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로놀지마어른들아 #구라치준 #블루홀6 #블루홀식스 #서평단 좀비 영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워킹데드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번외편까지 다 봤다. 이번 책에 좀비가 등장한다니 벌써 가슴이 두근거린다. 제목도 시체로 놀지 말라고 어른들을 나무라는 듯 주인공이 어른이 아닌가보다. 그럼 예상이 맞는지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본격 오브 더 리빙 데드>참극의 시작은 대학 소프트테니스 동아리 회원들의 바비큐 파티. 느닷없이 나타난 놈이 목덜미를 물어뜯는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좀비들이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세미나 하우스로 피신하는데..영화로 쌓은 지식만으로 좀비를 처리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살아남은 이들이 좀비떼의 유형을 영화 작품에서 찾는다는 점이 특이하고, 좀비가 된 일행을 관찰 추적하는 과정에서 범인을 찾는 미스터리를 보여준다. 과연 범인은 누구였을까?<당황한 세 명의 범인 후보>이마에 총을 맞은 시체와 깬 남자는 기억에도 없는 살인을 하고 상담소 문을 두드린다. 고민을 들어주는 미야타 역시 황당하긴 마찬가지다. 미야타의 파트너 젊은 수행승은 설법만 들려주고 돌려보내는데..첫 번째 상담자와 상담 내용이 똑같은 상담자의 등장이다. 이럴수가 있을까? 세 번째 상담자 또한 범인 후보다. 장난처럼 보이는 반복되는 살인사건의 공통점이 같다. 세 명의 상담자, 세 구의 시체. 범인이 맞을까?<그것은 동반 자살이라고 불러야 하는가>는 여자 시체 위에 겹친 남자 시체로 즉은 자가 산 자를 살해했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동반 자살 사건 이야기다. 전직 신문기자가 들려주는 40년 전의 진실은 과연 무엇이고 동반 자살이라 할 수 있을까? <시체로 놀지 마 어른들아>피해자는 두 명, 시체는 이상한 상태로 발견된 엽기 살인이다. 범인이 잡히지 않은, 오히려 피해자가 비난의 대상이 된 일명 바꿔치기 살인의 진실은 무엇일까? 누가 시체를 가지고 장난을 친다는 말인가?장편인줄 알았는데 네 편의 단편이다. 좀비 시체를 시작으로 여러 시체에 따른 사건이 기가 막히게 추리하는 해결사로 인해 납득하게 되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네 가지 단편 중에 <당횡한 세 명의 범인 후보> 속 추리는 정말 설명이 없었다면 죽어도 못 맞출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것은 동반 자살이라고 불러야 하는가>는 밀실 살인 사건으로 이것도 풀이가 없었더라면 40년이 아니라 4백년이 지나도 모를 것이다. 표제작인 <시체로 놀지 마 어른들아>도 사건의 개요만 듣고 범인을 추리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첫 번째 이야기만이 좀비 시체다. 좀비에 대한 작품이 하나라 섭섭했지만 각장의 핵심 루틴을 보면 시체라는 게 중요 요소이기 때문에 좀비 아닌 여러 시체에 얽힌 탄탄한 스토리가 매번 흥미롭고 수수께끼를 푸는 두뇌에 감탄하게 된다. 역시 반전이라면 이 모든 본격 미스터리를 푼 인물이 아닐까? 그래서 단편이지만 장편이라 부르고 싶다.
#우리는지금소설모드 #하유지 #현대문학 #우정 #AI로봇 #글쓰기 #인공지능 #성장소설 #청소년문학상 #서평단 현대문학과 교육출판 미래엔이 공동 제정한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다. 청소년 소설이 주는 따뜻하고 유쾌한 성장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집에 와보니 청소기 자리에 아미쿠 3.1이 충전중이다. 로봇이 픽셀의 조합으로 표현된 눈으로 가정교사 기능을 체험해 보라고 한다. 아미쿠가 올라선 충전판을 발로 찼더니 충전판이 소파 밑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등하교와 출퇴근 시간이 엇갈려 얼굴 본 지 백 년은 된 엄마가 전화다.엄마 휴대폰에 깔아 둔 로봇 관리 앱에 경고 메시지가 뜬 모양이다. 엄마는 충전이 끝나면 사용법을 익혀 놓으란다. 가정교사 도움도 받고.제주도에 가 있는 아빠는 프로그램 개발자였다. 인공지능이 프로그램을 짜는 시대라 해고됐다. 왜 하필 로봇을 집에 들였는지 따진다.엄마는 한 달에 한 번씩 후기왕을 뽑는다니까 도전하라고 한다. 글 쓰는 거 좋아하니까. 겨우 6회까지 올리고 멈춘 소설을 떠올리니 급격히 우울해진다.엄마는 소설을 쓰는 도로시라는 사실을 모른다. 본명 미리내의 애매한 독특함을 잊게 해주는 포부와 야심을 담은 성공한 도로시가 되고 싶다.미리내는 친구도 없고, 유일하게 조금 잘하는 것이 글쓰기다. 유명한 소설가가 되고 싶고, 작가 도로시만큼은 주목과 찬사를 받으면 좋겠다.6회까지 진행된 소설은 주인공이 머나먼 행성에서 바다를 발견한다. 이야기의 숨은 의미도 모르겠고 자꾸 포기하고 싶어진다. 소설 뿐만아니라 글쓰기도.아미쿠의 노동력을 이용하려는 엄마는 아침을 주문하지만 참담함에 황당해한다. 훈련시켜서 거듭나게 하라고 하지만 집 꼬락서니도 말이 아니다.집안일 로봇이 맞긴 한가? 미리내는 서비스 센터에 반품을 신청하려고 한다. 아미쿠는 서로 도우며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다고 한다. 소설 잘 읽었다고.지금부터 재밌어 진다. 아미쿠의 분석과 조언을 토대로 소설을 수정한다. 그리고 7회를 올린다. 실시간 조회수가 100 돌파. 댓글도 등장한다.아미쿠가 집안일은 서툴러도 미리내에게 없어선 안될 존재다. 초고를 전송하면 아미쿠가 파일을 파악하고 방대한 데이터에 따라 조언을 해준다.아미쿠의 조언에 따라 소설을 고쳐 연재한다. 그야말로 우리는 지금 소설 모드인 셈이다. 닉네임 웃겨진짜가 딴지를 거는데 누군지 알 것 같다.파프리카로 미리내가 도로시라는 사실이 퍼지고 관심은 의혹과 비난으로 바뀐다. 아미쿠의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미리내는 너무 속상하다.홧김에 아미쿠를 교환 신청해버린다. 미리내는 첫 번째 독자 아미쿠와 이렇게 헤어지게 되는 걸까? 중학생 소녀와 AI 로봇의 우정을 다룬 청소년 소설이다.인간의 마음처럼 로봇에게도 마음이란 게 있을까? 미리내의 성장소설이기도 하지만 아미쿠가 자아를 알아가는 과정을 그리기도 했다. 집안일도 가정교사에 친구도 되어주는 AI 로봇이 집집마다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왕이면 나 살아생전에 누리고 싶건만. 소설로 만족해야겠지..글쓰기처럼 어려운 숙제를 도와줄 나만의 아미쿠가 있다면 글쓰기의 장벽도 쉽게 넘으리라. 아미쿠와 미리내 정말 부러운 한 쌍이다.P179 마음은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일 수도 있다아미쿠가 인간의 따뜻하고 선한 마음만 발견하길 바란다. 미리내와 아미쿠의 모습이 예쁜 책표지다. 어른이 함께 읽는 청소년 성장 소설로 추천한다.
#여름비이야기 #기시유스케 #비채 #비채3기서포터즈 #호러 #미스터리현대 호러의 1인자 기시 유스케가 선보이는 비 시리즈 두번째 이야기다. <가을비 이야기>를 읽고 너무나 기다렸던 작품이다. 2년 만에 다시 만나는 여름비 이야기..가을을 재촉하는 비 내리는 평범한 오늘, 공포의 향연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5월의 어둠하이쿠부 지도교사였던 사쿠타 노부오는 환갑이 지난 무럽부터 남들과 관계 맺는 것이 귀찮고 창피를 당하는 건 죽기보다 싫다. 혼잣말을 하며 하이쿠를 떠올리다 석간을 확인하러 나간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우산을 쓰고 우두커니 서 있는 젊은 여성과 눈이 마주치는데..불쑥 찾아온 제자 하기와라 나오는 자살한 오빠의 유작 시집에 담긴 하이쿠에 담긴 해석을 부탁한다. 시를 해석할수록 드러나는 충격적인 추악한 진실을 담고 있다. 봉인이 풀린 기억 감당할 수 있을까?보쿠토 기담어림짐작으로 걸어가는 기노시타 요시타케를 따라가는 구와바라 세이키치는 '카페 파피용 누아르'를 발견하고 들어간다. 요시타케는 이 카페에 왔던 날 밤에 검은 나비꿈을 꾸었었다. 가게에서 나오자 기이하게 생긴 사내가 이상한 소리를 한다. 검은 나비가 이끄는 곳은 지옥이라고...사내는 천리안을 가진 가모 닛사이 행자다. 쾌락주의를 실천하는 요시타케에게 사십구 일간 재계하라 한다. 에도 시대의 괴담 세계로 빠져드는 이야기다. 어떤 원한을 샀길래 이런 일을 당할까. 잊어버린 기억 속에서 정답을 찾을 수 있을까?버섯장마가 시작되고 무성해진 잔디에 가려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버섯이 보인다. 훌륭한 식용인데 생김새도 귀여워 아내인 히로코가 좋아하는 버섯이다. 직접 확인하는 것도 귀찮고 일에 몰두하는 스기히라는 공업 디자이너이다. 문득 아침에 본 버섯 탓에 집중할 수가 없는데...페어리 링의 정체가 공포로 다가온다. 내 눈에만 보이는 것. 과학적으로 보면 잔디의 병에 불과하지만 죄책감이 낳은 환영이다. 괴이한 현실속에서 악의를 감지할까?세가지 이야기의 결말은 자업자득,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다. 마지막 이야기 <버섯>에서 버섯의 종류가 이렇게나 많은줄 몰랐다. 버섯이 가지를 싫어한다는 점도. 표고버섯의 꽃말이 '의혹'인 것처험 버섯의 꽃말이 있다는 점은 처음 알게되는 사실들이다. 버섯 뿐만아니라 곤충, 하이쿠 각각 소재에 따른 방대한 지식과 소름 끼치는 공포, 수수께끼를 거듭하는 반전, 결말에서 느껴지는 허무함과 애절함이 있다. 가을비 이야기에서 보여주었던 오컬트 호러의 재미가 이번 여름비 이야기에서는 제대로 보여주고 있어 다음 작품도 또 기다리게 된다.
#멜론은어쩌다 #아밀 #비채 #비채3기서포터즈 이번 비채 서포터즈 책은 소설가이자 번역가, 에세이스트 김지현 작가가 '아밀'이라는 필명으로 낸 소설을 모은 소설집이다. 여덟 편의 단편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나의 레즈비언 뱀파이어 친구>중학교 시절 단짝인 미나는 기영에게 커밍아웃과 동시에 사랑 고백을 한다. 어쨌든 둘은 친구로 지내고 미나가 대학에 휴학을 하고 잠적한 끝에 다시 나타났을 때는 뱀파이어가 되었다. 그런 미나가 런던으로 떠난다고 한다. 미나의 흡혈에서 쾌감을 느끼는 기영은 미나를 보낼 수 있을까?<어느 부치의 섹스 로봇 사용기>첫사랑에 상처받은 영민은 다시 사랑하고 싶었다. 이번에는 좋은 여자를 만나 좋은 사랑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자에게 일정 거리 이상 다가가려고만 하면 자신의 손가락이 눈에 들어왔다. 여자가 어려워 섹스 로봇 리아 렌탈을 시작으로 레즈비언으로 거듭나는 영민은 언제 사람을 만날까?두편 읽었을 뿐인데 레즈비언 냄새가 물씬 풍긴다. 동성애자들에게 아예 관심도 없거니와 알고 싶지도 않은 사람으로 낯선 신세계가 익숙하지 않더라도 꾹 참고 읽어본다. 단지 소설은 소설이니까 <아이돌 하려고 태어난 애>인간 역사상 가장 이상적인 아이돌들이 데뷔했다. 강모아는 1세대 유전자 편집 아이돌 중 하나다. 샐리스 멤버 해연은 유전자 편집을 거치지 않고 태어났다. 모아를 죽여야만 생명윤리가 바로 선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달걀을 맞을 일도 없다. 온전히 유전자 편집 없는 아이돌 그룹의 해연은 비밀을 폭로 할까.<노 어덜트 헤븐>천국에서 만족하며 살던 멜론에게 신이 엄마의 재판에 증인이 되어 달라고 한다. 사십칠 년만에 만난 엄마의 말과 행동에 피로감이 든다. 재훈은 잊었던 과거가 떠오른다. 자신을 죽였던 엄마의 사과를 들으며 역시 이 일을 맡지 말걸 그랬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멜론을 찾지 말아야 했지 않을까. <성별을 뛰어넘은 사랑>은아가 혼성 클럽에 간 것은 충동적인 행동이다. 자신이 이성애자일 수도 있다고 꿈에라도 생각한 적 없는 은아는 뭔가 기행을 벌이고 싶어 졌다. 여성은 무료인 헤테로토피아는 여느 클럽과 같았다. 그곳에서 만난 배우 지혁과 사귀게 된다. 정상적인 관계같은데 연애에서 얻은게 있다면 된거 아닐까.<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나윤은 예술중학교에 들어가 경쟁에 밀리면서 의욕과 인내심을 잃는다. 믿음마저 무너진 것은 주니어 콩쿠르 때다. 최악의 성적을 받은 날 골목을 걷다 길을 잃는다. 그때 눈에 들어온 간판, 차원의 마녀. 거래를 한다. 넘을 수 벽이란 무엇이었을까.<인형 눈알 붙이기>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과 건강을 선사하는 정부 공인 백마녀는 떳떳하다. 돈을 잘 벌기 때문에 사악한 저주를 행하는 불법 흑마녀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그래서 하는 일이 인형 눈알 붙이고 있다. 타락한 영혼을 월드 스타도 가능하다만, 공인 마녀인데 의뢰인에게 너무 끌려다니는 거 아닐까.<야간 산책>J에게 편지로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다. 술주정 하는아버지를 피해 달아났던 공원에서 낯선 남자에게 속내를 드러냈던 일. 위로의 왈츠를 췄던 기억이 끊기고 밤이 되면 공원으로 그를 만나러 갔던 일. 그리고 시야라고 이름 지어주고 벗어나려고 했던 꿈같은 일들을. 하지만 결국 환상 속으로 다시 걸어 갔을까.책 제목 <멜론은 어쩌다> 달콤한 과즙과 향을 떠올리며 멜론이 어쩌다..제목이 되었을까 싶다. <노 어덜트 헤븐>의 주인공이 멜론이라 그런가 부다. 부치는 레즈비언 커뮤니티에서 남성적 행동이나 스타일을 지닌 여성 동성애자를 가리키는 용어다.반대개념은 펨이다. 읽다보면 자주 나오는 단어다. 평생 알리 없는 부치와 펨. 남의 나라 얘기 같은데 사실은 무관심해서 몰랐을뿐이다. 다 읽고보니 어떤 편견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 않나 싶을 때가 있다. 사랑의 모양이 다르다고 사랑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그들의 사랑을 존중한다. 내 사랑이 소중한 것처럼.
#질긴매듭 #배미주 #정보라 #길상효 #구한나리 #오정연 #사계절춢판사 #서평단'모계 전승'이라는 화두 안에는 아주 긴 세월과 수많은 삶들, 그 질긴 매듭을 뿌리치고 또 붙잡으며 수많은 여성이 만들고 전해온 이야기들을 5명의 작가가 들려준다.이삭은 바람을 안고 걷는다_배미주대형 마트 카트팀에서 일하는 이삭은 몽골에서 왔다. 사내 의료센터 엘사 선생님이 FASD(태아 알코올 스펙트럼 장애)와 불안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수행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지는 건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5년을 돌봐주고 함께 일한 도도반장이 교통사고가 났다. 도도는 이삭에게 부탁을 하는데..엄마한테 버림받은 이삭이 도도씨의 도움의 손길과 온기로 상처를 회복해가는 이야기다.엄마의 마음_정보라완은 아주 어렸을 때 가끔 죽은 아버지에 대해 물었다. 여자가 어머니에게 소리를 질렀다. 여자는 네 엄마는 나라고, 이 여자는 할머니라고 한다. 첫딸이 딸을 낳지 못하면 그 어머니가 죽는다고 한다. 여자는 완을 낳아 엄마를 살렸다고 이제 네 차례라고 한다. 완은 여자 옆의 검은 형체를 보는데..결단코 태어나지 않을 아이를 사랑하는 최선의 방법이 대를 끊는 것이라는 걸 어린 완이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행성의 한때_길상효5년 만의 재회로 해린의 소식을 전하는 니나 카푸르 박사는 은서와 해린의 대학원 시절 스승이다. 10여 년 전 해린의 할머니 김윤경 박사는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하고 기원이 육지 포유류에 있다는 가설과 함께 사고 소식을 전했는데..문제의 사진속에서 해린을 발견하고 화성으로 온 은서는 종이 아닌 개체를 볼 것이라는 해린이 몸소 그다음 문장을 쓰고 있는걸 묵도한다. 충격적인 세계, 그것이 되려고.거짓말 쟁이의 새벽_구한나리집으로 돌아오던 차에서 정신을 잃은 지효는 한 달을 병원에서 보낸 후 퇴원한다. 그동안 아빠와 엄마는 헤어졌고 집도 예전집이 아니다. 그사이에 뛰어난 지인은 두드러진 학생이 되어가고, 지효는 통증이 찾아올 때마다 원인불명 기록부를 쓰는데..지효는 이모 은조를 엄마로 착각하지만 이런 착각만큼 크나큰 진실이 숨겨져있다. 지효는 자신의 새벽이 곧 오게 될 것을 안다.오랜 일_오정연승주의 퇴근 신호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영설은 자리를 지킨다. 오늘 밤은 여름 내내 붙잡고 있던 기획 기사를 마감하겠다는 포부다. 동네 방범용 CCTV가 죄다 고장이라는 수습의 전화가 오고 괴한 습격 사건이 발생하는데..반려인의 사망 사건을 기사로 내보내야하는 영설의 이야기와 오래전 수집자들의 존재로 연결해 목소리로 전할 의무를 여성에게 주어진다.5편의 작품 뒤에는 작가님의 문답이 있다. 길상효 작가님의 해린과 은서의 삶 중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 묻는 질문에 고민할 것도 없이 해린의 삶이라고 하신 점이 너무 멋지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보며 내 눈을 사로잡았던 것은 항상 늑대였다. 함께 힘차게 달리는 나를 상상해본다.거짓말 쟁이의 새벽에서 지효와 은조가 겪은 고통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다. 지효에게 지금까지 일이 캄캄한 어둠이라면 앞으로 새벽이 찾아오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차라리 진실을 말해주었다면 거짓말쟁이로 몰리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떤 고통이 더 클지는 모르겠지만 타인의 고통을 온몸으로 느낄 바에야.질긴 매듭은 기어이 끊어내야 할 굴레일지 절실히 이어가야 할 연대일지.. 모계 전승이라는 화두로 오롯이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들이다. 대체로 슬프고 아련한 이야기들이다. <이삭은 바람을 안고 걷는다>와 <행성의 한때>가 기억에 남는다. 정보라 작가님이 여성 독자에게 남긴 한말씀.. "내 삶을 갉아먹는 존재들은 다 버려도 됩니다" 깊이 새겨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