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진 산정에서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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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진산정에서 #미나토가나에 #비채 #비채3기서포터즈

<우시로타테야마 연봉>
고류다케를 좋아하던 죽은 남편의 꿈을 이어받아서 전업주부였던 다니자키 아야코가 가게를 연지 십주년이 된다. 훗쿄큐 유업 영업담당이었던 마미코 씨가 인사차 가게에 들렸다가 사진에 시선이 꽂혀 고류다케의 'GORYU'를 맞혀 운명처럼 느낀다.

고류다케에 있는 우시로타테야마 연봉은 가장 좋아하는 코스라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등반하게 된다. 가이드로 만난 야마네가 사진을 찍은 작가였기에 만남은 운명처럼 느껴진다. 남편은 고류다케를 좋아해 산막풍 카페에 어울리는 사진을 야마네의 사진전에서 구매했었다.

작품명 '은하수와 달빛을 받은 고류다케' 왠지 산악 사진가만이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아닌가 본다. 산은 그때그때 쇼를 보여 준다고 한다. 산이 등산객에게 주는 상처럼. 멋진 광경을 보며 그동안 가슴에 품었던 말들을 쏟아내며 눈물을 흘린다.

마음을 받아준 것이 산이 아니라 두 사람인 것을 깨달은 아야코. 고류다케에 같이 가기로 약속한 남편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지만 아야코는 하늘을 향해 말을 걸어본다. 은하수를 본 뒤에 가시마야리가타케에 가고 싶다는 마미코.

또 한편의 이야기는 야마네를 무심코 초면인척 했던 마미코의 이야기다. 고류다케나 가시마야리가타케처럼 산 단위로 생각하지 말고 우시로타테야마 연봉이라고 생각해보라고 한다. 일도 산을 오르는 것과 비슷하다. 어쩜 인생도.

책제목 처럼 노을 진 산꼭대기를 경험해 본적이 있던가? 올라가기 바쁘게 내려오느라 바빴고, 노을을 볼만한 시간대에 산정의 경험은 아쉽게 없다. 해무의 경험은 몇번 있는데 40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다.

직장 다닐때 산악회 부회장이라 여자 직원들을 꼬셔오라는 임무로 골치가 아팠다. 여직원 회장도 겸했지만 모두들 힘든 산행은 달가와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친구 둘을 데리고 갔는데 버스에서 노래를 시켜 미안해 죽는 줄 알았다.

지금은 잊지 못할 추억이고, 다시 못 올 젊은날의 초상이다. 일년에 한번 1월이면 산제를 지내면서 돼지머리에 절을 하고 막걸리를 나눠 마시던 산악회 회원들이 떠오른다. 눈길에 넘어지고 코가 빨갛게 시려오던 겨울 산행이 그리워진다.

노을 진 산정에서..라는 곡제목의 사연이 그려진 <북알프스 오모테긴자>, 산악 가이드가 되고 싶은 나가미네 이야기 <다테야먀ㆍ쓰루기다케>, 산악부에서 함께 오르던 산을 떠올리는 <부나가타케 ㆍ아다타라산>으로 이어지는 저마다 이야기가 산에 오르는 화자의 입을 통해 여러 산의 경치를 구경한듯한 느낌이다. 음식 얘기도 엄청나서 입맛 다시며 읽게 된다.

절망에 빠진 이에게 산은 살아갈 힘을 주고, 위로와 용기를 준다. 평소 등산을 즐기는 작가가 쓴 산에 대한 연작소설집이다. 요근래 힐링도서를 읽었지만 예전 기억이 마구잡이로 떠오른 힐링 시간이었다.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는 말이 있다. 흔들리지 않는 산의 고요함으로 삶을 살아가면 좋겠다. 장수도 한다니 여러모로 산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산이 있어 오른다'라는 명언이 있다. 심신 수양을 위해 오르고 싶은데 체력이 따라주려나..역시나 책으로 대신할 수 있어 다행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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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걷는 여자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6
메리 피트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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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걷는여자 #메리피트 #키멜리움 #고전추리소설 #추리소설 #스릴러소설 #장르소설 #서평단

키멜리움 출판사의 잃어버린 보석 시리즈 6탄 <죽음을 걷는 여자>의 저자 메리 피트는 영국의 저명한 고전학자이자 작가인 캐슬린 프리먼의 필명이다. 고전이 주는 신비로운 작품 속으로 들어가보겠다.

을씨년스러운 오후 작은 교회 묘지의 장례식이 끝나고 말렛 경정, 의사인 피츠브라운과 존스는 배럿 목사의 초대를 받는다. 목사관의 응접실에서 피츠브라운은 백합 화환을 들고 왔던 두 노부인에 대해 묻는다.

지금 일어났다면 말렛 경정이 맡았어야 할 미제 사건은 50년 전에 일어났다고 한다. 미스터리한 사건에서 누구보다 많은 걸 알고 있는 사람은 목사 부인이라고 한다. 목사는 드 볼터 가족의 사진이 있다며 앨범을 가져오라는데..

"메리 데이질의 사진도 있어요." 그 이름이 나오자 불길한 느낌이 든다. 목사 부인은 린디 드 볼터, 애런 드 볼터, 그들이 메리 데이질의 힘이 보여주는 살아있는 기념비들이라 한다. 그들이 그녀를 죽였다고. 목사는 종체적 진실이야 영원히 알지 못할 테지만 이야기를 들려주라 한다.

어머니가 들려주었던 기억을 빌리자면 드 볼터 씨는 부인이 사망하고 7~8년쯤 뒤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비싼 기숙 학교에 있던 딸들이 집에 오고 지적 수준이 교양없는 한 쌍의 미개인들이라 가정 교사를 들이는데 그게 바로 메리 데이질이다.

드 볼터의 두 딸 중 성격이 대찬 린다와 온순한 애런. 존 데스펜서가 린디에게 최고의 남편이 될지 의문스럽다. 사실 린다의 약혼자 존은 애런과 삼각관계다. 아들 레너드는 엄청난 매력의 소유자라 자신이 구닥다리 중년이라고 느끼게 만든다.

존의 엄마 레이디 밀본은 그에게 두 마리 토끼를 잡으라고 조언한다. 어머니의 불온한 사건으로 인생이 순탄치 않았을 메리가 아름답다고 한다. 하지만 마지막 결정은 딸들에게 달려있다고 전하고 정작 딸들에게 전하지 않는다.

처음으로 그녀를 본 순간 진주같이 아름다운 얼굴에 랠프 드 볼터는 뭔가에 미혹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가족들 모두..하녀 벳시는 그때 자기를 엄습해온 그 낯선 느낌을 극심한 공포로 표현한다. 그녀에게 다가가는 게 사자 우리에 손을 집어넣는 것보다 더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을 말이다.

애런은 내면의 통창력이 금지된 낙원의 열매를 맛볼 때가 아닌 세 사람 모두의 행복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낀다. 존을 만나서 그 위험을 설명하려 한다. 하지만 린디에게 경고해 줄 용기는 없다. 그녀는 배신을 눈치채고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오, 주여! 그녀가 떠나거나 죽게 해주시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유일한 해결책으로 여겨졌던 애런의 기도는 이루어졌을까? 메리의 등장으로 인한 파장을 목사 부인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들려준다. 그리고 어머니인 루시만이 레너드가 자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럼 대체 누가 레너드를 죽였단 말인가? 날이 가고 해가 가도 화사한 꽃이 시들지 않는 한 무덤과 그 맞은편 초라하게 방치된 작은 무덤, 그 영혼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추리와 심리 스릴러, 러브 스토리를 넘나들며 신기루처럼 피어난다.

팜므파탈 메리의 존재만으로 흔들리는 가족과 주변인물들의 이야기, 연이은 죽음으로 이어지는 미해결사건은 미스터리와 스릴러 그 자체다. 어미니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목사 부인이나 말렛 경정, 의사 피츠브라운과 존스가 주고받는 대화가 수수께끼를 풀어가 재미를 배가 시킨다.

딱히 반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진실을 알게 되어 서글픈 결말에 고전이 주는 묵직한 전개에 다시한번 감탄하면서 메리 피트 작가가 주인공 이름을 의도적으로 메리로 지은 게 아닐까 하는..막연한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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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애양 2025-02-24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만 봐도 흥미진진하네요. 👍
 
바보들의 배 - 어리석은 삶을 항해하는 인간 군상에 대한 통렬한 풍자
제바스티안 브란트 지음, 팀 구텐베르크 옮김 / 구텐베르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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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배 #제바스티안브란트 #구텐베르크 #서평단

르네상스 시대의 최고 인문 교양서이자 유럽 지성사에 한 획을 그은 제바스티안 브란트의 역작이다. 1949년 당대 사회의 정치. 종교. 문화를 통렬하게 풍자하는 사회 비판서이자 우인문학의 시초로, 고전문학과 성서, 역사서, 잠언집 등 다양한 문헌에 대한 폭넓은 인용과 날카로운 해석이 담긴 인문 교양서로도 큰 역할을 했다.

<바보들의 배>는 세상 온갖 바보들의 천태만상을 예순 번의 바보를 통해 소개한다. 탐욕, 시기심, 욕정, 허영, 자만으로 가득찬 중세 사회의 어두운 인간상을 고발한다. 인간과 사회를 고발하는 강력한 수단이자 참된 의미를 반추하는 풍자로 실랄하게 비판한다. 바보들의 배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바보들의 배에 함께 오를 것인가, 아니면 부두에 남을 것인가. 인간군상의 온갖 어리석음을 유쾌하면서도 냉소적으로 그린 제바스티안 브란트의 시선을 통해 현재 나의 모습과 참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덕목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소 제목 <어리석은 삶을 항해하는 인간 군상에 대한 통렬한 풍자>의 우매한 인간 첫 번째 바보로 <쓸모없는 책 수집에 집착하는 자>를 들었다. 모든 것이 책 안에 있을 뿐, 내 안에 아무것도 없는. 책 내용보다 고운 장식과 표지를 보는 일을 즐기는 자.

여기서는 성직자나 학자를 들었지만 사실 책 수집에 집착하는 사람들 많이 봤다. 더군다나 성직자나 학자도 아니면서. 나도 책에 집착하는 편이라 이미 읽었지만 버리질 못한다. 유일하게 그림책만 조카에게 전해주었고, 각각의 사연들로 끌어안고 있다.

여섯 번째 바보 <태만한 아비가 자식에게 남긴 악습>은 지금 부모가 된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한다. 아버지의 어리석은 방관과 부주의는 자식을 죄악의 길로 빠져들게 한다. 아이들은 아비를 본받기 때문에 장래를 위해 어릴때부터 잘못을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

그밖에 바보들을 언급하면서 열한 번째 바보가 <거룩한 성서를 멸시하는 자>인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뜻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이들을 꼬집는다. 또한 자신의 판단만이 최고라고 고집하지 말고 내가 경험하지 못한 현명하고 유익한 조언과 지혜를 거부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열여섯 번째 바보 <탐식과 주정으로 파멸하는 자>는절제없이 술과 음식에 탐닉하는 자를 들었는데 술은 못해도 음식 앞에 자제력을 잃는 내가 바보 아니겠는가. 스물일곱 번째 바보 <쓸모없는 학업에 매달리는 자>로 어리석은 시간 낭비를 들고 있다.

어리석은 자들은 원하는 것을 얻고도 만족을 모르고 지금 주어진 은총을 외면하고 죄 속에 머무는 자. 근거 없이 아내를 의심하고 감시하는 남편. 헛된 경험만 쌓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방랑자. 사소한 일에 크게 노하는 자 모두 바보다.

너무 많은 바보가 있음에 다 헤아릴 수조차 없다. 그중에 쉰다섯 번째 바보 <자기 일도 못하면서 남의 일에 함견하는 자>가 세상에 참 많다. 남의 문제는 한 발 뒤로 물러나 관조하고 굳이 끼어들 필요가 없다. 여력이 있을때 친구나 이웃을 돕는 것이 맞다.

각 장의 광대 복장을 한 목판화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다. 그림만 봐서는 뭔지 모르겠다가 글을 읽고 나면 찰떡같이 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21세기의 우리가 15세기 철학자에게 바보들의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참된 평온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수많은 바보들이 자기 자신을 최고라고 여기며, 흉한 모습과 무지로 가득차 있어도 거울 속에서 만족을 찾는다. 이런 착각 속에서 깨어나야 한다. 어리석은 자들의 배는 어리석음으로 침몰할 테고 그 배에 오르려는 자도 똑같은 운명을 맞을 것이다.

과거를 거울삼아 오늘의 우리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안겨주고 인간의 덕과 선의 길로 안내하는 '바보들의 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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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의 품위 있는 알바 생활 - feat. 20대 일의 기쁨과 슬픔
김로운 지음 / 와우라이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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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여성의품위있는알바생활 #김로운 #와우라이프 #모도 #중년알바 #에세이 #도서협찬

모도님이 서평단 모집을 하는데 책 제목이 가슴에 와 닿았다. 알바 인생이 길다 보니 나도 할말이 많다. 중년이 아닌 노년이란 게 슬프긴 하지만 그래도 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말이 백세 시대에 잘 어울린다.

품위있는 알바생활이 뭘지 들어가보겠다. 일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저자는 경력 단절 여성이 느끼는 패배감과 우울감에 사로 잡힌다. 돈을 벌며 패배감과 우울감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에 알바를 해야겠다고 결심한다.

공장 알바와 콜센터 자리를 저울질 하다가 육체노동을 하기로 결정하고 아이돌 음반 포장 작업 공장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주차된 자동차 20 여대 중 외제차 몇 대를 보고 대표나 임원차인 줄 안다. 하지만 편견을 다시 깬다.

20여 명쯤 바글거리는 알바들에게 반장이 업무를 지시한다. 일은 쉽고 다들 조용히 일한다. 2시간 업무 후 10분간 휴식. MBTI 극 I형인 저자에게 새로운 일이 주어진다.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은 피아노로 발달한 손가락으로 운이 좋았다.

하지만 이곳에는 다른 세계가 있다는 걸 깨닫는다. 아줌마들의 세계..첫날 앨범 공장에서 만난 필리핀 여성은 한국에서 번 돈을 고향으로 보낸다. 한 달 동안 번 돈이 필리핀에서는 의사가 버는 1년 연봉에 해당된다고 한다.

이틀 후 화장품 포장 공장으로 가게 되는데 20분 만에 반장은 속도가 느리다고 한다. 일을 못한다는 소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하던 사수 언니는 노려보다 퇴근한다. 눈물이 나서 다시 하지 않겠다고 전하고, 새로운 담당자가 앨범 포장 회사로 오란다.

지난번 무른 반장이 부사장에게 말해서 특별히 일하게 된 사연이 있다. 다음 포장 알바에서는 못된 왕언니들 때문에 억울하고 서러운 마음이 든다. 알고보니
왕언니는 권력자였다. 우울증을 피하려고 알바를 하는 돈 많은 언니들이다.

이야기는 품위 하고는 상관없는 고달픈 알바생활과 20대의 사회생활을 맞물려 들려준다. 떠올리기도 싫은 곳도 있고, 마음이 몽글해지는 곳도 있다.인력업체, 건물주 알바언니부터 외국인 알바, 남자 알바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좌충우돌 알바생활이 주는 리얼함이 읽는 사람에게는 재미와 교훈, 감동까지 선사한다. 나도 작년까지 학교 배식 알바를 십 년 동안 했다. 저자처럼 50대에집안 경제를 위해 시작했는데 같이 일하는 지인들은 간호조무사에 요양보호사까지 두 탕씩 뛰고 있었다.

한식조리사 자격증이라도 따서 조리사를 10년 했더라면..하고 후회가 들어 젊은 엄마들에게 배식 하지말고 조리사를 하라고 적극 권했다. 지금은 알바가 아닌 직장에 들어갔다. 나이 먹어도 갈 곳이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100대 기업에 들어가는 회사를 다니기도 했고, 학원 강사, 텔레마케터, 외판원..다양한 경험을 해봤지만 어디를 가든 다 똑같다. 세상에 좋은 사람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거 하지만 또 나쁜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니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상처받거나 기죽지 말고 때로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생각없이 내뱉은 말에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말고 무시해 버리면 된다. 나도 말은 쉽다. 극I라 쉽게 흥분하고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기 일쑤다. 다만 작은말에 상처받고 나약해질 필요가 없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 나쁜 경험도 좋은 경험도.

중요한 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데 안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중년 여성의 품위있는 알바생활에 박수를 보내며 용기있는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 알바생활이 되길 바라본다. 모두 건물주 알바가 되는 그날까지 홧팅이다.

이 서평은 모도 (@knitting79books)서평단 자격으로 저자 김로운 (@heymich1004)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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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
정명섭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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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 #귀신이된암행어사 #정명섭 #텍스티 #txty #같이읽고싶은이야기

불길한 안개가 스물거리는 악몽에서 깨어난 사내는아내의 목이 베개 옆으로 굴러가자 놀란다. 하인들과 어머니, 아버지의 충격적인 죽음 앞에서 돌처럼 굳어 버린다. 안개가 걷힌 마당에는 세 남자가 나란히 서있다. 부모와 아내를 죽인 그들을 보며 절규하며 쫓던 사내는 의식을 잃는다.

꿈이 아니었다. 부유하고 권세있는 병조판서 외아들로 태어나 장원 급제에, 절친한 친구 이명천의 여동생을 아내로 맞고, 암행어사로 나갔다가 돌아올 일만 남았던 송현우에게 닥친 저주스런 비극은 대체 뭐란 말인가? 송현우가 집안 사람들을 모두 도륙을 냈다고 덕출이 이명천에게 알린다.

이웃에 사는 김현신 대감도 범인이 송현우로 지목하는데 정신을 차린 송현우는 이미 모두 죽어있었고 이상한 놈들을 봤다고 한다. 이명천은 동생의 손에 쥐어있던 비단 조각과 횡설수설하는 현우의 비단 바지에 구멍이 뚫려있는 것을 보자 화가 치밀어 주먹으 후려친다.

덕출이 명천이의 의심에 부채질을 할 거짓말을 한 게 분명하다. 믿었던 친구와 아랫사람에 대한 배신감에 숨쉬기조차 힘들자 깨진 사기 조각으로 목을 긋는다. 의식이 사라지며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모습을 떠올리던 현우는 눈을 감는다. 숨이 끊어졌던 현우가 다시 눈을 뜬다.

하늘의 계시인가. 영락없이 범인으로 몰린 송현우가 깨어난다. 진실을 알려 주겠다는 까마귀가 전한 쪽지를 보자 비틀거리며 따라 나선다. 인왕산 천격당에 도착하자 소진주가 기다리고 있다. 명천이 천격당으로 탈주자가 된 현우를 찾아온다.

왕실이 보호하는 사당이라 명천은 되돌아가고 현우는 소진주가 소개한 호위무사 진운과 어둠이란 검은개와 무원을 향해 나아간다. 또한 부마 정원석도 임금의 명으로 병조판서 집에서 일어난 사건을 맡아 쫓는다.

이명천은 우포도청 포교 자리에서 쫓겨난 뒤 좌의정 심환에게 암행어사로 송현우를 잡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송현우를 살려 주고 탈출을 도와주고 다시 쫓으라고 시키는 임금의 의향은 뭘까? 현우는 어떻게 이 난관을 타개해 나갈 것인가 범인은 누구이고, 왜 이런 짓을 저지른 것일까?

등신불에서 애꾸눈을 잡는데 성공한다. 정해진 운명이란 힘은 대단하다. 무원에 이르기 위한 힘을 키우는 과정일까. 나머지 다리 없는 자와 팔 없는 자도 잡을 수 있을까?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송현우의 운명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귀신이 된 암행어사 암행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자결한 송현우가 되살아나면서 사랑하는 가족을 죽인 범인과 조선 팔도의 기이한 일들을 만나며 백성들의 고통스런 현실을 인식하게 되고, 자신에게 잠재된 공적 욕망을 각성하게 된다.

정명섭 작가님의 이야기 주머니는 참으로 대단하다. 오랜 팬으로 바쁜 일정에 언제 글을 쓰시는지, 다작하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시는지 정말 궁금하다. 이번 암행도 조선판 다크 판타지라는 '조다판'을 완성해서 즐겁게 읽었다. 송현우가 원흉을 찾아나선 열린 결말이라 암행2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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