 생이 아닐까 싶다.

모처럼 첫사랑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했던 연애소설은 <네메시스>와 <시소게임>으로 알게 된 김재희 작가님이다. 과거로 넘어가 옛 생각과 각 장마다 노래 한 곡으로 음악마저 추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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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푸틴의 정원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6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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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푸틴의정원 #나카야마사리치 #미스터리 #블루홀식스 #이누카이하야토시리즈 #내돈내산

책 받고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이라 너무 기분 좋다. 공중정원님의 디자인도 좋고, 한겹 벗겨내면 붉은 색의 딱딱한 표지에 가름끈이 있어 너무 고급지다. 문제는 소설이 재밌냐 있데 작가가 반전의 제왕 나카야마 시치리다. 두말하면 잔소리라 생략..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의 씁쓸했던 다섯 번째 이야기 <카인의 오만>이 일 년 반 정도 지났다. 그동안 후속편이 나오길 기다렸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니 작가님은 대단하다. 여섯 번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라스푸틴이 뭔지 가장 먼저 궁금했는데 그냥 사람 이름이다. 제정 러시아의 기도승으로 괴이한 용모때문에 괴물로 불린 악명 높은 인물이다. 기이한 행적과 신비한 능력으로 러시아 왕조를 몰락시킨 수도승을 연상케 하는 인물이 등장하리라 본다 .

이누카이 하야토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딸 사야카의 병문안을 간다. 입원한 지 벌써 몇 년이 지났다. 정기적으로 인공투석을 받아야 하는 데다 체력이 저하되었다. 자신의 외도로 이혼한 아내에게 떠넘기는 비겁한 아버지로 정기적으로 딸의 눈치를 살핀다.

만성 사구체신염이라는 난치병으로 장기 입원중인 유키가 사야카의 수학을 도와주고 있다. 사야카는 불편한 아빠를 보낸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유키가 퇴원을 한다. 유키의 엄마 사토코는 치료법을 바꿔 집에서 치료한다고 한다. 곧바로 이상한 느낌이 든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유키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유키의 죽음은 사야카의 죽음을 연상케 한다. 비슷한 병을 앓는 환자로 공통점이 많을수록 이누카이는 더욱 두려워진다. 장례식에 참석한 부녀는 고인과의 마지막 인사를 통해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유키의 목 아래로 이상한 멍이 있다. 이누카이는 아동 학대가 떠오른다. 발인 전에 증거를 확보해야만 한다. 조문객 사이에 있던 시도 형사에게 경찰수첩을 보여주며 물어본다. 온 몸에 멍자국이 있음에도 쇼노 부부는 모르쇠로 일관한다고 한다.

사야카는 유키의 죽음에 이상한 점이 있다면 반드시 진실을 밝혀 달라고 한다. 이누카이는 경찰이 아니라 아버지의 마음으로 사건에 파고든다. 공원에서 발견된 췌장암 환자의 시신에 멍자국이 유키 사건과 비슷하다.

병사와 자살이라서 범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유가족들이 숨기려는 건 뭘까? 두 사건을 파고들면서 공통점이 보인다. 내추럴리 그리고 오다 호스이라는 존재. 긴 병에 장사없다는 말이 있다. 오다 호스이를 찾아나는 이유는 충분하다.

환자를 둔 가족들이 진짜 원하는 바는 따로 있다. 진실은 어둡고 끔찍하다. 그걸 악용하는 악질 사이비 치료가 판을 치는거고. 드러나는 내막은 교주나 다름없는 사이비 종교다. 하지만 아이돌이 내추럴리 덕분에 완치되었다는 소식이 오다를 영웅으로 만든다.

경찰은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이누카이는 경찰 조직과 자신의 무력함에 화가 난다. 오다 호스이의 진짜 모습을 만천하에 공표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현대의학은 완벽한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약의 마루타가 기꺼이 되지 않나?

폐암으로 죽은 큰언니도 신약이라는 이름의 희망에 안간힘을 쓰고도 끝내 좋아지지 않았다. 뭐든 해보려던 가족들에게 감언이설로 돈과 시간을 빼앗아 갔던 그 큰병원이 떠오른다. 이번 소설은 현대의학과 대체의학, 병원치료와 민간요법을 둘러싼 갈등이 주제다.

내 가족이 아프면 난 어떻게 했을까?

돈과 권력을 다 가진 오다 호스이가 바로 라스푸틴이다. 예상밖의 전개가 펼쳐지며 반전은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었다. 소설 초반의 이야기..우린 기억한다. 죽어도 잊지 않을 거란.. 언젠가 반드시 복수할 거란 그 말을.

복수에 사로잡혀 괴물이 되었다. 그리고 왜 라스푸틴의 정원인지도. 사야카가 밝게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완쾌되길 바란다. 그러려면 의료진을 믿을 수밖에, 어쩔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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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베첸토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최정윤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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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베첸토 #알레산드로바리코 #비채 #비채3기서포터즈 #재즈의탄생

<노베첸토>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평생 배에서 내리지 않았던 어느 피아니스트에 관한 이야기'란다. 어째서 평생을 배에서 살았을까. 내리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을까? 이미 영화와 연극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사랑받았다고 한다. 음악에 대해, 재즈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그 사연도 궁금해서 얼른 책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보스턴 항구에 도착한 어느 날 아침, 승객들이 모두 내린 뒤 상자 안에 들어 있던 열흘 남짓 된 아기. 일등실의 연회장 피아노 위에. 어찌됐든 부드먼이 발견했고, 상자에는 파란 잉크로 'T.D. 레몬스'라고 인쇄되어 있다.

대니는 T.D.가 'Thanks Danny' 즉 '고마워요, 대니'를 의미한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 대니 부드먼으로 시작하는 이름을 지어준다. 평생에 단 한 번, 그가 부린 사치다. 이번 세기의 첫해에 발견했다고 노베첸토라고 부르기로 한다.

어쨌거나 대니 부드먼 T.D. 레몬 노베첸토는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된다. 대니 부드먼은 폭풍이 몰아치던 날 고삐 풀린 도르래에 맞아 내장이 파열된다. 당시 어린아이였던 노베첸토가 읽어주는 경마 신문을 듣다가 웃으면서 생을 마감한다.

8살 노베첸토는 두 번째로 고아가 된다. 유럽과 미국을 50여 차례나 오갔지만, 육지를 밟아본 적은 없다.
정확히 말하면 고국이나 가족도 없고, 기록상 태어난 적 없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이다. 선장은 이제 연극은 그만둘 때라 여기고 당국에 알린다.

그런데 어디에도 노베첸토는 보이지 않는다. 그 후 22일이 지났고, 불 꺼진 연회장에 다리를 대롱거리며 피아노 의자에 앉아 연주하는 노베첸토가 나타난다. 어떤 속임수도 없는 아름다운 곡에 부잣집 부인의 눈에는 눈물이 흐른다.

20년이 지난후 버지니아호 역사상 가장 거친 풍랑이 몰아친다. 다 죽어가는 얼굴의 트럼펫 연주자를 노베첸토가 따라오라고 한다. 둘을 태운 피아노가 연회장 마루위로 미끄러지고 분명 단순한 연주 이상의 운전이라고 해야 하나..

선장은 흥분해 소리를 지르고 그날 밤 둘은 절친한 친구가 된다. 노베첸토는 연주하면서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묻는다. 배에서 결코 한 번도 내려온 적 없는 그는 여행을 한 것이다. 진짜로 세상을 본 적은 없지만 세상은 그의 마음을 훔쳤다.

당시 나름 작은 전설이고 유명 인사였던 노베천토의 이야기를 젤리 롤 모턴은 듣는다. 그는 실존 인물이다. 재즈의 창시자는 성질깨나 있어서 우열을 가리는 대결을 떠올린다. 그를 만나기위해 수천 번 악담을 퍼붓고 버지니아호에 오른다.

노베첸토는 별 관심이 없었다.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다. 대결? 왜? 재즈의 창시자는 어떻게 연주하는지 궁금하기는 했다. 뭔가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드디어 만났다. 젤리 롤은 연주를 시작한다. 래그타임. 생전 처음 들어보는 것이다.

노베첸토의 차례..가슴속에 간직했던 동요를 연주하자 젤리 롤은 어처구니 없는 짓에 블루스 연주로 화답한다. 노베첸토는 감동받은 모습으로 따분한 연주로 다시 화답한다. 사람들의 야유가 쏟아진다. 하지만 바로 청중은 숨 죽이고 만다. 승자가 정해진다.

그리고 바다 이야기를 듣고 결심하기에는 뭔가 미심쩍지만 하여간 32년 만에 배에서 내릴 결심을 한다.
세 번째 계단에서 대체 뭘 본 건지 알수없지만 노베첸토는 다시 배에 오른다. 그리고 전쟁으로 배와 함께 생을 마감한다.

<노베첸토>는 모놀로그 희곡이다. 그런데도 피아노 대결은 정말 압권이다. 노베첸토에게 피아노는 삶의 이유다. 음악은 그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게 해준다. 음악으로 이룰 수 없는 욕망을 길들이고, 연주를 함으로써 불완전한 자신의 삶을 채운다. 배에서 태어나 배에서 죽은 피아니스트라니 유일무이의 존재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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