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베첸토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최정윤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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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베첸토 #알레산드로바리코 #비채 #비채3기서포터즈 #재즈의탄생

<노베첸토>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평생 배에서 내리지 않았던 어느 피아니스트에 관한 이야기'란다. 어째서 평생을 배에서 살았을까. 내리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을까? 이미 영화와 연극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사랑받았다고 한다. 음악에 대해, 재즈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그 사연도 궁금해서 얼른 책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보스턴 항구에 도착한 어느 날 아침, 승객들이 모두 내린 뒤 상자 안에 들어 있던 열흘 남짓 된 아기. 일등실의 연회장 피아노 위에. 어찌됐든 부드먼이 발견했고, 상자에는 파란 잉크로 'T.D. 레몬스'라고 인쇄되어 있다.

대니는 T.D.가 'Thanks Danny' 즉 '고마워요, 대니'를 의미한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 대니 부드먼으로 시작하는 이름을 지어준다. 평생에 단 한 번, 그가 부린 사치다. 이번 세기의 첫해에 발견했다고 노베첸토라고 부르기로 한다.

어쨌거나 대니 부드먼 T.D. 레몬 노베첸토는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된다. 대니 부드먼은 폭풍이 몰아치던 날 고삐 풀린 도르래에 맞아 내장이 파열된다. 당시 어린아이였던 노베첸토가 읽어주는 경마 신문을 듣다가 웃으면서 생을 마감한다.

8살 노베첸토는 두 번째로 고아가 된다. 유럽과 미국을 50여 차례나 오갔지만, 육지를 밟아본 적은 없다.
정확히 말하면 고국이나 가족도 없고, 기록상 태어난 적 없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이다. 선장은 이제 연극은 그만둘 때라 여기고 당국에 알린다.

그런데 어디에도 노베첸토는 보이지 않는다. 그 후 22일이 지났고, 불 꺼진 연회장에 다리를 대롱거리며 피아노 의자에 앉아 연주하는 노베첸토가 나타난다. 어떤 속임수도 없는 아름다운 곡에 부잣집 부인의 눈에는 눈물이 흐른다.

20년이 지난후 버지니아호 역사상 가장 거친 풍랑이 몰아친다. 다 죽어가는 얼굴의 트럼펫 연주자를 노베첸토가 따라오라고 한다. 둘을 태운 피아노가 연회장 마루위로 미끄러지고 분명 단순한 연주 이상의 운전이라고 해야 하나..

선장은 흥분해 소리를 지르고 그날 밤 둘은 절친한 친구가 된다. 노베첸토는 연주하면서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묻는다. 배에서 결코 한 번도 내려온 적 없는 그는 여행을 한 것이다. 진짜로 세상을 본 적은 없지만 세상은 그의 마음을 훔쳤다.

당시 나름 작은 전설이고 유명 인사였던 노베천토의 이야기를 젤리 롤 모턴은 듣는다. 그는 실존 인물이다. 재즈의 창시자는 성질깨나 있어서 우열을 가리는 대결을 떠올린다. 그를 만나기위해 수천 번 악담을 퍼붓고 버지니아호에 오른다.

노베첸토는 별 관심이 없었다.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다. 대결? 왜? 재즈의 창시자는 어떻게 연주하는지 궁금하기는 했다. 뭔가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드디어 만났다. 젤리 롤은 연주를 시작한다. 래그타임. 생전 처음 들어보는 것이다.

노베첸토의 차례..가슴속에 간직했던 동요를 연주하자 젤리 롤은 어처구니 없는 짓에 블루스 연주로 화답한다. 노베첸토는 감동받은 모습으로 따분한 연주로 다시 화답한다. 사람들의 야유가 쏟아진다. 하지만 바로 청중은 숨 죽이고 만다. 승자가 정해진다.

그리고 바다 이야기를 듣고 결심하기에는 뭔가 미심쩍지만 하여간 32년 만에 배에서 내릴 결심을 한다.
세 번째 계단에서 대체 뭘 본 건지 알수없지만 노베첸토는 다시 배에 오른다. 그리고 전쟁으로 배와 함께 생을 마감한다.

<노베첸토>는 모놀로그 희곡이다. 그런데도 피아노 대결은 정말 압권이다. 노베첸토에게 피아노는 삶의 이유다. 음악은 그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게 해준다. 음악으로 이룰 수 없는 욕망을 길들이고, 연주를 함으로써 불완전한 자신의 삶을 채운다. 배에서 태어나 배에서 죽은 피아니스트라니 유일무이의 존재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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