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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로
김재희 지음 / 북오션 / 2025년 12월
평점 :
#신작로 #김재희 #북오션 #첫사랑 #레트로연애오설 #댓글이벤트
북오션에서 '나의 첫사랑은 _____다' 문장 완성하기 이벤트가 있었다. 고등학교때 방송국가서 처음보고 반한 가수가 있다. 그땐 송골매가 인기 최고였고, 누구나 구창모를 마음속에 품었다. 70이 넘은 구창모가 여전히 건재한 모습으로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아직도 가슴이 콩닥콩닥하던데..부정맥이 아니라 사랑이길 바란다.
서두가 길었는데..아스라한 첫사랑의 싱그러운 추억이라는 <신작로>는 책표지도 레트로 감성이다. 철수와 영희쯤 돼 보이는 소년과 소녀의 모습이다. 책표지의 소년은 서동민, 소녀는 강운영..이야기는 둘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길이 아닐까.
봉제 공장에 출근하는 엄마를 기다리며 홀로 하루를 보내는 동민은 아버지의 영정 사진이 무섭다. 엄마는 혼담이 오가던 선생님이 아닌 소작농의 아들과 반대하는 결혼을 했다. 외할머니는 10년도 못 가서 남편이 죽을 거라는 무당의 말을 들었다.
차마 아버지의 사진이 무섭다는 말은 못하고 수민이 가 있는 외할머니댁에 보내달라고 한다. 엄마는 수민이 입학하는 시점에 데리러 온다더니 동민의 입학식마저 못 온다는 편지를 보낸다. 설날, 사촌들은 동민을 무시하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외할머니는 동민을 탓하고 수민이는 약한 존재다. 드디어 입학식. 외할머니는 다른 사촌들의 입학식에는 갔지만 동민의 입학식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어쨌거나 동민의 초등학교 생활이 시작된다. 서울에서는 홀로 집 안에 갇혀 있었지만 여기는 달랐다.
봄 에는 복숭아꽃들 사이로 술래잡기를 하고, 여름에는 개울가에서 물놀이하며 송사리와 다슬기를 잡았다. 원두막에서 복숭아와 참외를 먹고, 가을에는 고구마를 캐고 겨울에는 얼음썰매를 타고 연을 날렸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외할머니는 여전히 무섭고, 엄마는 남매를 보러 자주 못 오고, 사촌들의 무시도 용곤이의 놀림도 여전하다. 하지만 동민은 점점 커갔고, 반장도 된다. 4학년이 되고 동민, 남경, 순정은 삼총사가 된다. 어느덧 수민도 입학하게 된다.
음악 시간 모두가 선생님의 풍금소리에 노래를 부르는데 전학생이 등장한다. 이름은 강운영. 동민은 작게 이름을 되뇌인다. 순정은 그런 동민과 운영을 번갈아 쳐다본다. 남경은 그런 순정을 지켜본다. 얼핏 이 모습이 모든걸 말해주는지도 모르겠다.
서울에서 온 전학생..타지에서 온 외부인이라는 공통점으로 둘은 친해진다. 할머니는 언제 떠날지 모르는 사람들과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한다. 이런게 텃세라는거다. 운영과 멀어지게 하려고 동민을 서울로 보낸 할머니가 왜케 얄미운지..
결국 동민은 상사병에 걸리고 만다. 고등학생이 되고, 초등학교 동창회를 한다고 연락이 온다. 둘은 그리운 마음을 서로 알아본다. 동창회 이후 사랑의 열병에 휩싸이는 동민은 매일매일 운영이 보고싶다. 본격적인 연애소설의 시작인가.
역시 연애는 연애 편지가 빠질 수 없다. 사랑도 이별도 실연도..첫사랑은 이루어 졌을까? 반평생이라 할수 있는 십대에서 오십대까지 이야기다. 소작농이 등장하는 걸 보면 꽤 오래전 배경이 아닐까 싶다.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일테고.
외할머니와 마찬가지로 어머니마저 점쟁이 말을 맹신하는 점은 시대착오적이지만 뭐 그럴수 있다. 자신과 같은 운명이라 여긴다면 뜯어 말리겠지..하지만 자기 인생 자기가 사는 것이다. 내가 살 사람을 왜 어머니가 판단하지.
뜬금없이 군인이 되라는 할머니는 또 어떻고. 가장 이상한 점이 죽음을 앞두고 허락을 해준다는..허락받을 일인가? 소설 소나기도 생각났지만 내가 겪은 일들도 비슷하니 아마도 50대의 주인공은 70년대 생이 아닐까 싶다.
모처럼 첫사랑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했던 연애소설은 <네메시스>와 <시소게임>으로 알게 된 김재희 작가님이다. 과거로 넘어가 옛 생각과 각 장마다 노래 한 곡으로 음악마저 추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