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비 이야기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비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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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이야기 #기시유스케 #비채 #비채3기서포터즈 #호러 #미스터리

현대 호러의 1인자 기시 유스케가 선보이는 비 시리즈 두번째 이야기다. <가을비 이야기>를 읽고 너무나 기다렸던 작품이다. 2년 만에 다시 만나는 여름비 이야기..가을을 재촉하는 비 내리는 평범한 오늘, 공포의 향연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5월의 어둠
하이쿠부 지도교사였던 사쿠타 노부오는 환갑이 지난 무럽부터 남들과 관계 맺는 것이 귀찮고 창피를 당하는 건 죽기보다 싫다. 혼잣말을 하며 하이쿠를 떠올리다 석간을 확인하러 나간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우산을 쓰고 우두커니 서 있는 젊은 여성과 눈이 마주치는데..불쑥 찾아온 제자 하기와라 나오는 자살한 오빠의 유작 시집에 담긴 하이쿠에 담긴 해석을 부탁한다. 시를 해석할수록 드러나는 충격적인 추악한 진실을 담고 있다. 봉인이 풀린 기억 감당할 수 있을까?

보쿠토 기담
어림짐작으로 걸어가는 기노시타 요시타케를 따라가는 구와바라 세이키치는 '카페 파피용 누아르'를 발견하고 들어간다. 요시타케는 이 카페에 왔던 날 밤에 검은 나비꿈을 꾸었었다. 가게에서 나오자 기이하게 생긴 사내가 이상한 소리를 한다. 검은 나비가 이끄는 곳은 지옥이라고...사내는 천리안을 가진 가모 닛사이 행자다. 쾌락주의를 실천하는 요시타케에게 사십구 일간 재계하라 한다. 에도 시대의 괴담 세계로 빠져드는 이야기다. 어떤 원한을 샀길래 이런 일을 당할까. 잊어버린 기억 속에서 정답을 찾을 수 있을까?

버섯
장마가 시작되고 무성해진 잔디에 가려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버섯이 보인다. 훌륭한 식용인데 생김새도 귀여워 아내인 히로코가 좋아하는 버섯이다. 직접 확인하는 것도 귀찮고 일에 몰두하는 스기히라는 공업 디자이너이다. 문득 아침에 본 버섯 탓에 집중할 수가 없는데...페어리 링의 정체가 공포로 다가온다. 내 눈에만 보이는 것. 과학적으로 보면 잔디의 병에 불과하지만 죄책감이 낳은 환영이다. 괴이한 현실속에서 악의를 감지할까?

세가지 이야기의 결말은 자업자득,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다. 마지막 이야기 <버섯>에서 버섯의 종류가 이렇게나 많은줄 몰랐다. 버섯이 가지를 싫어한다는 점도. 표고버섯의 꽃말이 '의혹'인 것처험 버섯의 꽃말이 있다는 점은 처음 알게되는 사실들이다.

버섯 뿐만아니라 곤충, 하이쿠 각각 소재에 따른 방대한 지식과 소름 끼치는 공포, 수수께끼를 거듭하는 반전, 결말에서 느껴지는 허무함과 애절함이 있다. 가을비 이야기에서 보여주었던 오컬트 호러의 재미가 이번 여름비 이야기에서는 제대로 보여주고 있어 다음 작품도 또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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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은 어쩌다
아밀(김지현) 지음 / 비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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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은어쩌다 #아밀 #비채 #비채3기서포터즈

이번 비채 서포터즈 책은 소설가이자 번역가, 에세이스트 김지현 작가가 '아밀'이라는 필명으로 낸 소설을 모은 소설집이다. 여덟 편의 단편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나의 레즈비언 뱀파이어 친구>
중학교 시절 단짝인 미나는 기영에게 커밍아웃과 동시에 사랑 고백을 한다. 어쨌든 둘은 친구로 지내고 미나가 대학에 휴학을 하고 잠적한 끝에 다시 나타났을 때는 뱀파이어가 되었다. 그런 미나가 런던으로 떠난다고 한다. 미나의 흡혈에서 쾌감을 느끼는 기영은 미나를 보낼 수 있을까?

<어느 부치의 섹스 로봇 사용기>
첫사랑에 상처받은 영민은 다시 사랑하고 싶었다. 이번에는 좋은 여자를 만나 좋은 사랑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자에게 일정 거리 이상 다가가려고만 하면 자신의 손가락이 눈에 들어왔다. 여자가 어려워 섹스 로봇 리아 렌탈을 시작으로 레즈비언으로 거듭나는 영민은 언제 사람을 만날까?

두편 읽었을 뿐인데 레즈비언 냄새가 물씬 풍긴다. 동성애자들에게 아예 관심도 없거니와 알고 싶지도 않은 사람으로 낯선 신세계가 익숙하지 않더라도 꾹 참고 읽어본다. 단지 소설은 소설이니까

<아이돌 하려고 태어난 애>
인간 역사상 가장 이상적인 아이돌들이 데뷔했다. 강모아는 1세대 유전자 편집 아이돌 중 하나다. 샐리스 멤버 해연은 유전자 편집을 거치지 않고 태어났다. 모아를 죽여야만 생명윤리가 바로 선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달걀을 맞을 일도 없다. 온전히 유전자 편집 없는 아이돌 그룹의 해연은 비밀을 폭로 할까.

<노 어덜트 헤븐>
천국에서 만족하며 살던 멜론에게 신이 엄마의 재판에 증인이 되어 달라고 한다. 사십칠 년만에 만난 엄마의 말과 행동에 피로감이 든다. 재훈은 잊었던 과거가 떠오른다. 자신을 죽였던 엄마의 사과를 들으며 역시 이 일을 맡지 말걸 그랬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멜론을 찾지 말아야 했지 않을까.


<성별을 뛰어넘은 사랑>
은아가 혼성 클럽에 간 것은 충동적인 행동이다. 자신이 이성애자일 수도 있다고 꿈에라도 생각한 적 없는 은아는 뭔가 기행을 벌이고 싶어 졌다. 여성은 무료인 헤테로토피아는 여느 클럽과 같았다. 그곳에서 만난 배우 지혁과 사귀게 된다. 정상적인 관계같은데 연애에서 얻은게 있다면 된거 아닐까.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나윤은 예술중학교에 들어가 경쟁에 밀리면서 의욕과 인내심을 잃는다. 믿음마저 무너진 것은 주니어 콩쿠르 때다. 최악의 성적을 받은 날 골목을 걷다 길을 잃는다. 그때 눈에 들어온 간판, 차원의 마녀. 거래를 한다. 넘을 수 벽이란 무엇이었을까.

<인형 눈알 붙이기>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과 건강을 선사하는 정부 공인 백마녀는 떳떳하다. 돈을 잘 벌기 때문에 사악한 저주를 행하는 불법 흑마녀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그래서 하는 일이 인형 눈알 붙이고 있다. 타락한 영혼을 월드 스타도 가능하다만, 공인 마녀인데 의뢰인에게 너무 끌려다니는 거 아닐까.

<야간 산책>
J에게 편지로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다. 술주정 하는아버지를 피해 달아났던 공원에서 낯선 남자에게 속내를 드러냈던 일. 위로의 왈츠를 췄던 기억이 끊기고 밤이 되면 공원으로 그를 만나러 갔던 일. 그리고 시야라고 이름 지어주고 벗어나려고 했던 꿈같은 일들을. 하지만 결국 환상 속으로 다시 걸어 갔을까.

책 제목 <멜론은 어쩌다> 달콤한 과즙과 향을 떠올리며 멜론이 어쩌다..제목이 되었을까 싶다. <노 어덜트 헤븐>의 주인공이 멜론이라 그런가 부다. 부치는 레즈비언 커뮤니티에서 남성적 행동이나 스타일을 지닌 여성 동성애자를 가리키는 용어다.반대개념은 펨이다. 읽다보면 자주 나오는 단어다. 평생 알리 없는 부치와 펨. 남의 나라 얘기 같은데 사실은 무관심해서 몰랐을뿐이다. 다 읽고보니 어떤 편견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 않나 싶을 때가 있다. 사랑의 모양이 다르다고 사랑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그들의 사랑을 존중한다. 내 사랑이 소중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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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매듭
배미주 외 지음 / 사계절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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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매듭 #배미주 #정보라 #길상효 #구한나리 #오정연 #사계절춢판사 #서평단

'모계 전승'이라는 화두 안에는 아주 긴 세월과 수많은 삶들, 그 질긴 매듭을 뿌리치고 또 붙잡으며 수많은 여성이 만들고 전해온 이야기들을 5명의 작가가 들려준다.

이삭은 바람을 안고 걷는다_배미주
대형 마트 카트팀에서 일하는 이삭은 몽골에서 왔다. 사내 의료센터 엘사 선생님이 FASD(태아 알코올 스펙트럼 장애)와 불안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수행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지는 건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5년을 돌봐주고 함께 일한 도도반장이 교통사고가 났다. 도도는 이삭에게 부탁을 하는데..엄마한테 버림받은 이삭이 도도씨의 도움의 손길과 온기로 상처를 회복해가는 이야기다.

엄마의 마음_정보라
완은 아주 어렸을 때 가끔 죽은 아버지에 대해 물었다. 여자가 어머니에게 소리를 질렀다. 여자는 네 엄마는 나라고, 이 여자는 할머니라고 한다. 첫딸이 딸을 낳지 못하면 그 어머니가 죽는다고 한다. 여자는 완을 낳아 엄마를 살렸다고 이제 네 차례라고 한다. 완은 여자 옆의 검은 형체를 보는데..결단코 태어나지 않을 아이를 사랑하는 최선의 방법이 대를 끊는 것이라는 걸 어린 완이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행성의 한때_길상효
5년 만의 재회로 해린의 소식을 전하는 니나 카푸르 박사는 은서와 해린의 대학원 시절 스승이다. 10여 년 전 해린의 할머니 김윤경 박사는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하고 기원이 육지 포유류에 있다는 가설과 함께 사고 소식을 전했는데..문제의 사진속에서 해린을 발견하고 화성으로 온 은서는 종이 아닌 개체를 볼 것이라는 해린이 몸소 그다음 문장을 쓰고 있는걸 묵도한다. 충격적인 세계, 그것이 되려고.

거짓말 쟁이의 새벽_구한나리
집으로 돌아오던 차에서 정신을 잃은 지효는 한 달을 병원에서 보낸 후 퇴원한다. 그동안 아빠와 엄마는 헤어졌고 집도 예전집이 아니다. 그사이에 뛰어난 지인은 두드러진 학생이 되어가고, 지효는 통증이 찾아올 때마다 원인불명 기록부를 쓰는데..지효는 이모 은조를 엄마로 착각하지만 이런 착각만큼 크나큰 진실이 숨겨져있다. 지효는 자신의 새벽이 곧 오게 될 것을 안다.

오랜 일_오정연
승주의 퇴근 신호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영설은 자리를 지킨다. 오늘 밤은 여름 내내 붙잡고 있던 기획 기사를 마감하겠다는 포부다. 동네 방범용 CCTV가 죄다 고장이라는 수습의 전화가 오고 괴한 습격 사건이 발생하는데..반려인의 사망 사건을 기사로 내보내야하는 영설의 이야기와 오래전 수집자들의 존재로 연결해 목소리로 전할 의무를 여성에게 주어진다.

5편의 작품 뒤에는 작가님의 문답이 있다. 길상효 작가님의 해린과 은서의 삶 중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 묻는 질문에 고민할 것도 없이 해린의 삶이라고 하신 점이 너무 멋지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보며 내 눈을 사로잡았던 것은 항상 늑대였다. 함께 힘차게 달리는 나를 상상해본다.

거짓말 쟁이의 새벽에서 지효와 은조가 겪은 고통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다. 지효에게 지금까지 일이 캄캄한 어둠이라면 앞으로 새벽이 찾아오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차라리 진실을 말해주었다면 거짓말쟁이로 몰리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떤 고통이 더 클지는 모르겠지만 타인의 고통을 온몸으로 느낄 바에야.

질긴 매듭은 기어이 끊어내야 할 굴레일지 절실히 이어가야 할 연대일지.. 모계 전승이라는 화두로 오롯이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들이다. 대체로 슬프고 아련한 이야기들이다. <이삭은 바람을 안고 걷는다>와 <행성의 한때>가 기억에 남는다. 정보라 작가님이 여성 독자에게 남긴 한말씀.. "내 삶을 갉아먹는 존재들은 다 버려도 됩니다" 깊이 새겨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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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아이들 천천히 읽는 짧은 소설 3
남유하 지음, 최도은 그림 / 낮은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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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아이들 #남유하 #도서출판낮은산 #도서선물 #남유하작가님감사합니다

작가님이 보내주신 마지막 책이다. 어제는 백일장에 다녀와서 진이 빠졌는데도 책을 집어들었다. 오늘은 어제의 충전으로 이렇게 평범한 아이들을 집어 들었다. 천천히 읽는 짧은 소설속으로 들어가 본다.

발랄한 성격, 적극적인 행동력, 높은 친화력..평범해 보이는 교실의 아이들은 인간과 똑 닮은 안드로이드로 '평범한 아이들' 특성을 갖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하지만 가을이는 '특별한 아이'다. 말을 나눠 본 적은 없지만 노이도 특별한 아이라는 그런 느낌이다. 굳이 말하자면 인간만이 가진 육감이다. 학교에 오게 된 건 사회성 테스트 때문이다.

열네 살이 되도록 학교라는 곳에 가 본 적이 없다. 석 달에 한 번씩 사회성을 점검받아야 하는데 지난 분기에 통과하지 못했다. 사실 국가교육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가을이는 짧은 문장으로 기각된 회신을 받고 안드로이드가 버글대는 교실에 간다. 정확히 인공지능이 싫은 이유는 인공지능은 위선자고, 엄마 아빠 사이도 멀어지게 했다.

쉬는 시간 지우가 다가오지만 말을 잘라 버린다. 친해지는 의무가 있나보다. 엄마가 데리러 온다. 노이도 부모님이 데리러 올까? 그러고 보니 노이가 집에 가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21세기 말, 엄마 세대는 에키노 바이러스의 직격탄을 맞았다. 어린이에게 치명적이라 열에 아홉 명이 죽었다. 공기 중으로 감염되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의 위력은 막강했다.

전세계 어린이의 70%가 죽고 백신이 개발되었다. 살아남은 엄마는 스물다섯 살이 될 때까지 백신을 맞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염시키는 바이러스는 사람들에게 불신을 안겨 주었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바이러스가 사라졌지만, 두려움은 남고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폐쇄된 공간에서 자란 세대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 다시말해 사회성이 없다.

아이들은 인간성을 회복할까? 요즘도 학교에서는 인성을 중요시 한다. 요즘 MZ세대가 안드로이드처럼 평범한 아이들이다보니..책표지의 심장이 콘센트에 연결된 아이야말로 평범한 아이가 아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가 평범한 아이들인 세상인 소설이다. 체력이 방전될 때마다 이렇게 충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역시나 인간은 인간답게 충전하는 게 맞다. 어제의 치킨처럼.

코로나19가 떠오르면서 우리도 겪은 일이다. 아이들은 많은 제약을 받으며 교우관계나 학업에 매진하기 힘들었다. 더불어 정서적인 면에서도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졸업 여행도 졸업식도 없는..

가을이는 노이와의 만남에서 같은 인간으로서 공감하고 대화의 즐거움과 학교 생활의 즐거움을 느꼈다. 그걸 거짓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친구에 대한 기준은 뭘까? 안드로이드는 친구가 될 수 없을까?

가을이가 느끼는 평범함과 특별함에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가을이의 심리적 변화가 너무 인간적이라 좋다. 이 소설에서는 평범한 안드로이드를 대하는 특별한 인간을 보여줌으로써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야말로 인간은 빛나는 존재라는 걸 확인시켜 준다.

말 안듣고 사회성 부족한 인간보다는 인공지능 안드로이드가 바람직하긴 하지만. 장점 많은 안드로이드에게는 개성도 없지만 특별한 아이가 사랑에 빠지는데 중요한 건 없다. 중간중간 단순한 그림이 매력있다.

남유하 작가님의 소설은 두 가지 맛이 있는데 청소년 소설은 순한 맛 중에서도 맑고 순수한 맛이고, 장르 소설은 매운 맛 중에서도 강렬하고 치명적인 맛이다. 둘 다 너무 좋다. 순해서 좋고 매워서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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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목소리 소설의 첫 만남 29
남유하 지음, 조예빈 그림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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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목소리 #남유하 #창비 #도서선물

엄마가 만든 사과파이를 들고 고모를 찾아가는 길. 양재천 계단을 내려가는데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린다. 스피커도 이이폰도 아닌 공기 중에 '봄'의 목소리가 들린다.

봄과 같은 목소리로 잔잔한 선율, 괴상한 가사로 노래를 부른다. 이 목소리는 나만의 것이어야 한다. 내가 만든 똑같은 목소리로 지난해 봄, VOM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고모는 VOM 프로그램 창시자다. 내가 꼬박 반나절을 걸려 만든 봄이라 부른 게 벌써 일 년 반 전이다. 그리고 봄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아이가 눈앞에 있다.

짝은 VOM이 진짜 사람들의 목소리를 따온 거라고 했었다. 그 목소리를 내가 쓰고 있다. 노래가 끝나고 떠나는 그 애를 막아선다. VOM에 목소리를 팔았는지 묻는다.

그러나 VOM이 뭔지도 모른다. 내일 다시 만나기로 하고 양재천을 건너지 않아 버스를 타고 고모네로 간다. 고모의 목소리는 바뀌었다. VOM을 창립한 이후 자주 바꾼다.

오늘 버스킹을 하던 남자애와 봄의 목소리가 같다는 말을 못한다. 다음 날, 전학생 때문에 학교가 시끄럽다. 소이는 깜짝 놀란다. 전학생 이여름은 어제 버스킹하던 남자애다.

시시콜콜 스스럼없이 대하는 여름이 자기 이야기를 하는데 마음이 열리는 쪽은 소이다. 엄마와 아빠가 헤어진 것처럼, 친했던 아이들이 등을 돌린 것처럼 갑자기 멀어질까 두렵다.

여름은 소이가 맘에 든다고 한다. 진도 5는 되는 듯 심장이 흔들린다. 매일 듣던 봄의 목소리가 특별하게 들린다. 이게 다 여름이 때문이다. 학교가 끝나면 공연장으로 간다.

관객은 늘고 기타 케이스의 돈도 늘어 카페에서 탕진한다.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줄고 봄과 대화도 줄어든다. 계절은 겨울로 접어들고 소이와 여름이 사이도 냉냉한 관계가 되는데...

<봄의 목소리>에도 양재천이 나와서 반가웠다.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를 가진 남자애를 만나면 당연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리라 본다. 더군다나 그 목소리로 노래까지 잘 한다면이야.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취향에 맞는 목소리를 만들어 대화할 수 있는 세상. 내비의 목소리를 선택하듯이 너무 자연스럽고 실현 가능할 것 같다. 너무 인공지능이라 이별도 선택하는 데는 놀랐다.

소이가 상처받지 말고 관계를 잘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중간중간 일러스트가 이야기를 더 재밌게 이끌어 준다. <봄의 목소리>는 봄바람에 꽃이 활짝피듯이 사랑도 피우리라 본다.

이제 여름이의 목소리를 통해 봄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봄의 목소리는 끝나지 않았다. 남유하 작가님은 첫 사랑 느낌의 청소년 소설을 잘 쓰시는듯하다. 사랑은 콩닥콩이 떠오르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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